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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월 31일부터 이달 1월 17일 일요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상연중인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고래>
▲ 연극<고래> 지난달 12월 31일부터 이달 1월 17일 일요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상연중인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고래>
ⓒ 극단 백수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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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기억 속에서도 아스라해진 1998년 6월의 속초 해안 북한 잠수정 사건이 연극으로 만들어져 지금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앵콜 상연중이다. 이 사건을 아직까지 희미하게나마 기억하고 있는 건 당시 잠수정이 단지 꽁치잡이 그물에 걸려 잡혔다는 것이 매우 황당한데다 심지어는 우습게까지 느껴졌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 연극을 보고 나니 그게 결코 우스운 일이 아니더라는..)

2007년 8월에 이 연극을 직접 쓴 극단 백수광부의 배우이자 작가인 이해성이 직접 연출까지 했던 연극 <고래>는 2008년 밀양연극제에도 나가 희곡상을 수상하였고 극단 골목길 대표 박근형이 연출하는 이번 앵콜 공연까지 3번째 무대에 올려지는 것으로 이달 17일 일요일까지 상연된다.

단지 북한군인들이 잠수정을 타고 남한에 침투하였다가 실패하고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라는 줄거리로 보아 혹여 반공 이념적이거나 체제우위에 대한 홍보적인 내용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빗나간 예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을 쓴 작가는 물론 연출을 맡은 박근형이나 극단 배우들도 이 연극은 그런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이 연극의 전반부는 인민군들의 모습을 상당히 인간적, 희극적으로 그려내고 있고 위기상황을 맞은 후반부에 이르러는 죽음에 직면한 이들의 삶에 대한 갈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의한 행동들을 밀도있게 묘사하고 있다.

이 연극 속에 등장하는 7명의 비극의 주인공들, 남과 북의 체제경쟁 속에서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좌초되어 결국 깊은 바닷속에서 호흡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어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 이들처럼 이 사회의 무한경쟁 속에 낙오되어 고통받는 이들은 없는지, 어쩌면 그것이 내 주위의 누군가일 수도 있는데 이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더, 2010년 1월 오늘. 과연 북조선 군인, 그리고 인민들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이 연극을 보고 있노라니 이같은 질문 하나가 더 날아와 내 앞에 던져져 있다.

▲ 연극<고래> 98년 강원도 속초 해안에 침투했다 어망에 걸려 집단 자살한 북한 잠수정 사건을 소재로 한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고래>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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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연극 고래, #극단 백수광부, #연출 박근형, #98년 속초 해안 북한 잠수정 사건, #대학로 정보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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