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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에 지어진 상가는 낡고 퇴락해 보기가 흉하다. 재건축 신청을 했지만 2년이라는 시간을 아직도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 여주 제일시장 26년 전에 지어진 상가는 낡고 퇴락해 보기가 흉하다. 재건축 신청을 했지만 2년이라는 시간을 아직도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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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5일장이 서는 여주읍 하리에 있는 제일시장. 현재 2,000평 정도에 2층으로 된 3개동이 서 있다. 제일시장은 남한강변에 자리하고 있는 재래시장이다. 제일시장이 지어진지는 26년 정도. 낚고 퇴락한 모습은 보기에도 흉물로 변하고 있다. 낡은 시설도 그렇지만 무분별하게 설치된 가스관과 일층과 이층을 연결하며 LPG가스통과 함께 묶인 전선 등이 자칫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다.

볼썽사납게 변해버린 남한강가 상권의 중심

하리에 제일시장이 들어설 때만 해도 남한강변에 자리한 목 좋은 장으로 소문이 났다. 당시에도 점포에 입주하는 상인들이 영세한지라, 몇 년을 상환을 하는 조건으로 점포를 개설했다. 원래는 상가로 지어진 이층은 아래층 점포에 입주하는 상인들이 살림집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 같은 사람들이 매입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의 제일시장은 그야말로 불결하기가 짝이 없다. 제일시장과 붙어있는 여주 문화의 거리의 점포들이 깨끗한 모습으로 탈바꿈을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여기저기 늘어선 가스통과 수북한 전선등이 대형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다
▲ 상가 옥상 여기저기 늘어선 가스통과 수북한 전선등이 대형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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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여주 재래시장인 제일시장을 재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상인들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고, 4년 전부터는 제일시장을 재개발하기 위해 상인들 스스로가 재개발추진위를 구성했다. 현재는 78명의 회원들이 모두 상가가 재개발되기만을 목 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 아직도 진척이 되고 있지 않다.

발목 잡힌 재개발

제일시장의 입주 상인들은 2,000평의 상가 부지를 내놓았다. 시공사를 선정한 후 현재의 상가지역에 현대식으로 복합주상상가를 건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런 조건을 내세우면서도 재개발에 대한 의지를 가졌으나, 일이 쉽사리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다. 문제는 상가 곁에 자리 잡고 있는 유형문화재인 강한사 때문이다. 공사 지역 가까이 문화재가 있으면 그 문화재의 훼손문제로 <문화재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형문화재인 강한사와 대로사비가 곁에 있어 심의를 받고 있다
▲ 강한사 유형문화재인 강한사와 대로사비가 곁에 있어 심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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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주군에서 제일시장 '강한사 주변 현상변경 허용기준(안)'을 마련하여 제출했으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시공사로 선정이 된 곳마저 열의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 상인들의 이야기다. 현재의 상가 모습은 오히려 주변 문화재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형사고의 불씨를 안고 있는 제일시장

제일시장을 둘러보면 섬뜩하다. 아파트 옥상엔 쓰레기가 여기저기 쌓여있고 건축한 지가 오래된 건물은 균열이 간 곳도 있다. 옥상에 여기저기 놓인 가스통 곁에는 전선이 수북이 쌓여있고, 일층과 이층에는 전기선이 볼썽사납게 늘어서 있다. 상가 이층의 통로에는 보일러 기름통이 여기저기 놓여있다. 한 마디로 자칫 잘못하면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모습이다.

이층과 이층을 연결하는 가스관과 전선들. 어디 하나 불안하지 않은 곳이 없다.
▲ 위험한 전선 이층과 이층을 연결하는 가스관과 전선들. 어디 하나 불안하지 않은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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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는 보일러 기름탱크들이 놓여있어 보기에도 섬뜩하다
▲ 복도 복도에는 보일러 기름탱크들이 놓여있어 보기에도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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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험한 요소를 안고 있는 제일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명의로 되어있는 상가 부지를 시공사에 넘기고, 복합주상상가 건축을 제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상가건물이 완공되기 전까지 현재 강한사와 상가 사이에 있는 주차장에 임시로 상가를 개설하고, 복합상가가 완성이 되면 일층 상가에 입주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상인들은 재건축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현대식으로 건물을 지어 주변을 정화하겠다는데 허가를 내주지 않는 관계부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제일시장 이영만 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제일시장 이영만회장 인터뷰

- 제일시장의 재개발은 진척이 있는지?
제일시장은 여주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입니다. 그런데 지은 지가 오래되고 시설이 낡아 여러 가지로 위험 요인이 많은 곳입니다. 보시다시피 현재 제일시장은 대형참사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입니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 재개발을 하기로 상가번영회에서 결정 한 후 시공사를 선정하고 재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도 처음 그대로 상태입니다. 지금은 상인들도 시공사가 다 힘든 상태입니다. 

- 재개발이 안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문제는 100m 이내에 문화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재가 일정구역 내에 있을 때 문화재심의 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여러 가지 사안이 있겠지만 지금은 건축기술이 발달하여 문화재의 훼손을 하지 않고 건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200m 거리에 10여년 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그 아파트들은 남한강가의 거리가 저희 시장보다 더 가깝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점을 보완하라고 해서 그런 지시를 이행을 하기도 했지만, 그리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을 합니다. 시간만 지나면서 상인들도 시공사가 이젠 지쳐가고 있습니다.

- 세입자들과의 또 다른 문제는 없나요?
그런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저희 상가 이층에 세를 들거나, 일층 점포에 세를 든 사람들과의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이층의 세입자들은 처음 들어올 때 재개발이 시행이 되면, 이주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를 놓았습니다. 현재 장사를 하는 세입자들은 재개발이 시작이 되면 다 같이 임시 상가를 옮겼다면, 재건축이 된 점포로 다시 입주를 하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세입자들과의 문제는 모두 해결이 된 상태입니다.

- 직접 상가건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알다시피 제일시장의 상인들은 영세합니다. 재래시장의 점포 하나를 갖고 있다고 해서 무슨 큰돈이 있겠습니까?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저희들도 스스로 5층 정도 상가를 올려 편안하게 상가운영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동안 어렵게 지켜온 상가 부지를 이유 없이 내놓은 것도 그러나 그러한 재력을 갖고 있지 못해서입니다. 오죽하면 이층을 월 15만원 정도에 세를 놓아 도움을 받겠습니까? 

제일시장 상가 옥상에서 바라본 주변의 아파트. 이 아프트들도 19층으로 지어진지 10여 년이 되었다
▲ 주변 아파트 제일시장 상가 옥상에서 바라본 주변의 아파트. 이 아프트들도 19층으로 지어진지 10여 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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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을 하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시공사를 선정하여 복합상가를 짓고, 일층을 상가로 만들어 저희들이 입주를 하고, 3층부터는 아파트를 들이고자 하는 것입니다. 19층까지 올려야 모두 130세대 정도가 들어오는데, 그 정도는 되어야 시공사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곁에 문화재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공비가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22층으로 신청을 했다가 지금은 주변에 있는 아파트와 같은 19층으로 심의 심청을 했지만, 또 부결판정을 받았습니다.

- 이유는 무엇입니까?
주변의 건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은 주거지지역이고 저희 상가는 준주거지입니다. 100m 이내에 유형문화재인 강한사와 대로사비가 있어, 처음 심의를 받을 때 지적한 사항에 대한 내용을 추가하여 다시 신청을 했습니다. 저희 시장 주변에는 제1구역부터 5구역까지가 있고, 저희 제일시장은 제4구역입니다. 1구역은 주거지로 평스라브 14m 이하, 경사지붕은 18m 이하 4층으로 규제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4구역은 상가지역이기 때문에 준주거지로 경사면 최고높이 64m, 19층 이하로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주변 지역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100m도 안되는 곳에 19층 아파트가 있어, 오히려 낡은 시장을 개발하면 더 어울리는 깨끗한 경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저희생각입니다.

복합상가로 지어질 제일시장 조감도
▲ 상가조감도 복합상가로 지어질 제일시장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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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문화재에 대한 생각은?
요즈음은 건축공법이 발달을 하여 문화재에 피해를 주지 않고 공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건축전문가들의 소견입니다. 그리고 문화재 곁에 낡고 퇴락한 시장이 있어 오히려 문화재의 품위를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이곳에 깨끗한 상가를 건축한다면 오히려 상가와 연계해 문화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저희들 입장입니다.    
             
- 5일장 지역인 제일시장이 현대식으로 바뀌면 5일장이 사라지지 않나요?
저희들은 시장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중앙에 올라가 24억이라는 예산을 받아 주차장을 확보했습니다. 복합상가가 완공이 되면 이 주차장지역을 5일장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이곳에 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한다면 오히려 더 바람직한 5일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 감사힙니다.


태그:#제일시장, #재래시장, #여주, #재건축,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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