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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신데렐라>
 발레 <신데렐라>
ⓒ 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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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주연 발레리나의 우아한 파드되 Pas de deux 라든지 주연 발레리노의 서른두바퀴 훼떼 Fouette 가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관중석에선 우렁찬 박수소리가 울려퍼지는 식의 정통 고전발레는 잊어라. 적어도 마이요와 프로코피예프의 모던발레 <신데렐라>를 감상하려는 관객이라면 말이다.

국립발레단이 29일 금요일부터 31일 일요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중인 <신데렐라>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등의 정통 고전발레와 확실히 구분될만한 마이요식 현대발레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화려한 치장보다는 깔끔하고 간결한 미니멀리즘 무대, 마치 뮤지컬 <시카고>의 벨마를 발레에서 보는 듯 요염하고 관능적 매력을 지닌 요정 캐릭터, 유별나게 발 페티시즘을 보이는 신데렐라의 상대역 왕자, 이런 왕자의 발 페티시에 적극 부합하려는 듯 감히 맨발로 무도회장을 찾은 수수한 옷차림의 신데렐라 등 새로운 해석이 돋보인다.

기존의 신데렐라 이야기 대부분을 따라가는 듯하면서도 캐릭터들이 상당 부분 재해석되거나 아예 없던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던 신데렐라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일단 동화 신데렐라에 있어 가장 상징적인 코드인 신분상승용 도구로서의 유리구두가 사라졌다.

유리구두는 요정의 마술로 신데렐라의 발에 뿌려진 금가루가 대신하게 된다. 또한 동화 속에선 등장하지 않았거나 있었다 하더라도 존재 의미가 희미한 신데렐라의 아버지가 적극 활약하면서 심지어는 엔딩까지 장식해 과연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 맞나 하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 발레 <신데렐라> 국립발레단이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중인 발레 <신데렐라>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수석 발레리나 김지영의 설명과 함께 담았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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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벌거벗고 춤 추는듯한 느낌을 주는 관능적 매력의 요정과 란제리룩의 의상을 입고서 요염한 매력으로 유혹하는 신데렐라의 계모가 눈에 띄는 반면 정작 신데렐라는 매우 차분하면서도 소녀적인 느낌을 주는 은백색의 심플한 드레스를 입고서 무도회에 참석해 엘레강스한 처녀의 이미지를 풍긴다.

호박마차 따위의 촌스러운 장치는 아예 치워버렸고 마치 하얀색 종이로 벽을 만든 듯해 보이는 몇 조각의 이동식 벽들은 배우들의 등퇴장용 도구로도 쓰여지고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돛으로도 활용되면서 깔끔하고 미니멀한 현대적 장치로서의 무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전발레와는 달리 약간은 혼란스러운 듯하면서도 자유분방한 듯, 때론 유머러스하게 펼쳐지는 안무와 연기도 볼만하다. 뮤지컬 <컨택트>에 출연했다가 발 부상으로 출연하지 못하게 된 요정역의 김주원을 볼 수 없게 된 점이 나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립발레단은 발레 <신데렐라>에 이어 오는 2월 4일 목요일부터 7일 일요일까지 같은 장소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지난해 가을 한국초연으로 주목을 받았던 보리스 에이프만의 발레 <차이코프스키>를 또 한번 선보일 예정이다.


태그:#발레 신데렐라, #국립발레단, #쟝 크리스토퍼 마이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발레수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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