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해 5월 시작된 촛불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거든요. 촛불을 계기로 지역운동의 과정과 흐름을 돌아보고, 앞으로 지역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고민해 보는 자리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흘간 지역운동의 신나는 변화를 위한 솔직하고 신선한 논의가 진행될 겁니다."

 

오는 11월20일부터 사흘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위치한 아주대학교 법학관에서 열리는 '지역운동포럼 in 수원'(아래 포럼)을 준비 중인 안병주 활동가의 말이다.

 

안 활동가는 수원은 물론 경기도 지역에서 실천력과 추진력이 있는 일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얼핏 약력만 봐도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수원반전평화연대 집행위원장, 인권잡지 월간 <사람> 기자를 거쳐 현재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와 행동연대 활동가, 수원시민대책회의 집행위원 일을 맡고 있다.

 

"지역 변화 이끌어 왔는지 진지한 자기 성찰을 할 때가 왔다"

 

안 활동가는 "수원역 촛불 문화제에 오는 네티즌(누리꾼)이나 시민들이 갖고 있는 변화의 욕구를 기존 운동 단체가 수렴하지 못했다는 게 (지역 시민사회단체 내의) 일반적인 평가"라며 포럼이 담아내려는 문제의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한 평가를 넘어 어떻게 시민들과 함께 진보적 사회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약 3개월 전부터 지역 운동의 과제를 털어놓고 논의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고요. 사실 지역 활동가들과 고민하며 연대 운동을 수년간 해 왔거든요. 그런데 단체는 물론 지역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 왔는지 진지한 자기 성찰을 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거죠."

 

'지역운동포럼'이란 틀답게 다루는 주제들에서도 "주민운동 사례 나누기", "노동운동이 지역운동에게 묻는다"를 비롯해 "우리에게 '지속가능'은 있는가"처럼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전망을 모색해 보자는 뜻이 묻어난다.

 

그렇다고 포럼의 고민이 수원에만 한정된 건 아니다. 공통의제로 잡힌 "촛불, 지역에서 길을 묻다"는 이른바 '이명박식 통치전략'에 맞서 지역운동과 촛불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고자 마련됐다.

 

"촛불을 넘어 지역과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향 고민"

 

안 활동가는 "우선 매주 수요일 1년 반 동안 진행된 지역 촛불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논의할 생각이다"면서 "촛불을 넘어 지역 운동 조직과 촛불이 함께 지역과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향이 어떤 것이 있나 고민해 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논의에는 수원은 물론 서울 강남과 용인지역 촛불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지역 촛불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지혜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공통의제가 있다. 바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민해야 할 내용들을 "이제, 관객민주주의를 집어 치워라"란 꼭지로 준비했다.

 

이 공통의제에 대해 안 활동가는 "주민자치,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실천이 전제되지 않는 민주대연합이나 후보 단일화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에서 선거에 접근하려 한 것"이라면서 "2010지방선거의 의미와 후보전술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지역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선거 의제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의제는 '100분 토론' 형식으로 준비 중이다. 선거에 대해 '민주대연합'이나 '진보대연합론', '풀뿌리 주민자치' 등 다양한 의견을 가진 토론자가 논쟁하고, 청중들 의견도 함께 들을 예정이다.

 

21일엔 변산공동체 윤구병 대표 강연과 인권콘서트

 

'포럼에서 추천할 수 있는 대표 행사는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안 활동가는 서슴없이 두 가지를 꼽았다. 그 중 하나가 전라북도 부안 변산공동체의 윤구병 대표의 강연 "어디로 가야합니까"(21일 오후 4시)이다. 희망이 있는 듯, 없는 듯 답답하기만 한 현실에 대한 윤 대표의 진단과 함께 출구를 찾아보는 시간이란다.

 

21일 저녁 7시에 진행되는 인권콘서트 '메마른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도 추천 행사다. 수원지역 촛불집회를 통해 소통했던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과 노래패 '꽃다지', '김미정', '주말앤블루스', '한낱' 같은 문화예술인들이 저마다 신명나는 무대를 선보인다.

 

안 활동가는 "처음하다 보니 취지엔 공감을 하되 운동의 여러 영역이나 의제를 지역사회에 열어 놓은 채 논의하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면서 "내용에서도 서로 부족한 점이 있는데, 그것을 100% 드러내 함께 풀어나가려 하는 경향이 부족한 듯 하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첫 술에 배부른 일이 어디 있던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같이 얘기하고, 함께 채워나갈 부분이 어떤 게 있는지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 자체가 뜻 깊은 일"이라며 안 활동가가 내민 포럼 안내 홍보물엔 이렇게 적혀 있다.

 

"지역운동포럼 in 수원은 작은 출발입니다. 여전히 소수에 불과한 우리를 되짚고, 세상을 바꾸고 싶은 그 열망의 불을 다시 지펴, 지구적 재앙을 막기 위해 지역에서 다시 어깨를 걸어보자는 것입니다. 지역운동포럼, 오지 않으면 후회하게 만들껍니다 반드시^^.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지역운동포럼, #수원, #선거, #민주주의, #대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