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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 호화 신청사가 또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354억 원 줄여 편성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복지 및 신규투자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보도합니다. 그리고 성남시 의회는 "내년 예산 축소의 원인은 호화청사 짓는데 투입된 3222억 원"이라고 지적합니다. 민주당은 판교특별회계에서 5403억 원을 빼내 1400억 원만 도시재개발기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청사건립비로 전용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호화청사에 전용 시비까지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한나라당 시장 때문에 성남시민들의 고생이 많습니다. 하지만 전용 여부가 판가름나려면 언제나 그렇듯 반론과 재반론, 그리고 정치적 공방 등 시간이 조금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쉬어가는 의미에서 신청사 건립비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교육부문으로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호화청사 건립비용이면, 성남의 모든 대학이 2년간 등록금 100만원

 

성남시 호화청사의 건립비용은 부지매입비와 건축비 포함하여 3222억 원입니다. 이 돈이면 성남에 소재한 경원대학교,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 동서울대학, 신구대학, 한국폴리텍 1대학 성남캠퍼스의 재학생 2만8558명이 2년 동안 등록금 100만 원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습니다.

 

2009년 현재 경원대 학부생들은 평균 822만 원의 등록금을 내고, 109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등록금 부담은 712만 원입니다. 이런 식으로 을지대 학부생은 762만 원, 동서울대 627만 원, 신구대 601만 원, 한국폴리텍대 207만 원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만약 성남시가 호화청사를 짓지 않고, <고등교육법> 제7조 제1항에 의거하여 청사건립비 전액을 관내 대학에 지원하였다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3222억 원을 을지대학교 성남캠퍼스에 사용하면, 3694명 학부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13.2년 동안 100만 원 또는 11.6년동안 10만 원입니다. 노동부 산하의 한국폴리텍 1대학 성남캠퍼스는 353.7년 동안 등록금 부담 100만 원 또는 192.6년 동안 10만 원이 가능합니다. 성남시 소재 5개 대학에 예산을 투입하면, 2년 동안 등록금 100만 원이나 1.7년 동안 등록금 10만 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사회복지 10536개> 교육 7604개> 건설 5413개

 

등록금 부담이 줄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늘어납니다. 동서울대가 100만 원이 되면, 527만 원이 새로운 수입으로 가정경제에 기여합니다. 지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도움됩니다.

 

물론 이러한 계산에 대해 다르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건설이 얼마나 일자리를 창출하는지 아느냐"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올 7월에 내놓은 '2007 산업별 취업유발계수'에 따르면, 건설업은 10억 원당 16.8인데 반해, 교육은 23.6, 사회복지는 32.7입니다. 일자리 창출 효과 면에서 교육이 건설의 1.4배, 사회복지는 1.9배 많습니다.

 

그래서 3222억 원을 건설에 투입하면 5413명분의 일자리가 나오지만, 교육 분야에 사용하면 7604개, 사회복지 예산으로 편성하면 1만536명이 취업할 수 있습니다. 이건 4대강도 마찬가지입니다. 4대강 예산을 교육이나 사회복지에 쓰면, 보다 많은 취업의 기회가 제공됩니다. 내년도 예산 8조5333억 원이면, 교육은 20만1386개, 사회복지는 27만9039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집니다.

 

광교신도시의 경기도 신청사 건립비면...

 

용인시 1974억 원짜리 청사, 성남시 3222억 원짜리 호화청사에 뒤이어 경기도의 4983억 원짜리 신청사도 대기 중입니다. 물론 광교신도시에 만들어질 경기도 신청사에 대해 경기도는 신중합니다. 도지사는 연기 또는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고, 도의회 예결위는 얼마 전에 설계비 전액을 삭감하여 본회의에 올렸습니다. 성남 호화청사의 학습효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경기도의 광교 신청사 이전 시기는 2014년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좀더 두고 볼 일입니다.

 

그냥 두고 보면 심심하니, 경기도 신청사 건립비용의 효과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4983억 원을 건설에 투입하면, 8371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집니다. 교육은 1만1760개 일자리이고, 사회복지는 1만6294개입니다. 교육과 사회복지가 많습니다. 그리고 4983억 원을 경기도내 한 대학에 지원하면, 경기대의 경우 7.9년 동안 등록금 100만 원이 가능합니다. 아주대는 8.8년 동안이고, 한신대는 18년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가끔씩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레디앙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호화청사, #대학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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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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