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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기득권 포기를 통해 2010년 지방선거 승리의 보증수표로 생각하고 야심차게 도입을 결정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시행도 하기 전에 당내 반발이 있어 험난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정치신인들은 이 공천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민주당의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은 호남지역은 예상한 것처럼 비판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광주시장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한 조영택 의원(민주당, 광주 서구갑)은 28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일반적인 공천제도로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청장 선거의 경우 경선 방식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시민공천배심원제는 특정 후보가 없거나 후보 영입이 필요한 지역에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입장과 함께 "경합이 치열한 지역은 경선으로 치러야 하고 설령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도입하더라도 예선전 형태의 '컷오프 방식'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당내 반발을 겨냥해 정세균 대표는 28일 오후 광주센트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공천배심원제를 광역단체장 선거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며 어떤 난관에도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기초단체장의 경우 적용범위가 적어 호남지역 경선에는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하되, 광역단체장 선거에 도입하는 문제는 공천심사위원회 등 당 지도부가 조금 더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통합이든 연대든 민주개혁진영의 대동단결을 위해 쓰여질 수 있다고 판단해 시민배심원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에 대해 "관리 능력의 한계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시행하긴 어렵지만 국민 누구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범위에서 흔들림 없이 진행시킬 것"이라고 의지를 표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기득권 포기 주장

 

이에 앞선 27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광주지역 3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주 희망과 대안'은 "지역 국회의원들의 '시민공천배심원제' 반대는 공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중앙당의 도입 결정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공천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이런 행태는 '지역구도'로 연명해 온 민주당이 다시금 지역민을 볼모로 잿밥에만 관심있다"고 밝히고 "이에 따른 결과는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 시민의 냉혹한 심판과 민주대연합 실패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광주 희망과 대안'은 "시민공천배심원제가 '좋은 정치'의 시작의 계기가 될것이다"며 광주지역부터 모범적으로 기득권 포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이 확정한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해 국민의 70%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혁신과 통합위원회'는 민주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전화 자동응답방식(ARS)에 의해 지난 14일~16일 전국과 수도권, 호남권에서 각각 1천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72.3%, 호남권에서는 평균보다 10%정도 높은 82.4%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매우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31.9%, '대체로 바람직하다'는 40.4%였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여론조사 결과는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공천제도

 

민주당이 가진 기득권을 포기함과 동시에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민주당의 문을 두드리도록 하기 위해 '시민공천배심제'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회심의 카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당내 반발이 지속될 경우 자칫 민주당에겐 오히려 새로운 공천제도가 '독'이 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시민공천배심원제'가 좌초되거나 본래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시행된다면 지방선거 승리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


태그:#민주당, #시민공천배심원제, #지방선거, #조영택의원, #정세균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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