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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 최병성 시민기자가 쓴 폐타이어에 키운 굴을 드시겠습니까?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우리 고향 동네도 굴양식을 하고, 폐타이어를 사용한 지역이 '남쪽 바닷가'라고 했고, 사진에 나온 지역이 눈에 익었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에는 돌에 붙은 굴을 땄습니다. 이를 '석화'(石花)라고 불렀습니다. 돌에 핀 꽃이라는 뜻입니다. 어머니가 굴을 따러 가면 한 번씩 따라 다녔는데 정말 돌에 꽃이 핀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우리 동네에서 간혹 볼 수 있지만 거의 볼 수 없습니다. 대부분 양식을 합니다.

우리 동네도 혹시 폐타이어로 굴 양식을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았습니다. 다행히 우리 동네는 폐타이어로 굴 양식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내가 모르는 곳에서는 폐타이어로 굴 양식을 할 수 있었지만 동네 분들은 폐타이어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폐타이어로 양식 하지 않나요?"
"폐타이어가 무엇인데?"

"아니 어디서 폐타이어로 굴 양식을 한다는 뉴스를 봤어요."
"여기는 그런 것 없다. 네 눈으로 한 번 봐라. 눈으로 직접 보고서도 그러나. 우리 동네 굴은 깨끗하다."

 굴을 가득 실은 배
 굴을 가득 실은 배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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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타이어로 양식한 굴이 아닙니다
 폐타이어로 양식한 굴이 아닙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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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서는 11월 초부터 다음해 이르면 3월, 늦으면 4월까지 굴을 깝니다. 하루 종일 굴을 까는데 많은 이들이 함께 까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며느리 흉도 봅니다. 하지만 그것은 흉이 아니라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입니다. 12월부터는 춥기 때문에 하우스 안에서 나무 난로까지 피워야 합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난로를 피워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추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튼튼하게 지은 집에서 굴을 까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닐하우스를 지어 놓고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다섯 달 동안 굴을 깝니다. 겨울에는 난로까지 피워야 합니다.
 비닐하우스를 지어 놓고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다섯 달 동안 굴을 깝니다. 겨울에는 난로까지 피워야 합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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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굴을 까고 있었습니다. 형수님은 요즘 환자 도우미 일 때문에 많이 바쁩니다. 형님께 요즘 굴 시세가 어떤지 물었습니다.

"1kg에 얼마해요?"
"오늘보니 11,500원"
"시세가 괜찮네요. 굴도 작지 않고, 크네요."

"올해 굴이라 그런지 껍데기가 약해 잘 부서져. 까기가 쉽지 않다."
"굴도 크고, 시세도 좋고, 하루에 많이 벌겠어요."
"집에 놀면 무엇하나. 나오면 동네 사람들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하루 보내는 것이지."


 형님이 굴을 까고 있습니다. 폐타이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형님이 굴을 까고 있습니다. 폐타이어는 보이지 않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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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타이어 굴 양식을 하는 곳도 있다지만 대부분은 대나무에 줄을 묶어 굴 양식을 합니다. 우리 동네 굴 정말 맛 있습니다. 우리 동네 굴을 어떤 분들이 먹을지 모르겠지만 안심하고 먹어도 됩니다.

▲ 굴까기 모습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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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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