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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고리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 ㅎㅅㅎ
 열쇠고리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 ㅎㅅㅎ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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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서히 방학숙제를 챙겨야 한다. 나도 아직 보고서, 독후감, 만들기가 남아 있다. 나는 그리기나 만들기에 소질이 없다. 그래서 아빠한테 얘기해서 체험을 가자고 했다. 체험관에 가서 간단히 만들기 숙제를 끝내버릴 생각으로.

담양에 있는 대나무박물관에 갔다. 여기서는 대나무로 열쇠고리, 부채, 팔랑개비, 연필꽂이, 붓통, 대나무 곤충, 냄비와 찻잔 받침대 등을 만들 수 있다. 나는 벌써 여러 번 와본 곳이어서 간단히 체험할 것을 골랐다. 오늘은 대로 만드는 열쇠고리와 연필꽂이를 만들기로 했다. 열쇠고리는 비교적 쉽고 필통꽂이는 조금 어려운 체험이었다.

대나무로 만드는 열쇠고리는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낙죽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림책을 보고 무엇을 그릴까 고민을 했다. 그림 그리기에는 소질이 없는 나! 그래서 나는 쉬운 것을 골랐다. 토끼를 그릴까 병아리를 그릴까 고민했다. 토끼는 귀엽지만 그리기가 조금 어려웠다. 나는 간단히 그릴 수 있는 병아리를 택했다.

고작 작은 병아리 한 마리를 그리는데 나는 사투를 벌였다. 처음에는 아담하고 예쁘게 그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갈수록 이상해져 갔다. 나는 그리고 지우고를 여러 번 하면서 겨우 병아리 한 마리를 그렸다.

밑그림에 낙죽을 하고 있는 나. 낙죽은 생각보다 어려워요.
 밑그림에 낙죽을 하고 있는 나. 낙죽은 생각보다 어려워요.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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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남 체험선생님이 낙죽체험의 마무리를 도와주고 계신다. 선생님의 표정에서 장인의 포스가 느껴져요!!!
 김성남 체험선생님이 낙죽체험의 마무리를 도와주고 계신다. 선생님의 표정에서 장인의 포스가 느껴져요!!!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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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병아리 밑그림에다 낙죽을 해야 할 순서다. 낙죽은 몇 번 해봤지만 언제나 어려운 체험이다. 낙죽체험을 해본 것이 1년도 넘은 것 같아서 낙죽이 뭔지도 잊어버릴 판이었다. 결국 체험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낙죽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나는 분명히 병아리를 그렸는데... 체험선생님의 손길이 몇 번 가더니 아주 아담하고 귀여운 참새로 변해버렸다. 밑그림을 병아리로 그렸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내가 손을 대면 벌레가 되고, 선생님께서 손을 대시면 호랑나비(?)가 되는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 아무튼 낙죽은 생각보다 힘든 과정이다.

연필꽂이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는 나 ~ㅎㅅㅎ
 연필꽂이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는 나 ~ㅎㅅㅎ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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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꽂이를 만들고 있는 나^.^  얼굴 표정에서 장인의 포스가 느껴지나요???
 연필꽂이를 만들고 있는 나^.^ 얼굴 표정에서 장인의 포스가 느껴지나요???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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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고리 하나를 완성하고 이제는 연필꽂이를 만들 차례다. 연필꽂이의 밑 부분이 만들어진 것에다 윗부분을 체험하는 것이다. 연필꽂이 만들기 체험은 가늘게 다듬어놓은 댓살을 지그재그로 엮어가는 것이다. 보기에는 쉬워 보였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웠다.

누워서 떡 먹는 그런 체험은 없는 것 같았다. 처음 한두 줄을 할 때는 속도가 더뎠다. 몇 줄을 하다 보니 조금 쉬워졌다. 속도도 붙었다. 나는 지그재그로 댓살을 잘 끼워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아랫부분과 위부분이 똑같았다. 이런!! 어디선가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천천히 살펴보니 밑에서 잘못 끼운 것이었다.

연필꽂이 만들기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어요ㅎㅅㅎ
 연필꽂이 만들기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어요ㅎㅅㅎ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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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꽂이를 만들고 있는 나. 장인의 포스가 확실히 느껴지죠 잉~ ㅎㅅㅎ
 연필꽂이를 만들고 있는 나. 장인의 포스가 확실히 느껴지죠 잉~ ㅎㅅㅎ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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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끼워놓은 댓살을 풀어서 다시 끼워야했다. 나는 끼웠던 댓살을 몇 번이고 넣었다 빼냈다를 반복했다. 이런 나를 옆에서 지켜보고 계시던 아빠께서 "표정에서 장인의 포스가 느껴진다"고 하셨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나의 표정과 손길은 장인보다도 완전 고수였다.

필통꽂이 만들기도 마무리는 체험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도 마지막 마무리는 내가 했다. 다 만들어놓고 보니 근사했다. 나는 방학숙제를 학교에 낸 다음 집에 가져와서 내 연필꽂이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만든 작품을 집에서 내가 직접 쓴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체험하면서 고생한 보람도 느껴졌다.

연필꽂이를 만들기 위해 댓살을 지그재그로 끼우고 있는 나.ㅎㅅㅎ
 연필꽂이를 만들기 위해 댓살을 지그재그로 끼우고 있는 나.ㅎㅅㅎ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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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연필꽂이를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나 ㅎㅅㅎ
 완성된 연필꽂이를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나 ㅎㅅㅎ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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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체험을 끝내고 박물관에 있는 기념품 가게를 찾았다. 거기에는 대나무로 만든 여러 가지 물건이 있었다. 주걱, 활과 화살, 컵, 단소, 핸드폰 고리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엄마가 김발과 주걱을 고르는 사이 나는 아빠와 장난을 쳤다. 큰 주걱으로 하는 흥부와 놀부 놀이다.

내가 놀부 아내를 맡았다. 아빠께서는 흥부 역할을 하셨다. 나는 길고 크고 두꺼운 주걱으로 아빠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아빠께서 맞아 아픈 척을 하시더니 "우리 예슬이, 아역배우 뺨친다"고 하셨다. 나의 열연이 그렇게 보였나보다. 이번 기회에 아역배우의 길로 한번 들어서볼까 잠깐 생각해 보았다.

엄마께서 생활용품을 몇 가지 사자 우리는 기념품 가게를 나왔다. 그리고 주변의 대나무 밭을 조금 거닐었다. 그리고 '패떴'을 보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숙제를 하기 위해 대나무박물관에 갔지만 너무 재미있고 보람도 있는 하루였다. 이번 체험도 나중에 생각하면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대나무 숲길을 폼 잡으며 걷고 있는 나와 엄마 ㅎㅅㅎ
 대나무 숲길을 폼 잡으며 걷고 있는 나와 엄마 ㅎㅅㅎ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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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예슬 기자는 광주우산초등학교 5학년 학생입니다.



태그:#죽세공예체험, #대나무박물관, #담양, #연필꽂이 만들기, #열쇠고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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