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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대체 : 10일 오후 5시 8분]
 
방문진, 엄기영 사장 사표 반려... 본부장 4명 사표는 수리
 
"연임을 위한 쇼였나."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는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엄기영 MBC 사장과 한귀현 감사, 김종국 기획조정실장, 문장환 기술본부장의 사표를 반려키로 했다. 대신 김세영 부사장 겸 편성본부장, 이재갑 TV제작본부장, 송재종 보도본부장, 박성희 경영본부장의 사표는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반은 살리고 반은 자른 셈이다.
 
차기환 방문진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40분경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엄기영 사장과 이사진이 제출한 사표수리 여부를 두고 자유롭게 개인 의견을 개진하는 등 논의했다"며 "개별 인사들에 대해 각각 표결을 벌인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차 대변인은 표결이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엄기영 사장의 경우는 지난 2년간의 경영성과와 뉴MBC플랜의 성과, 경영혁신 노력과 조직안정 문제를 고려해 유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자들과 함께 이 소식을 듣고 있던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MBC 구성원과 국민들이 자의적 사퇴요구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했음에도 방문진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1명의 사표 수리도 원칙적으로 불가한 상황에서 4명의 임원에 대해 사표를 수리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이근행 본부장은 "방문진이 경영진의 진퇴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경영진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정권의 꼭두각시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본부장은 "이 시간 이후 우리는 이미 천명한 대로 김우룡 이사장 및 8기 이사회에 대한 퇴진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MBC의 발전을 위해 이사들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음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니 이에 대해 책임지고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별렀다.
 
황성철 MBC본부 수석부위원장도 "방문진은 연구학술, 경영관리 및 기타 공적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문진이 개별 프로그램에 간섭하고 단협에 명시된 공정방송조항에 관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MBC를 정부에 순치시키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이어 황 부위원장은 "MB정권은 우리에게 '비판하지 말고 정권 홍보 방송만 하라'고 주문하는 꼴"이라며 "19개 시도에 분포된 지역MBC도 김우룡 이사장과 여권 이사들의 퇴진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MBC의 독립성은 지난 20년간 선배들이 감옥 가고 해고를 당하면서 투쟁해 얻은 산물"이라면서 "정권의 꼭두각시인 김우룡 이사장 사퇴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이근행 본부장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제작과 보도 일선에서도 강도 높은 공정방송 투쟁을 전개할 것"

- 방문진이 오늘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MBC 경영진의 일괄사퇴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어떻게 처리되는가는 변수가 아니다.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의 사장에게 중도에 강압적으로 사퇴서를 받았다. 경영진이 살아남든, 부분적으로 선별수리하든, 정권의 대리인인 방문진이 중도에 해임하는 거다. 이것은 MB정권이 공영방송을 길들이고 자신들의 꼭두각시로 만들겠다는 게다.

 

엄 사장이 재신임을 받든 아니면 새로 선임된 누군가가 됐든, 앞으로 어떻게 MBC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겠나. 공영방송의 근본역할인 비판, 공정보도 등을 할 수 있겠는가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또한 MBC 본사 경영진이 재신임을 방문진에 던지는 행위는 그 자체로 무책임하다.

 

책임져야 할 막중한 위치에 있음에도 함부로 사표를 던진 것은 공영방송 수장으로서 적절한 태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임기가 보장돼야 하는 사장을 어느 날 갑자기 불러내 사표 내라 종용하고, 이게 선례가 되면 앞으로 그 어떤 공영방송 사장도 독립적으로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방문진이 어떤 식으로 일괄반려, 전원교체, 부분적으로 교체하느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미 도발한 것이다."

 

- 투쟁의 초점이 김우룡 이사장에게 맞춰져 있는데, 엄 사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엄 사장과 경영진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엄 사장체제가 정권교체 이후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국민도 알고 MBC 구성원도 안다. 그럼에도 엄 사장이 자신까지 사퇴서를 던진 문제는 좀 다르게 봐야 한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검찰의 수사까지 당했다. 인간적인 수모까지 겪었고 사법조치까지 당하면서 꿋꿋하게 버텼다. 엄 사장이 막중한 자리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방문진에 자신의 거취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본다. 엄 사장은 국민앵커로 사랑받았던 인물인데, 이렇게 스스로 자기 자리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국민과 MBC 구성원들로부터 냉정하게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 과거에도 방문진 이사장 퇴진투쟁을 벌인 바 있나.

"87년 민주화 이후 방문진법에 따라 방문진 체제가 만들어졌다. 그 후 출범한 방문진 체제가 완벽하게 독립적이었나 그건 아니다. 방문진 이사회는 공영방송 MBC를 정치적으로 지키는 기능에 충실해야 할 역할을 갖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본사 경영진을 평가하는 등 주로 공적 기능에 중점을 두어 유지돼왔다.

 

8기 방문진처럼 자기 자신들이 마치 MBC 경영진이 된 듯한, 본사 소유와 경영의 분리, 편집의 독립성, 편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흔들어댄 방문진이 없었다. 7기까지는 무리한 월권행위가 없었다는 측면에서 직접투쟁은 없었지만, 부적격 이사에 대한 반대나 퇴진투쟁은 있었다. 이사가 중도 사퇴하는 일도 있었다."

 

- 지금 국면에서 방문진이 타깃이 되는 이유는.

"방문진 스스로 이런 상황을 초래했다고 봐야 한다. 방문진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공영방송 수장이 파리목숨 되는 문제는 있을 수 없다. 이에 대한 구조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본다. 여당과 야당 추천으로 나누는 방문진 이사의 선임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권의 전리품이나 앞잡이가 되는 구조는 안 된다. 공영방송 수장이 밀실에서 결정되는 것을 용인할 수는 없다. 시민사회가 검증할 수 있어야 하고 온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된 사장이라면 임기 문제도 명백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사의 구성과 사장선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고돼야 한다. 사장선임문제와 이사회 선임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제기할 계획이다."

 

- 내일(11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소문이 있다.

"방문진 장악하려는 시도를 지난 8∼9월에 본격적으로 했었다.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측면이 있었고, MBC 노조에 대한 근거 없는 매도가 계속되고 있다. 노영방송이니 하는, 실체도 없는 얘기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에 간섭하거나 인사권 침해한 일이 없다.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이 100% 잘했다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 사장 등 현경영진과 함께 논의했던 것은 엄기영 사장 이후 차기 사장이 어떤 정치적 미션을 갖고 MBC에 올 것이냐는 너무 뻔하다. YTN이나 KBS를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공영방송 수장은 엄청난 문제가 없다면 임기를 보장하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방문진이 문제인 것은 임기 중에 도중하차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엄기영 아니라 그 이상의 최악의 사장이라고 해도 이런 식의 사퇴나 해임은 인정될 수 없다."

 

- 정권의 노림수는 무엇이라고 보나.

"MBC 상황이 시시각각 청와대에 직보 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 내년 정치일정에 따라 MBC 경영진 판을 어떻게 짤 것인가 정권 차원에서는 매우 중요한 판일 것이다. 지방선거 등 내년으로 넘어가면 레임덕이 올 수 있고 집권여당 안에 분열도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권 차원에서는 언론을 수중에 넣고 통제하는 것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더 멀게는 차기 대선 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한다.

 

따라서 우리는 제작과 보도 일선에서도 강도 높은 공정방송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비판기능이 살아있도록 감시하고 압박할 생각이다. 어디 가서 하루 피케팅 하는 것보다 매일 국민들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2신 : 10일 오후 2시 53분]
 
"옆구리에 칼 들이대고 일괄사표와 충성맹세 받으려 하나"
 
엄기영 MBC 사장을 비롯한 임원 전체의 일괄사표 처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방문진 이사회 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10일 오후 2시,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우룡 이사장에게 대화를 요구하며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근행 본부장은 "결례를 용서해주기 바란다"며 "문화방송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사회 회의 장소까지 와서 경영진의 문제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말씀드려야 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9명의 이사들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이 본부장은 "공영방송 수장과 이사들이 임기 중에 방문진의 압력을 받고 일괄사표를 낸 것은 전례가 없다"며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이사장 이하 이사들의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이미 엄 사장 이하 경영진이 사퇴서를 냈다고 하니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알 것"이라며 "파국적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심사숙고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오늘 이사들의 결정 사항에 따라 MBC 구성원들이 싸울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모멘텀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사들은 이 사안이 MBC 발전과 노사의 공동 노력을 위한 (계기가 되도록) 기틀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옆구리에 칼을 들이대고 일괄사표를 받아낸 뒤 충성맹세를 받고, 또 일부를 경질하고 또 맹세를 받고 이렇게 해서 과연 비판언론, 공정방송 할 수 있겠나"라며 "공영방송 사장에게 사표를 내라 마라, 책임을 져라 마라 하는 것은 나쁜 선례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말에 김우룡 이사장은 악수를 청하고 "MBC 노조위원장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원만한 회의가 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MBC본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이사회 회의가 열리는 오후 2시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김 이사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이번 사태는 방문진의 강압에 의한 사퇴서 제출로 빚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를 강행할 때는 파국적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MBC 노조는 결사항전의 자세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김 이사장 면담을 만류하는 방문진 사무처 관계자에게 "MBC를 태풍 속으로 몰아넣은 방문진이, 구성원의 90%를 차지하는 노조 조합원들의 의견을 전달하겠다는데 (여기에) 단 5분도 할애하지 않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결국 이사회가 MBC 구성원들의 뜻을 묵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는 당초 예상보다 약 10분 정도 늦은 오후 2시 10분경 시작됐으며 현재 회의는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 MBC본부 관계자들은 방문진 사무처 바닥에 앉아 조용히 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신 : 10일 낮 12시 12분]
 
MBC노조, 방문진 기습농성 김우룡 면담 요구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가 10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6층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사무실을 기습 방문해, 김우룡 이사장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이근행 본부장을 비롯한 MBC본부 조합원 10여 명은 방문진 사무실 안에서 김 이사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고, 20여 명은 6층 복도에 앉아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건물주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버스 2대를 방문진 건물 앞에 세워두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율촌빌딩 지하와 1층, 6층에 30여 명의 경찰이 배치된 상태이며, 6층 방문진 출입구 앞에서는 신원확인도 하고 있다. MBC본부 관계자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나준영 MBC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엄기영 사장 등 MBC 경영진의 재신임을 묻는 이사회 장소가 당초 김포공항 근처 한 호텔로 알려졌으나 장소가 긴급히 변경됐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진 이사장실로 왔다"며 "현재는 김 이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사무실에서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방문진 사무처는 "MBC 경영진의 재신임을 묻는 중요한 절차이기 때문에 외부에 나가 호텔에서 처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사들의 뜻을 반영해 긴급히 장소를 변경하게 됐다"며 "이사회 회의는 오후 2시에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들도 이날 회의에 앞서 사무실에 도착해 있는 상태다. 6~7명의 이사들은 김 이사장과 함께 점심을 하며 대책을 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이사들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점심식사를 하고 있으며, 노조의 면담 요구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사들은 이날 회의를 열고 엄기영 사장과 김세영 부사장, 본부장 6명 등의 사표 수리 여부와 차기 임원진 구성까지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엄기영 사장 유임과 일부 임원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앞서 MBC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관 앞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퇴진투쟁에 본격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근행 본부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정권교체 이후 새로 구성된 방문진은 지난 8월 (엄기영 사장) 중도해임을 위한 1차 대공세를 폈다"며 "공식적으로야 자진사퇴 형식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강제로 일괄사퇴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공영방송 MBC 경영진으로부터 일괄사퇴 의사를 받아낸 것에는 일사불란하게 정권에 대한 충성서약을 받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전날 공식 천명한 대로 이날 본격적인 김우룡 이사장 퇴진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방문진이 MBC 직할통치 체제를 선언한 이상 더 이상 김우룡 이사장을 방문진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김 이사장은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파렴치하고 몰상식한 인물임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방송장악 완성을 기도하는 MB정권이 YTN과 KBS에 이어 MBC마저 손아귀에 넣겠다는 야욕을 부리는 만큼 MBC 전 조합원은 정권의 하수인인 김우룡 이사장의 퇴진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적극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기사 이어집니다.)
 


태그:#김우룡, #방문진, #MBC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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