군산지역 고교체육을 육성 발전시키고, 지역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2006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제5회 군산시장기 우수고교 초청 축구대회'가 열흘간의 열전을 마치고 13일 막을 내렸다.

 제일고-인천 남고 경기 모습. 제일고 선수(붉은색)가 볼을 받아 들어가려고 하니까 인천남고 수비수가 바짝 다가와 견제하고 있다.

제일고-인천 남고 경기 모습. 제일고 선수(붉은색)가 볼을 받아 들어가려고 하니까 인천남고 수비수가 바짝 다가와 견제하고 있다. ⓒ 조종안


13일 오후 1시30분 군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결승전은 대회에 참가한 10개 팀이 두 조로 나눠 풀리그로 예선을 치르고, 조에서 승리한 군산 제일고와 인천 남고가 결승에 올라 치열한 접전 끝에 군산 제일고가 인천 남고를 1대0으로 누르고 승리했다.

추운 날씨 탓인지 전반전은 엎치락뒤치락, 서로 골을 주고받으며 상대방 골문 앞까지 진출했으나 골이 터지지 않아 이곳저곳에서 아쉬워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후반 25분쯤 제일고 2학년 김주석 선수의 도움 골을 넘겨받은 박성권(3학년) 선수가 황금 같은 골을 넣어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사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

 설빔을 모두 마쳤는지 아들과 함께 운동장에 나와 결승전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가족 모습

설빔을 모두 마쳤는지 아들과 함께 운동장에 나와 결승전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가족 모습 ⓒ 조종안


결승전을 치른다는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달려간 필자는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는데, 어딘가 허전하고 주최자도 아니면서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보면서 고소한 부침개와 시루떡, 설날 아침에 받을 세뱃돈에 정신이 팔려 있어야 할 섣달 그믐날에 치러진 경기였기 때문.

대회 관계자에게 하필 섣달 그믐날 선수들을 혹사시켜도 되느냐고 하니까, 중·고등학교 경기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때 몰아서 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4월-5월에 치르면 수업을 빼먹는 게 되기 때문에 여름과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개최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다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공부요, 공을 차는 것도 공부요, 운동장에서 자기 학교 팀을 응원하는 것도 공부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대회 참가 횟수만 줄여도 수업 일자를 채울 수 있으니까 청소년 건강을 위해서라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방학이나 추운 겨울방학 때에는 되도록 경기를 치르지 말아야 한다는 게 필자 생각이다.

그래도 경기장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고, 승리의 환호성과 패자의 한숨이 들리는 법, 제일고가 1대 0으로 승리하자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과 차례 지낼 준비를 제쳐놓고 응원 나온 학부모들은 운동장으로 내려와 제일고 학생들을 격려하고 김이주 감독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군산 서민경제에도 도움

축구, 농구, 야구, 탁구 4개 종목이 열린(축구, 농구는 마침) 이번 우수고교 초청경기에서 축구와 농구는 경기를 마쳤으나 탁구는 오는 20일에 야구는 19일에 개막전을 갖는다. 특히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은 지난해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2010시즌을 앞두고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은 물론 군산시 서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 죽성동에서 숙박업을 하는 홍모씨는 지난 금석배 때도 선수와 응원하러 온 학부모들이 머물다 갔다면서, 예선을 풀리그를 벌이는 관계로 학부모들이 군산에 6일 이상은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홍씨는 겨울철 체육활성화와 함께 군산에는 이름난 맛집과 근대 유적지가 많아 지도교사와 학부모들이 사용하는 경비가 선수들보다 배 이상은 더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내 쇼핑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옷을 사 입고 들어와 자랑하는 학부모도 있었다고.

우승팀 제일고 김이주 감독 소감

 우승한 제일고 선수들이 조인호 교장에게 덕담과 훈시를 듣고 있다.

우승한 제일고 선수들이 조인호 교장에게 덕담과 훈시를 듣고 있다. ⓒ 조종안


경기를 마치고 운동장에서 걸어나온 제일고 선수들은 응원 나온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조인호 교장의 훈시를 듣고 파이팅을 외치며 시상식에 참석했다. 단체상과 개인상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박수를 치던 학생들은 감독상에 김이주 감독 이름이 나오자 환호성을 지르기도.

우승팀 군산 제일고 김이주 감독을 잠시 만났다. 설날을 하루 앞두고 큰 선물을 받아 기쁘겠다니까 환하게 웃으며 추운 날씨에도 부상자 없이 경기를 마치고 우승컵까지 거머쥔 선수들과 함께 받은 것 아니겠느냐며 우선 지쳐 있을 선수들을 사우나부터 보내야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제일고 선수들이 2009년 12월28일부터 2010년 1월28일까지 1개월 동안 제주도로 동계훈련을 다녀와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마음이 느슨해질까 걱정된다며 웃었다. 16일 전남 고흥에서 열리는 대회 참석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 설날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겠다면서.

우승팀 및 개인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승: 군산 제일고 ▲준우승: 인천 남고 ▲공동 3위 정명고, 청운고 ▲감독상: 김이주(군산 제일고) ▲최우수 선수상:김정인(군산 제일고), ▲득점상:이광호(인천 남고)

 문동신 군산 시장을 대신해서 우승팀에게 트로피와 상장을 전달하는 백영식 군산축구협회 회장

문동신 군산 시장을 대신해서 우승팀에게 트로피와 상장을 전달하는 백영식 군산축구협회 회장 ⓒ 조종안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군산시장배 우수고교초청 축구대회 제일고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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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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