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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일어나 화장실 다녀오고, 이불 털고, 밥 먹은 후 신문을 보고 있는데 왼쪽 허리가 뒤가 바늘로 찌르고, 칼로 베는 것처럼 통증이 왔습니다. 쉴 수가 없었습니다. 조카 예설이가 오는 시간이라 아내가 밖에 잠시 나갔는데 오늘 찾으로 예배당 소파까지 엉금엉금 기어갔습니다. 몸에는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아내가 잘 믿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아내에게 아프다고 장난을 자주 하기 때문입니다.

"여보! 너무 아파요. 견딜 수가 없어요."
"장난치지 마세요."
"아니 지금은 장난이 아니에요.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정말 진땀이 나네요. 119 부를까요?"
"119는 무슨 119, 내가 운전하면 돼요."

"아닌 것 같은데요. 땀 좀 봐요."
"조금 낫는 것 같은데."

하지만 잠시뿐이었습니다.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먹은 것을 토하니까 겁이 덜컥 났습니다.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아프면 하늘이 노랗게 되고, 대낮이 별이 뻔쩍뻔적 한다는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습니다.

"여보 119 불러요. 도저히 못참겠어요."
"엄마 아빠가 119 부르래요."
"너희들은 아빠가 아파서 119 부르는 것이 좋아."
"아니요. 그래도 우리 집에 119가 오잖아요."

막둥이 녀석이 집에 119가 온다는 말에 신이났습니다. 부른 지 5분도 안 되었는데 119가 도착했습니다. 방바닥에 누워 있는 나를 보자 119 대원들도 긴장을 했는지 자세히 물었습니다. 언제부터 아팠느냐, 머리는 아프지 않느냐 따위를 물었습니다. 토했다고 하니 일반 병원이 아니라 종합병원으로 가지고 했습니다.

그런데 출근 시간이 119차가 비상 사이렌을 울리고 가도 차가 비켜주지를 않았습니다.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데 비켜주지 않으니 얼마나 화가 나는지 앞으로 119차 보면 반드시 비켜주어야 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서 깨달았습니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할 때까지 통증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어디가 아파요."
"왼쪽 허리 뒤가 바늘로 찌르고,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고 토했습니다."

"술 담배 하세요."
"아니요."
"먼저 소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갑자기 오는 통증은 '요로결석'일 수 있으니까요?"

"요로결석요?"
"예. 먼저 소변검사부터 하세요."
"갑자기 오다 보니까 신발을 신지 않았습니다."
"그럼 소변통을 가져다 줄 것이니까 여기서 누세요."


하지만 오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응급실에서 나오지 않아 화장실에 갔는데 오줌은 나오지 않고, 또 토하는 것입니다. 결국 오줌은 누지 못하고 응급실로 갔는데 통증이 심해 엉금엉금 기어갔습니다. 화장실과 응급실을 세 번이나 왔다 갔다 한 후 겨우 오줌을 누었는데 아내와 내가 보이게도 피물이었습니다. 오줌을 누고 나니 통증이 사라지고 한결 시원해졌습니다.

통증이 잠깐 사라진 후 응급실에서 쉬고 있는 모습
 통증이 잠깐 사라진 후 응급실에서 쉬고 있는 모습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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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침밥을 먹었기 때문에 영상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피 검사와 소변 검사로는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어 영상 사진을 찍어야만 병명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후 3시까지 응급실이 누워 있는데 정말 답답했습니다. 통증은 아침보다 없지만 내가 큰 병원 걸리지 않은 것인지, 수술하면 집과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 별 생각이 다 났습니다. 영상 사진을 찍었습니다.

"환자분 주사약을 맞는데 피를 통해 콩팥으로 들어갑니다. 콩팥에 약이 들어간 것을 찍고, 약이 다 빠져 나온 후 찍습니다. 시간은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아니 2시간이나 걸려요."
"약이 콩팥에서 잘 빠져 나가지 않으면 오래 걸립니다. 콩팥에 약이 머물 수 있도록 잡아주어야 합니다. 약을 잡아 줄 때 조금 힘들겠지만 참으세요."

약을 주입하고 콩팥에 약이 머물도록 배 위에 묵직한 것을 올려놓고 잡아 주는데 얼마나 힘든지 또 통증이 올까 걱정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콩팥에서 약이 잘 빠져나가지를 않았습니다. 사진을 몇 번이나 찍었습니다. 2시간을 꼭 채웠습니다.

"환자 분 걱정하지 마세요. 요로결석이 맞습니다. 결석도 큰 것이 아니라 아주 작습니다. 약물 치료로 가능합니다. 물 많이 먹고, 걷기 운동 많이 하세요."

119 불러 응급실까지 실려갔는데 요로결석이라니. 조금 미안했습니다. 조카 때문에 제수씨 직장 휴가 냈습니다. 하지만 통증은 요로결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습니다. 산모 산통만큼 아프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요로결석 때문에 겪은 통증, 정말 말로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전화 한 통에 5분 안에 출동하고, 병원까지 가는데 친절하게 묻고, 환자와 보호자가 걱정하지 않도록 안정을 시켜준 119 대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태그:#119, #요로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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