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 5명 중 1명이 아토피를 앓는데, 해가 갈수록 느는 추세라고 한다. 또한 예전에는 '사춘기가 되면 자연적으로 치유 된다'고 알려졌으나, 그야말로 그리운 옛말이다. 요즘에는 사춘기는 물론 성인들까지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니 말이다.

아토피는 밤에 특히 가려운 질환이라 계속될 경우 아이들의 성격 형성과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성인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은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 무력감 등의 원인이 되고 나아가 자살까지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2006년 10월, 한 의대생이 '아토피 때문에 너무 힘들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외에도 아토피로 인한 자살이 여럿 보도 되었다.

이처럼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고 자살까지 부를 만큼 워낙 고통스럽기 때문인지, 아토피 제품들은 이제는 동네 작은 슈퍼마켓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을 만큼 보편화 되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로션, 비누, 세정제, 오일, 속옷 등의 아토피 제품들이 '아토피 가려움 해결 제품' '아토피 극복 체험상품' '아토피 가려움 완화 제품'과 같은 설명과 함께 팔리고 있다.

▲아토피안심세트 : 15만6000원
▲아토피비누 : 1개 9950원~11000원
▲아토피로션(300ml) : 3만770원~7만9500원

입 떡 벌어지는 비싼 아토피 제품, 효과 있을까?

모 포털사이트 쇼핑 카테고리에서 '아토피'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총 17개 카테고리, 2만724개의 상품이 검색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토피로 고생한다는 말이 맞긴 맞나보다. 일반 제품들보다 턱없이 비싸 보이는데도 이렇게 많은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걸 보면 말이다. 그렇다면 이들 제품들은 아토피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오이, 알로에, 양배추 같은 채소를 이용해서 보습을 충분히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 같은 제품들은 100퍼센트 화학 약품이라고 보면 되니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게다가 로션은 그 성분상 다섯 번 이상 바르면 비누칠을 한번 하고 물로 씻지 않은 것과 동일한 상황이 됩니다. 로션 안에는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어서 그 양이 적을 뿐 비누와 다름없습니다. 건강한 피부는 그 자극을 견뎌내지만 아토피 피부는 도리어 악화됩니다.

따라서 일반 로션도 식물성 로션도 아닌 채소 그 자체를 사용해야 합니다. 오이, 양배추, 알로에 팩을 추천합니다. 단 알로에는 껍질을 완전히 벗기고 과육만 사용합니다. 이러한 채소 팩은 갈거나 얇게 저며서 피부에 붙이고 그 위에 비닐이나 랩을 감싼 다음 찬 물수건을 계속 올려서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면 채소 성분이 피부에 더 잘 흡수됩니다. 그렇게 20분 두었다가 닦아내면 됩니다." - <잔병 걱정 없는 우리 집> 중

큰사진보기
▲  <잔병 걱정 없는 우리 집> 겉그림
ⓒ 비전코리아	관련사진보기

<잔병 걱정 없는 우리 집>(비전코리아 펴냄)의 저자들, 한의사인 이들은 아토피 관련 제품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 마디로 아토피치료에 도움을 주기보단, 경우에 따라 증세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던 중 아토피를 앓는 아이 때문에 밤마다 전쟁 중이라는 'OO맘'에게 아토피제품들의 가격을 물어봤다. 그는 "꽤 많이 비싸다"며 정확한 가격에 대한 대답을 흐렸다. 그래서 직접 인터넷으로 아토피제품들의 가격을 알아본 것인데, 언뜻 봐도 가격이 너무 비싸보여 가족 중 아토피를 앓는 사람 없음이 천만다행이다 싶었다.

저자들은 아토피에 대한 설명부터 아토피 완화를 위해 가정에서 누구나 쉽게 해볼 수 있는 것들,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한방 치료법, 아토피 환자의 목욕 방법 등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우리 몸에는 태어나면서 갖춰지는 '자연 면역력'과 예방접종이나 어렸을 때 병을 앓아 생기는 '특이 면역력'이 있는데, 아토피는 몸에 이상이 감지되면 1차적인 방어에 나서야 하는 자연 면역력이 약해 2차 방어선인 특이 면역력이 방어에 나선 경우에 해당한다. 이 특이면역이 활동하면 가려움과 고름이 생기지 않는 염증, 맑은 진물, 맑은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긴 호흡으로 치료하다보면, 아토피 완치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약해진 자연면역의 생기를 회복시키는 치료를 하는데, 치료하는 과정에서 열 감기를 앓는 것은 호전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이때 너무 빨리 해열제나 항생제를 쓰면 호전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 저자들은 항생제를, 아이가 조금이라도 불편할까봐 모든 것을 해줌으로써 아이들을 결론적으로 약하게 만드는 '극성스러운 부모'에 비유, 신중하게 사용할 것을 당부한다.

"아토피 환자는 자연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반면 특이면역이 강해져서 가려움과 붉어짐을 주요 증상으로 호소합니다. 그래서 서양의학적인 치료는 강해진 특이면역을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스테로이드가 그 대표적인 약이지요. 특이면역을 낮추니 자연히 가려움과 붉어짐이 나아집니다. 그러나 자연면역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재발이 잦을 수밖에 없어서 연고를 바르면 나아지나 바르지 않으면 다시 심해집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피부가 점차 검어지거나 두꺼워 지지요. 즉 멜라닌 색소를 침착하거나 피부를 두껍게 해서라도 피부 장벽을 쌓으려고 하는 우리 몸의 몸부림인 것입니다." - 책속에서

이런 부분도 눈에 띈다. 아토피나 알레르기, 여드름이나 이런저런 피부염 때문에 연고를 바르고 더 나빠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여드름이나 일반적인 피부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 같다. 어떤 사람들은 아토피는 완치하기 힘들다고도 한다. 그러나 저자들에 의하면 인내를 요구할 만큼 좀 오래 걸리지만 아토피는 완치될 수 있단다.

<잔병 걱정 없는 우리 집>은 이처럼 아토피나 여드름처럼 우리에게 흔한 질병과 질환들을 한방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가족 건강 지침서다. 책에는 건강한 몸을 유지시키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지켜야할 것들, 약해진 건강을 회복하고자 노력할 수 있는 것, 서양의학적인 치료 한계와 동양의학이란 한방의 치료 방법 등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책 속 여드름 치료 방법도 솔깃하게 와 닿는다. 예전에는 여드름이 사춘기를 상징하는 것이었으나 요즘에는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어른들이 갈수록 많아진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눈에 보이는 여드름만을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위에 돋았는가에 따라 각각 다른 치료방법을 적용한단다. 몇 년째 여드름과 전쟁 중인 청소년인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이 많을 것 같아 다시 한 번 찬찬이 읽어봐야겠다.

주부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잔병 걱정 없는 우리 집>

저자 반광현·김준홍은

둘 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의사들이다. 이중 반광현은 대한아토피피부면역학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전 부산 원음방송 '한방건강상담' 상담위원과 국제신문 '생활 속의 한의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저자 김준홍은 대한약침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 부산시 한의사협회 홍보이사와 학술의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 <화병 제대로 알고 제대로 풀자>가 있으며 부산 교통방송 '생긴 대로 건강법'과 KNN '해피플러스' 등에서 한방 상담 등을 진행했다.

우리 아이, 우리 남편, 우리 부모님, 소중한 나, 우리 가족. 이렇게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가족구성원들에게 가장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10여 가지 질병들의 기본적인 치료법과 각 질병에 대한 한의학적 정의와 증상, 예방법 및 치료법 등을 조목조목 정리하였다.

<잔병 걱정 없는 우리 집>은 가정에서 가족 누군가가 아플 때 많은 도움이 될 만한 그런 책이다. 저자들은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의존해야 할 부분과 가정에서 노력해볼 수 있는 부분 등을 구분해 소개하였다. 반찬 하나에도 가족의 건강이 늘 우선인 주부들에게 꽤 실용적인 책이 될 것 같다.

"인터넷이 발달한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조금만 노력하면 갖가지 의학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신문과 텔레비전 등 언론에서도 앞을 다투어 각종 의학 정보를 알려줍니다. 그러나 이 많은 의학 정보 중에는 정말로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는 반면 엉뚱한 정보, 따라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정보들도 많습니다. 오늘 옳다고 알려진 정보가 내일은 틀렸다고 밝혀지기도 합니다. 반면 참으로 귀중한 정보들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계속해서 후대로 전해져 도움을 줍니다. 한의학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귀중한 의학 정보들이 집약되어 이루어진 수천 년 역사의 의학입니다. 아이가 아플 때 사랑이 담긴 손길로 아이를 보듬어줄 약손을 가진 사람, 남편과 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을 때 간호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준비하느라 마음 쓰는 어머니들에게 <잔병 걱정 없는 우리 집>은 '정성이 담긴 귀한 약 한 첩' 같은 책이 될 것입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