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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여수둔덕점 송년행사가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청남홀에서 열렸다. 지난 10일 열린 이날 행사에는 운영위원(위원장 이상율)과 활동천사 가족 및 수익나눔 지원을 받은 열린지역아동센터 열린합주단도 참석했다.

 

아름다운가게의 진정한 힘은 함께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힘겨운 삶을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믿음, 지구상 모든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생각들이다.

 

학교가 끝나도 갈 곳이 없는 아이들, 이 세상에 나혼자 뿐이라는 노인들, 지구온난화와 환경재앙으로 매년 찾아오는 홍수가 두렵다는 사람들. 아름다운가게는 시민들이 입었던 헌옷, 책, 가구 등을 팔아 모은 돈으로 이들에게 잠자리와 공부방을 제공해준다.

 

헌옷이나 헌책은 기껏해야 2천~3천원, 중고 가구도 2만~3만원에 팔린다. 그러나 이 작은 돈들이 8859명에게 희망을 줬고, 풀뿌리 공익단체 754개를 지원했다. 연간 환경개선효과는 200억에 달한다. 

 

희망나누기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한 금액은 지난 7년간 100억을 넘어섰고, 2009년에는 연간 기증량이 천만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네팔의 상습 수해지역에 대피용 보트 지원, 홍수 발생 시 긴급 연락망 구축, 화장실 지원, 위생교육, 마을회관을 건립했다. 공정무역을 통해 네팔, 페루, 우간다 등지에서 생산된 커피를 수입한 커피의 무게가 1만1670㎏에 달한다.

 

23평 밖에 안 되는 여수 둔덕점에서 올 한해 실시한 수익나눔 총액은 4100만원에 달했다. 광주전남에서 매출 1위를 달했고, 1일 최대 매출이 1200만원에 달한 날도 있었다. 현재까지 기증한 물품은 1톤 트럭 50대 분량이다.

 

수익금 중 일부는 외국인 노동자 한글교실에  2백만을 지원했다. 지원금은 한글교실 운영에 필요한 운영비와 이주여성들의 인건비로 사용된다. 강사료는 한국에 정착한 지 얼마 안 된 이주여성들에게 먼저 시집와 한글을 해득한 여성들이 한글을 지도하는 대가다. 강춘안 여수외국인노동자센터장은 "2만원씩 지급하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돈이며  한 달에 8만원을 모아 자녀들 학원비에 보탠다"고 말했다. 또한 가정해체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심리, 정서적 갈등을 겪는 지역아동센터아이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비, 교육비등을 지원했다.

 

개인이 아닌 단체로는 여수 열린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관현악 교실을 지원했다. 그동안 (주)한화공장에서 도와줘 활동해왔으나 지원이 끊겨 막막하던 차에 아름다운가에서 4백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돈으로는 레슨비를 지급하고 현악기 줄 사는 데도 사용한다. 이들은  매주 1번 합주 연습을 하고 연1회 정기연주회를 가지며 10회 정도 봉사연주를 하고 있다.

 

수익나눔 대상자인 김아무개는 중2누나와 생활하는 소년소녀가장이다. 아빠는 타지에서 가끔씩 오시나 자녀에게 관심이 없다. 누나가 이빨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 말이 부자연스럽다. 집에는 난방시설이 전혀 안 돼 감기가 끊이지 않아 난방비가 필요하다.

 

그 밖에 수익나눔 대상자로 신청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이혼 가정으로 조부모와 같이 사는 아이들, 소년소녀가장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가정, 사고 후유증으로 가정이 어려워진 대상 등 소외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활동천사로 봉사중인 이명희씨가 '아버지를 그리며'라는 시를 낭독해 조그만 감동을 줬고, 사회적 일자리로 3년간 함께 일했던 유호순씨가 이임인사를 했다. 남자가 없어 봉고 트럭을 몰며 무거운 가구들을 운반하느라 손목 인대가 늘어나기도 했던 그녀는 "친정을 두고 떠나는 기분입니다. 언제든지 시간이 있으면 찾아와 봉사할 예정입니다. 남아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욱 이 자리를 빛내주기를 빕니다"며 울먹였다.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 8주 됐다는 한 활동천사는 "가게에 나와 판매를 하지만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몰랐다가 이렇게 유익한 곳에 사용되는 걸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인 활동천사 한분이 봉사를 하면서 그녀의  느낌을 말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내 삶에 감사할 수 있는 겸허한 마음가짐을 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있어 사회가 아름답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여수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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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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