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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를 특징짓는 사자성어도 등장하고 10대 사건사고도 발표되었다. 연예계의 각종 시상식도 요란했다.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작년 한 해를 압축해서 표현 할 수 있는 단어 열 개를 골라 보라면 과연 '귀농'이나 '귀촌'이 포함될까?

<귀농통문> 표지. 손수 고안 해 만든 손쟁기 시범을 보이는 경북 성주의 최진국님.
 <귀농통문> 표지. 손수 고안 해 만든 손쟁기 시범을 보이는 경북 성주의 최진국님.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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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으뜸에 이 단어를 갖다 놓는 데 주저함이 없을 사람들이 있다. <전국귀농운동본부> 사람들이다. 특히 계간지 <귀농통문> 관계자들이다. 왜? 귀농관련 단체에서 일을 한다고 해서가 아니다. 실제 그러하다.

작년 5월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아주 중요한 정책을 발표했다. '귀농·귀촌 정착지원 사업지침'이다.

대상자 선정과 지원 자격에 엄격한 기준이 있긴 하지만 귀농·귀촌하여 빈집을 수리하면 500만원을 무상 지원하고, 농업창업이나 주택구입에는 연리 3%로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각각 2억 원과 2천만 원까지 융자해 주는 등 파격적인 지원 내용을 담고 있다.

농업인 인턴제와 귀농인 컨설팅 사업 등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중앙정부 총 재정투입 규모 2100억 원인 이 사업을 놓고 각 지자체 농업기술센터는 분주했다. 역시, 전국귀농운동본부도 분주했다. 정 반대 방향으로 분주했는데 그 핵심이 이번 호 <귀농통문>에 잘 담겨있다. 바로 '자립하는 소농' 특집이다.

기업농과 대규모 경영형 농업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만이 아니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도 똑 같았다. 반면 대형 농기계로부터 자립하고, 비닐 등 석유화학제품으로부터 자립하고자 하는 <전국귀농운동본부>는 종자의 자립, 경제의 자립, 교육, 문화의 자립까지 추구하려고 지난 한 해를 모색의 시기로 삼았음이 이번 특집에 잘 드러나고 있다.

대구 <사단법인 대구한살림> 이사인 천규석님의 '소농만이 희망이다'를 필두로 귀농 전도사를 자처하는 안철환님, 경북 영주의 땅의 순환을 강조하는 농부 최진국님의 이야기가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천규석님이 소농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쾌하다. 농업의 기업화는 식량위기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생명산업인 농업을 기업의 논리인 무한 이익창출의 수단으로 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예, 산업주의와 민주주의는 절대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간단하게나마 그 사례를 보자.

4000 평 의 땅을 기계 없이 농사 짓는 최진국님은 전농 경북도 조직위원이기도 하다.
 4000 평 의 땅을 기계 없이 농사 짓는 최진국님은 전농 경북도 조직위원이기도 하다.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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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먹어야 산다. 먹는 것의 대부분은 농축산물이고 그 가공품이다. 그런데 정작 그 바탕이 되는 종자를 한 기업이 독점하여 일반 농가들이 자가 채종하여 재배할 수 없다면 어쩔 것인가? 실제 그렇다는 지표를 천씨는 제시하고 있다.

유전자조작 농산물(지엠오 GMO)이 처음 등장한 1996년에 비해 지금은 그 규모가 73배나 늘어났다. 주인공은 악명을 떨치고 있는 '몬산토'다. '몬산토'는 1990년대에 아스피린과 제초제로 전 세계를 초토화 시켰던 장본인인데 최근 화학부문을 정리해 버리고 정 세계 종묘사들을 다 사들여 작물 씨앗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독점은 민주주의 최대의 적이다.

'몬산토'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3%로 2008년 매출액은 113억 달러나 된다. 유전자조작 농산물은 다량의 제초제 사용을 전제로 재배되는 것으로 인체 위해성 논란이 여전히 맹렬하다.

깡통난로 만들기 삽화. 거꾸로 타는 나무는 완전연소를 한다.
 깡통난로 만들기 삽화. 거꾸로 타는 나무는 완전연소를 한다.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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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가치와 자립하는 삶'을 앞에 내세우고 활동하는 이 단체의 기관지 성격을 띈 <귀농통문> 이번 호에서는 농촌생활기술에 대해 연재하는 김성원님의 '깡통난로 만들기'도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읽을거리다.

필자가 연재 하고 있는 <시골집 고쳐살기>의 일곱번째 기사가 실려 있다. 이 사진은 처음 발견 할 당시의 시골집을 고쳐 나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필자가 연재 하고 있는 <시골집 고쳐살기>의 일곱번째 기사가 실려 있다. 이 사진은 처음 발견 할 당시의 시골집을 고쳐 나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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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만 원대를 넘나드는 무쇠 난로에 버금가는 깡통난로는 만드는 비용도 얼마 안 될뿐더러 연료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기다란 통나무를 그대로 쓰기 때문에 유지비도 적다. 가장 핵심은 화력문제다. 김성원님은 고도의 과학적 원리를 깡통난로에 구현했다. 완전연소다. 거꾸로 타는 장작은 김씨가 <귀농통문> 지난 호에 소개 했던 '로켓 보일러'의 원리와 동일하다.

필자의 일곱 번째 연재물인 <사연을 만들어 가는 집, 내 손으로 시골집 고쳐 살기>는 내가 어머니랑 살면서 주변의 소재로 공간 활용의 재치어린 경험들을 소개 하고 있다.

150쪽에 불과한 계간지 <귀농통문>은 자연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순환하는 농사를 위해 '소농'을 주장한다. 소농정책은 없다시피 한 정부의 농정으로부터도 자립하는 것을 목표삼는 이 책은 통권 52호다.


태그:#전국귀농운동본부, #귀농, #귀농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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