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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 엄민·허진무·권지은 인턴기자
사진 취재 : 유성호 기자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살풀이를 지켜보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살풀이를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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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입관식을 하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입관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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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최종 : 8일 오후 6시 25분]

이승에서의 마지막 밥, 마지막 잔 편히 드시고 가소서

"이제 (고인들을) 편히 보낼 때가 되었습니다. 이승에서의 마지막 밥 편히 드시고 가소서."

사회를 맡은 이성호 문예위원장의 첫 한 마디가 시작되자 남은 유가족은 고인들을 이승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고인을 보낼 준비를 했다. 8일 오후 4시 제사상 위 하얀 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올랐다. 용산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에게 올리는 이승의 마지막 밥이었다.

초헌(初獻), 제사상에 첫 잔을 올린다. 고 이상림씨의 장남 이성연씨가 첫 잔을 세 번에 걸쳐 반시계 방향으로 돌린 후 아버지의 영정사진 위에 올렸다. 그렇게 첫 잔을 올린 후 두  번째 잔을 올리기 위해 이충연씨를 비롯한 유가족 5명이 제사상 앞에 나섰다.

이충연씨는 아내 정영신씨에게 입고 있는 코트를 넘겨준 뒤 둘째 잔을 올렸다. 마지막 잔을 올리는 종헌(終獻). 고인들의 부인과 나머지 가족들이 잔을 올렸다.

이성호 문예위원장의 "한 가족처럼 서로 섞여 있다"는 말처럼 유가족들 사이에는 가족 간의 구분이 없는 상태였다. 장례를 함께 치른 종교 단체의 대표들도 종교 간 구분 없이 고인들의 마지막 상에 잔을 올렸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입관식을 하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입관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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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들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위해 유가족들은 고개를 돌렸다. 입관식은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때 고 이성수의 처 권명숙씨는 마지막으로 다시 잔을 올리러 나서는 장남의 손을 붙잡고 차마 놓지 못했다. 그리고 둘째 아들 어깨 위에 고개를 파묻고 흐느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이문이씨가 살풀이를 하는 도중 권명숙씨는 두 아들의 양팔을 꼭 잡고 있었다.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무용수의 흰 옷이 바람에 나부꼈다. 고인들이 마지막으로 맛봤을 밥은 어느새 차갑게 식었다.

그렇게 위령의식이 끝났다. 장례식장 앞에 걸린 검은 현수막은 찬 겨울바람에 몸을 흔들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살인 개발도, 폭력정권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소서"

용산참사 희생자 영결식은 9일 낮 12시부터 서울역에서 열린다.

[4신 : 8일 오후 4시 30분]

유가족 오열 속에 치러진 입관식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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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윤용현씨 부인 유영숙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윤용현씨 부인 유영숙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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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한대성씨 부인 신숙자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한대성씨 부인 신숙자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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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어떡하니…."
"나쁜 놈들, 사람을 저렇게 태워 죽이다니."

참혹하게 불에 탄 가족의 시신을 보는 일은 그 자체로 비극이었다. 거의 1년 만에 입관하는 일도 서러웠다. "세상에 이런 장례식은 없다"는 말은 괜한 게 아니다. 희생자 입관식을 지켜본 유가족들은 모두 제 발로 걸어 나오지 못했다.

오열과 한탄에 휩싸인 육신에게 스스로 걸을 힘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유가족들은 서로 부축하며 시신안치실에서 나왔다.

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교병원 시신안치실에서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입관식이 열렸다. 입관식은 고 이상림, 윤용헌, 양회성, 한대성, 이성수씨의 차례로 유가족 입회하에 진행됐다.

류주형 장례위원회 대변인과 조희주 상임장례위원장 등 장례위 관계자들도 뒤를 따랐다. 최헌국 기독교대책위원회 목사,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 변영식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 등 각 종교계 대표도 입회했다. 기자들 취재는 허락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고인들의 시신에 염을 하고 수의를 입혀 관에 안치했다. 고 윤용헌씨의 아내 유영숙씨는 관에 부적을 함께 넣었다. 시신안치실을 나온 유가족들은 하나같이 오열하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어떡해", "우리 아빠 어떡하니"를 연발하며 다시 장례식장 4층에 마련된 빈소로 돌아갔다. 류주형 장례위 대변인은 "시신이 냉동고에 1년 동안 안치되었고, 화마(火魔)에 많이 훼손되어 시체 일부가 소실 상태였다"고 말했다.

입관식은 고 이성수씨의 아내 권명숙 여사를 마지막으로 오후 2시 55분에 끝났다. 장례위는 8일 저녁 전야 추모제를 치르고, 9일 발인제, 영결식, 노제, 하관으로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3신 : 8일 오후 2시 35분]

줄잇는 정치인 조문... 입관식 시작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후 오열하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가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 확인한 후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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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민주당 의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정동영 무소속 의원이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희철 민주당 의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정동영 무소속 의원이 8일 오후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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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관식을 앞두고 용산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야당 대표들이 조문을 위해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정동영 무소속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등은 용산 남일당건물 주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함께 순천향대병원으로 왔다.

정동영 의원은 우선 유족들에게 "그나마 장례라도 치를 수 있게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유족들 눈에서 얼마나 피눈물이 흘렀나"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 정 의원은 "이충연씨 아들을 포함한 구속자들이 다 자유의 몸이 되어서 유족들이 단란한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 총리께서 장례를 치르는데 역할을 하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앞으로 이제 200군데 넘게 이런 식으로 재개발하게 될 텐데 책임 없이 또 충돌해서 제2, 제3의 용산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재개발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감춰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인데, 아직 이 사건은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우리가 진실을 밝히는 건 책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의원은 "아직 감옥에 계신 분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책임지고, 도시재정비사업을 전면적으로 개정해 함께 사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구속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또한 "다섯분의 희생이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재개발 사업이 주택공급 하는 사업이라는 '착시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재개발사업은 주택수가 줄어들게 만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시 밖으로 몰아내는 사업"이라고 했다.

김희철 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시장은 개인적인 문제라며 회피하고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다 시민이 항의하는 등 용산참사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되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오 시장은 완전한 문제 해결 위해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생계문제 후속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용산참사는 한국사회의 야만적 수준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며 "돈 밖에 모르는 야만적인 시대의 문제 해결은 이제부터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는 용산참사 희생자들 입관식이 시작됐다. 곳곳에서 오열이 터지고 있다.

[2신 : 8일 오후 1시 30분] 

8556여 명의 장례 위원, 사회 대표 인사로 구성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용산참사 범국민장 장례위원회 이강실(오른쪽)과 조희주 상임장례위원장이 장례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8일 오후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용산참사 범국민장 장례위원회 이강실(오른쪽)과 조희주 상임장례위원장이 장례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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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범국민장 장례위원회(이하 장례위원회)가 8일 오전 11시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장례에 대한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장례 위원회에 따르면 범국민장 장례 위원으로 8500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12시 장례위원 모집이 마감되면 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 위원회는 사회 각계 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되었으며 상임위원장은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 조희주 용산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선임하였다. 공동장례위원장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포함됐다.

고문단에는 함세웅 신부, 소설가 조정래·현기영, 시인 정희성, 도법 스님, 이소선 고 전태일 모친 등이 참여했다. 또한 김태연 상입집행위원장이 대표가 되어 집행위원회를 운영한다.

9일 영결식은 낮 12시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되며 사회는 김태연 상임 집행위원장이 맡는다. 조사는 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민주당 등 야 4당 대표도 조사를 한다. 김정환 시인은 조시를 낭독하고, 가수 안치환이 마지막 만가(輓歌)를 부른다.

영결식에 이은 노제는 오후 3시 용사참사 현장에서 치러진다. 사회는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장이, 조사는 지난 1년간 용산 참사 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문정현 신부가 맡았다.

용산참사 희생자 5명은 9일 오후 6시께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묻힐 예정이다.

[1신 : 8일 오전 10시 30분]

정운찬 총리, 용산참사 희생자 분향소 찾아

정운찬 총리가 8일 오전 9시 30분경 한남동 순청향대병원을 찾아 용산참사 희쟁자를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정운찬 총리 용산 희생자 분향소 방문 정운찬 총리가 8일 오전 9시 30분경 한남동 순청향대병원을 찾아 용산참사 희쟁자를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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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가 용산참사 희생자 영결식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9시 20분께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을 찾아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정 총리가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정 총리는 이날 "(용산참사가) 좀 더 일찍 해결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내 능력이 부족해서여기까지 오게 돼 미안하다"며 "늦게나마 사태가 해결됐고, 그동안 영면하지 못했던 분들이 영면에 들어가 다행이다,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재개발에 따른 상가) 세입자 휴직(휴업)을 보상해 줘야 하고 순환재개발 정책도 해야 한다"며 "재개발 정책을 좀 개선해서 다음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지난 10월 3일에도 용산참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은 대표는 이날 정 총리가 조문을 마치고 돌아간 뒤 "정 총리에게 용산참사 관련 구속자들을 불구속 수사하는 게 합의정신에 부합한다는 말을 전했다"며 "하지만 정 총리는 '생각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돌아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입관식은 8일 오후 진행된다. 유가족들은 9일 열리는 장례식 일정과 절차에 대해서도 밝힐 예정이다. 또 송영길 민주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도 조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그:#정운찬, #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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