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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반응 "어처구니없다"... 시민단체 공식대응 예정

통영경찰서 이순용 서장이 고 김덕보씨의 후손 김모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통영경찰서 이순용 서장이 고 김덕보씨의 후손 김모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 정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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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경찰서(서장 이순용 총경)가 일제강점기 경찰서 건립비용을 낸 기증자의 후손에 감사패를 전달한 일이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경찰에 후원금을 낸 일을 기념하는 모양이 된 것이다.

통영경찰서는 지난 20일 경찰서 건립비용 기증자인 고 김덕보씨의 후손을 경찰서에 초청해 감사패와 선물을 증정했다. 문제는 고 김덕보씨가 경찰서 건립비용을 기증한 시점이 1933년으로, 당시는 일제 치하였다는 것이다.

통영경찰서는 이순용 서장의 "오늘의 통영경찰이 있도록 도움을 준 사람은 반드시 찾아 보은해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1933년 당시 기증자의 후손을 찾게 됐다. 이에 따라 후손의 가족이 경찰서로 초청돼 통영경찰서 청사 내에 조성된 김덕보씨의 공적비를 참배하고 통영경찰서는 후손에게 감사패와 선물까지 전달했다.

통영경찰서의 일제하 경찰서 건립비용 감사패 전달에 대해 통영지역 시민단체와 통영시민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정량동 주부 박모(44)씨는 "어이가 없는 일이다. 우리 자녀들, 학생들이 통영경찰이 왜 일본 경찰서를 기념하느냐고 물어보면 학부모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통영경찰서의 행보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산면 거주 이모(80) 어르신은 "왜 쓸데없는 일을 벌였는지 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그 기증자 후손들도 오히려 곤란해지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사실 확인중에 있으며,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다. 정말 일본 경찰서 건립 비용 기증자에 참배하고 감사패를 전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전했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은 민족문제연구소와 논의를 통해 공식 대응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통영YMCA도 통영경찰서의 행보에 대해 공식 대응을 준비중이다. 통영YMCA 문철봉 사무총장은 "당시에 경찰서 건립 후원을 했다는 것은 민족과 우리 고향 사람들을 핍박한 일본 경찰을 후원했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냐"라며 친일파 문제임을 밝혔다.

문철봉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경찰은 해방 직후를 기원으로 삼고 있으며, 현재 통영경찰서도 2010년을 경찰 성립 65주년으로 확인해주고 있다. 그런데 1930년대 일본경찰서 건립 후원을 대한민국 경찰이 기념해주고 일본경찰서 건립 후원자 후손에 감사패를 전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경찰, 통영 경찰의 기원을 대체 어디에 두고 있다는 뜻인가?"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문철봉 총장은 "경찰서 등 기관에서 배포하는 자료를 그대로 여과없이 내보내는 통영지역 언론사들도 자기성찰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일침을 가했다. 통영YMCA는 통영경찰서의 이번 일에 대해 경찰청 본청에 문제제기를 할 방침이다.

일본군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30일 통영시의회가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거제시의회와 경남도의회도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통영거제지역과 경남도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 시점에 불거진 통영경찰서의 '일제하 경찰서 건립 기념' 논란은 작지 않은 파문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려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통영경찰서, #일제강점기, #친일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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