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민감한 야생동물 이동보다 등산객뿐인 '사람통로'
ⓒ 이장연

관련영상보기


인천시는 지난 9월말 '국내 최대'라며 완공된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준공식을 가졌다.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과 지역인사들이 참석해 '인천의 S자 녹지축 복원'을 자랑했다.

그런데 환경부 지침조차 지키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던 징매이고개 생태통로는 현재 준공식을 벌인 지 3개월도 안돼 보강(정비)공사를 다시 벌이고 있다. 공사기간은 2009년 12월 16일부터 2010년 1월 14일까지다.

생태통로 보강공사 내용을 보면 ▲ 진입계단, 경계휀스, 동물유도휀스, 수로덮개 등 조경시설물 설치 ▲ 교목(산벗나무)와 관목(조팝나무) 등 조경식재 ▲ 위험주의안내판, 생태통로 안내판 재설치, 철조망 철거 등이다. 공사발주처는 인천광역시다.

공사 준공식을 한지 3개월도 안되어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
 공사 준공식을 한지 3개월도 안되어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인천시가 국내최대라고 자랑한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인천시가 국내최대라고 자랑한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문제는 그간 15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당초 공사기한도 맞추지 못하고 공사도 제대로 하지 않아 보강(조경)공사를 다시 벌이는 것은 물론, 생태통로 자체가 생태통로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야생동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고, 이동 중인 야생동물의 휴식을 위한 연못, 돌더미, 나무더미를 아치형 터널 위에 2m 두께의 흙을 덮어 터널을 조성했지만 야생동물의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인천시가 터널 대신 계양산과 천마산의 산허리를 잘라내고 건설한 도로(경명로) 위에 다시 아치형 터널을 인위적으로 만들었지만, 3년간 계양산 생태모니터링을 해 온 '계양산친구들'의 조사결과에서 드러나듯이 사람들의 무분별한 접근과 등산로 확장, 골프장 등 개발압력으로 양서파충류 등 야생동식물과 그 서식처가 심히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치형 터널은 생태통로가 아니라 사람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아치형 터널은 생태통로가 아니라 사람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터널 위로 불법현수막이 끊이질 않고 나붙는다. 오른쪽 터널 옆
 터널 위로 불법현수막이 끊이질 않고 나붙는다. 오른쪽 터널 옆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조경공사보다 생태통로 경계 및 숲 주변 휴식 필요

하지만 인천시는 정작 계양산과 천마산에 서식하는 야생동식물과 그 서식처를 보존-보호할 생각은커녕, '생태통로를 만들었다'고 자랑만 하고 있다. 그 생태통로를 인천시장 말처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은 야생동물들이 아니라 사람들이다.

특히 생태통로와 주변 숲과의 경계부분은 여전히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어, 민감한 야생동물의 접근 자체가 어렵다. 등산객을 위한 이동로가 있지만 생태통로 구간을 헤집고 다니는 몰지각한 등산객들도 있다.

생태통로는 불법현수막으로 얼룩져 있다.
 생태통로는 불법현수막으로 얼룩져 있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생태축 회복을 위해 사람의 접근을 줄어야 한다.
 생태축 회복을 위해 사람의 접근을 줄어야 한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또한 생태통로 터널 위로 불법현수막도 수도 없이 나붙고 있다. 떼어 버려도 금세 현수막이 나붙어서 숲 한편에는 철거한 현수막을 쌓아놓기도 했다. 결국 징매이고개 생태통로가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등산객은 물론 사람의 접근과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숲 안식(휴식)년을 생태통로 주변에 1-2년간 적용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이대로 계속 방치해 두었다가는 생태통로가 아니라 '사람통로'가 되어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아무리 나무를 심는다 해도 서식처가 사라진 야생동물은 봄에 되돌아오지 않는다.

나무만 심는다고 숲과 생태계가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나무만 심는다고 숲과 생태계가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 이장연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태통로, #인천시, #징매이고개, #계양산, #야생동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