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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시의원의 공천 목줄을 쥐고 있으니까 행정구역 통합에 반대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시장과 시의원은 정당 공천을 없애야 한다. 진짜 중요한 결정을 시의원들이 하는 것이 잘못이다. 시민들 손으로 해야 한다."

"행정구역 통합 여부 결정을 주민투표로 해야 한다"며 삭발에 이어 단식농성하고 있는 배명갑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진해지부장이 한 말이다. 배 지부장은 김덕수 사무국장과 함께 18일 오전 진해시청 현관 앞에서 삭발식을 가진 뒤, 현관 바깥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다.

배명갑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진해지부장(오른쪽)과 김덕수 사무국장은 18일 오전 진해시청 현관 앞에서 행정구역 통합 결정은 주민투표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배명갑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진해지부장(오른쪽)과 김덕수 사무국장은 18일 오전 진해시청 현관 앞에서 행정구역 통합 결정은 주민투표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 강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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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는 주민여론조사에 따라 마산-창원-진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해당 시의회에서 찬성하면 통합이 되고, 시의회에서 찬성하지 않으면 주민투표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진해시의회는 '행정구역 통합 여부 안건'을 당초에는 19일 상정할 예정이었는데, 하루 전날인 18일 상정 날짜를 연기했다.

진해시의원은 모두 13명이다. 정당 분포를 보면 11명이 한나라당이며, 1명이 민주당(비례대표), 1명이 무소속이다. 최근 김하용 부의장은 정부의 행정구역 통합 추진에 반대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희망진해사람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한나라당 김학송 국회의원이 시의원들을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영주 시의원(민주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이 어떤 말로 시의원들의 발목을 잡든지 현명한 판단과 외압에 의해 끌려가서는 안된다"며 "행정구역 통합 결정은 주민투표로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통합공무원노조 지부는 이날 낸 입장을 통해 "시의회 대다수 의원들이 행정구역통합은 주민투표로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으나 최근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과 정부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며 "시의회가 정치권의 의도대로 주민투표 없이 행정통합을 강행할 경우 더욱 강력한 투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배명갑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진해지부장(오른쪽)과 김덕수 사무국장은 18일 오전 진해시청 현관 앞에서 행정구역 통합 결정은 주민투표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진 뒤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배명갑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진해지부장(오른쪽)과 김덕수 사무국장은 18일 오전 진해시청 현관 앞에서 행정구역 통합 결정은 주민투표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진 뒤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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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날 오후 배명갑 지부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 날씨가 추운데 단식농성을 어떻게 하는지?
"현관 밖에서 천막도 설치하지 않고 단식농성 중이다. 일단 있어 보고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 봐야 할지 모르겠다. 진해시가 없어지는 문제를 시의원들이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 시의회가 당초에는 내일(19일) 안건을 상정한다고 했는데 늦춘다는 말도 있는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 시의원들의 입장이 바뀌었다는데?
"이전에는 시의원들도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듣기로는 지난 주 토․일요일 한나라당 지구당 사무실로 시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이전에는 시의원들을 만나면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도 잘했는데 지금은 접촉 자체를 피하고 있다."

- 시의원들을 만나 보았는지?
"접촉을 피하고 있어 다 만나보지는 못했다. 일부만 만나 봤는데, 당에서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더라."

- 행정구역 통합 추진과 관련해 한나라당에 하고 싶은 말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에 대한 정당공천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절실히 느꼈다. 주민여론을 무시하는 정치인은 한 명도 당선하지 않아야 한다."

- 시의원들이 입장이 바뀐 것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때문이라고 보는지?
"공천권 때문 아니냐. 국회의원이 시의원의 목줄을 쥐고 있으니 그런 것이라고 본다."

- 김학송 의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아직 만나 보지 못했다. 오늘(18일) 진해에 왔다는 말이 들리는데 만나 보지 못했다. 아무리 정부 정책이라도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 정부 정책이라고 해서 다 맞는 것은 아니지 않나.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

- 최근 일부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보면 행정구역 통합에 찬성 비율이 높은 것 같은데?
"찬성이 높으면 높은 대로 하면 된다. 우리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 중요한 사안인데, 시의원들이 결정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손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

- 이재복 진해시장도 행정구역 통합 찬성 입장을 보였는데?
"창원과 진해 통합을 말했던 것이다. 지금은 건강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기가 좀 그렇다."


태그:#행정구역 통합, #주민투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마산창원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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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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