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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를 개통한 지 한달여 동안 줄곧 이런 화면이  뜨더니, '안정화 작업을 완료했다'는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 화면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 '요청하신 URL을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 중입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를 개통한 지 한달여 동안 줄곧 이런 화면이 뜨더니, '안정화 작업을 완료했다'는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 화면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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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저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 아래부터 교과부)가 '2009개정 교육과정'을 마련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만들어놓은 '2009개정 교육과정' 사이트가 한 달이 넘도록 들어갈 수 없게 방치해 놓고 있다는 기사 '개정교육과정 사이트는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 중' 을 써서 올린 적이 있습니다. 교과부는 이 기사를 올린 다음 날인 11월 2일 아침 공지사항에, 올린이 이름없이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더군요.

일부 컴퓨터 웹브라우저 버전과의 충돌로 인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가  정상적인 서비스가 어렵니다. 현재 서비스 안정화 작업이 진행중에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 안정화 작업 기간 동안 서비스 이용 시 대체 조치 수단
웹페이지 초기화면 접속이 안되는 경우 새로고침(F5)를 하시거나 웹브라우저 버전을 인터넷 익스플로러 7 이상으로 업데이트 하셔서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려고 만든 '2009 개정 교육과정'홈페이지가 한달째  '서비스가 어렵고, 서비스 안정화 작업이 진행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양해바랍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나흘 뒤인 11월 6일 다음과 같은 글을 공지사항에 새롭게 올립니다.

그동안 홈페이지 이용에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2009 개정 홈페이지 안정화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현재 홈페이지 모든 기능이 정상화 되었습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교과부가 공지사항에 밝힌 내용으로 보면, 교과부 공식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는 연 지 한 달하고도 이틀이 지난 11월 6일에야 정식 개통이 된 셈입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홈페이지에 잘 들어갈 수 있고 글도 잘 올릴 수 있게 되었냐고요? 천만에요! 전보다 잘 들어가지긴 합니다만, 여전히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이라는 화면이 자주 보입니다.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화면이 뜨는 와중에 저는 가까스로 네 개의 글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에 대한 교과부 쪽 답은 없습니다.

헉! 내 전화번호가 떠있네
 
문제는 또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려면 '실명확인'을 해야하고 '실명확인'을 하려면 다음 화면과 같이 '등록자, 연락처, 이메일, 제목, 질문내용, 첨부파일, 비밀번호'를 차례로 써 넣게 되어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쓰는 칸 옆에는 '정확히 기입 바랍니다'는 말도 써 있습니다. 저는 글을 쓰기 위해 당연히 쓰라는 것을 열심히 다 쓰고 글을 올렸습니다.

실명 확인을 하려면 다음 화면과 같이 등록자, 연락처, 이메일, 제목, 질문내용, 첨부파일, 비밀번호를 써 넣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잘 써 넣었습니다.
▲ 실명확인 실명 확인을 하려면 다음 화면과 같이 등록자, 연락처, 이메일, 제목, 질문내용, 첨부파일, 비밀번호를 써 넣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잘 써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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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웬걸 어제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곳에 제 전화번호가 떠 있다고 말입니다. 기겁을 했습니다. 설마하면서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2009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제가 올린 글을 열어보니 정말로 제 이름 아래 제 전화번호가 그대로 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번호만 떠 있는 게 아니라, 이름 옆에 붙은 편지 아이콘을 누르면 제 이메일 주소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실명 확인할 때 쓴 제 전화번호가 그대로 떠 있습니다.(파란색 부분) 편지 아이콘을 누르면 메일 주소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 올린 글 위에 전화번호가! 실명 확인할 때 쓴 제 전화번호가 그대로 떠 있습니다.(파란색 부분) 편지 아이콘을 누르면 메일 주소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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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서 떠 있는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지울 수 없을까해서 글 아래 비밀번호를 써 넣는 칸에 비밀번호를 써 넣고 수정 버튼을 눌렀더니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비밀번호를 잘못 알고 있나해서 제가 잘 쓰는 비밀번호를 차례로 다 넣어 보았지만, 그때마다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만 뜹니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지우려고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비밀번호를 써 넣었는데도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결국 밤새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겨우 개인정보를 지울 수 있었습니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지우려고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비밀번호를 써 넣었는데도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결국 밤새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겨우 개인정보를 지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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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제가 그만 건망증이 심하더니 그새 비밀번호를 잊었구나 생각하고는 내일 오전에 관리자에게 전화를 해서 지워달라고 요청해야지 하고 있다가, 그래도 미심쩍어서 다시 들어가 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때는 제가 알고 있는 비밀번호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비밀번호를 잊어서 수정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 운영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올린 글을 차례로 열고 들어가서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지웠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방 창문이 훤히 밝아오는 새벽 6시 30분 현재, 마지막 한 글은 아무리 여러 번 시도해 봐도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만 계속 떠서 제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과부,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요?

교과부는 어쩌면 처음부터 '2009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를 한 달이 넘도록 '서비스 준비중'으로 방치해 놓고, 이에 대한 기사를 쓰자 그제서야 '안정화 작업'을 하고, '안정화 작업' 뒤에도 계속 오류가 나고, 겨우 올린 글에 대답도 없는데다가, 학교 현장교사들이 꼭 알고 싶은 문건은 올리지 않은 채, 아직 확정되지도 않는 홍보성 문건만 올려놓고 있으니 말입니다.

공청회 소식, 나흘 전에 겨우 다섯 줄로 올려

교과부 공식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서는 공청회 예정일 나흘 전에 '제2차 공청회' 소식을 겨우 다섯 줄로 올렸습니다.
▲ 겨우 다섯 줄 교과부 공식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에서는 공청회 예정일 나흘 전에 '제2차 공청회' 소식을 겨우 다섯 줄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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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가 막힌 일은 2차 시안 공청회를 11월 16일에 한다고 하면서, 이 소식을 겨우 나흘 전인 11월 12일에 공지사항에 달랑 다섯 줄로 올려놓았다는 것입니다. 첨부된 이미지는 교과부 메일링으로 보낸 이미지일 뿐입니다. 최소한 2차 시안 공청회를 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많은 관심과 참석을 바란다'면 2차 시안 내용을 미리 공개해서 살펴보고 공청회 때 궁금한 사항을 토론하고 답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난 1차 시안 공청회 때도 공청회 장소에서 처음 1차 시안 내용을 볼 수 있었고, 그나마도 자료집이 부족해서 받지 못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공청회 자료는 공청회 전에 올려서 미리 살펴보게 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교과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할 생각이나 있었는지 의심이 갑니다.

교과부 홈페이지 공청회 소식은 어디로 증발했을까?

교과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려놓은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 분명 첫화면에서는 11월 12일자로 올린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빨간 줄 안)가 보입니다.
 교과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려놓은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 분명 첫화면에서는 11월 12일자로 올린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빨간 줄 안)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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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첫 화면 공지사항에 떠 있는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 제목을 클릭하면 위와 같이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이라는 화면이 뜹니다.
▲ 또 그 화면 교과부 첫 화면 공지사항에 떠 있는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 제목을 클릭하면 위와 같이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이라는 화면이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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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제목으로 보이는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 를 공지사항 '전체 보기'를 눌러서 보면 내용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 귀신이 곡할 노릇 분명 제목으로 보이는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 를 공지사항 '전체 보기'를 눌러서 보면 내용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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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소식은 11월 12일, 교과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도 떴습니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제목을 클릭해 봤더니 또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 중'이라는 화면이 나옵니다. 이상해서 전체 공지사항을 띄워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상하게도 제목에 있던 '제2차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소식이 그만 사라지고 없습니다. 참 이상하지 않나요? 저는 꼭 귀신에 홀린 듯 합니다.

한 나라의 중대한 국가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 확정 예정일을 겨우 4개월 앞두고 출입기자들을 모아놓고 하는 기자 간담회(11월 9일) 자리에서 처음 꺼낸 것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더니,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 운영과 관리도 영 부실한데다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아직 결정되지도 않는 교과부쪽 홍보만 일삼은 채, 진행내용과 공청회 소식은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동안 현장교사가 지켜 본 '2009 개정 교육과정'의 부실하기 짝이 없는 면입니다. 

13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기획과 담당자 ㅇ연구사와 직접 통화해 보니 개인정보유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가 뜨는 문제를 곧 해결해 보겠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비밀번호를 쓰고 들어가서도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지울 수 없었던 제 글은, 결국 개인정보를 안 보이게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담당자에게 부탁을 해서 삭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육과학부 홈페이지 공지사항 제목 '제2차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를 클릭하면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 중'이라고 뜨던 화면도 올린 지 하루만인 13일 오전에 제대로 뜨게 해 놓았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개정교육과정 공청회 안내글이 겨우 네 줄 뿐이라는 것이 허탈합니다.
 
11월 16일에 있을 예정인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장. 그동안 교과부가 주최하는 공청회 현장을 수없이 다녀봤지만, 정작 공청회가 학교 현장의 소리를 충분히 수렴하지도 못하고 끝나고 맙니다. 내용도 모르고 가서 토론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그야말로 '요식행위'로 끝나고 맙니다. 이런 의미없는 공청회는 하루빨리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11월 16일에 있을 예정인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안내장. 그동안 교과부가 주최하는 공청회 현장을 수없이 다녀봤지만, 정작 공청회가 학교 현장의 소리를 충분히 수렴하지도 못하고 끝나고 맙니다. 내용도 모르고 가서 토론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그야말로 '요식행위'로 끝나고 맙니다. 이런 의미없는 공청회는 하루빨리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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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그동안 '2009 개정 교육과정' 홈페이지의 부실하기 짝이 없는 운영과 관리를 지켜보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교육과학기술부'와 '2009개정 교육과정'과 '교육'과 '과학'의 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그:#2009개정교육과정홈페이지, #2009개정교육과정, #2009개정교육과정공청회, #개인정보유출, #교육과학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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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독립한 프리랜서 초등교사. 일놀이공부연구소 대표,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일놀이공부꿈의학교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학사), 교육연구자, 농부, 작가, 강사. 단독저서, '서울형혁신학교 이야기' 외 열세 권, 공저 '혁신학교, 한국 교육의 미래를 열다.'외 이십여 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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