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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이 모두 신종플루에 걸렸다가 아무 탈 없이 건강을 회복하여 다시 학교에 등교를 하고 있습니다. 큰아이와 작은 아이는 각각 하루 간격으로 신종플루 증상이 나타나서 5일씩 타미플루를 복용하였습니다. 두 아이 모두 일주일씩 자가격리 치료를 한 후에 이번 주 월, 화요일부터 학교에 등교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이 둘은 모두 감기증상이 먼저 나타났습니다. 기침, 콧물, 그리고 몸살 증상이 나타나더니 둘째 날에 열이 각각 37~39도 사이를 오르내렸습니다.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 먼저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작은 아이는 이미 열이 내리고 난 후부터 타미플루를 복용하였고, 큰아이는 감기 증상이 나타난 다음 날 고열로 보건소에서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 저녁  때부터 복용하였습니다.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작은 아이는 일반 감기약은 처방하지 않고 타미플루 5일분만 보건소에서 직접 받아왔기 때문에 타미플루 복용을 하면서도 집에서 평소에 감기 증상이 있을 때 하는 민간요법 치료를 함께하였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감기 증상이 있으면 아이들에게 파뿌리, 콩나물, 무, 배, 귤 껍질, 생강, 도라지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재료를 달여서 먹이는데,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도 작은 아이는 타미플루와 함께 민간요법을 병행하였습니다.

 

큰아이는 확진 검사 없이 감기와 고열증상으로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기 때문인지, 보건소에서 일반 감기약과 타미플루를 함께 처방해주었습니다. 아침과 저녁에는 감기약과 타미플루를 같이 복용하고 점심 때는 일반 감기약만 복용하도록 5일분 약 처방을 해주더군요.

 

큰아이와 작은 아이 모두 3일째 되는 날부터 감기 증상이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4일째부터는 약한 감기 증상만 남기고 고열과 심한 기침 증상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5일 동안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일주일 동안 자가격리 치료를 하라는 의사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거르지 않고 약을 먹고 일주일을 충분히 휴식하면서 보냈습니다.

 

두 아들, 일주일 동안 신발도 한 번 안 신었다

 

아들이 둘 다 신종플루에 걸렸지만 집 안에서 가족들이 서로 격리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내기는 참 어렵더군요. 열이 많이 나고 감기 증세가 심할 때는 각자 자기 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서 지냈기 때문에 '격리'가 가능하였지만, 3, 4일째부터 증상이 사라지자 거실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더군요.

 

아이들에게는 방에 혼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도록 하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큰아이는 철저하게 마스크 착용을 하였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작은 아이는 그냥 집안을 돌아다닌 적도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아픈데 부모가 애들만 격리시킬 수는 없었기 때문에 마스크만 착용하도록 하고 그냥 한 집에서 보통 때처럼 지낸 셈 입니다.

 

사실, 저희 부부 모두 저희가 감염되는 것은 별로 걱정이 되지 않았는데, 저희 때문에 같은 직장 동료들이나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아이 둘이 모두 신종플루에 걸렸다고 하였더니, 실제로 주변 사람들도 잠복기를 거쳐서 전염될지도 모른다며 많이 불안해하기도 하더군요.

 

 

대신, 아이 둘 다 '자가격리'는 철저히 지켰습니다. 작은 아이는 신종플루 검사를 받은 토요일부터 학교에 다시 등교하는 날까지 8일 동안, 그리고 큰아이는 타미플루를 처방을 받은 화요일부터 7일 동안 단 한 번도 현관문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현관문을 나서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신발도 한 번 신지 않고 집 안에서만 지냈습니다. 하다못해 과자 사러 동네 슈퍼에도 한 번 다녀오지 않고 철저하게 집 안에서만 지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길은 오직 스스로 격리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인데, 저희 두 아이는 철저하게 잘 지켰습니다.

 

수건 따로, 반찬도 따로 눈병 걸렸을 때처럼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지 않고 잘 지켰기 때문에 문제는 가족간 전염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기침, 가래, 콧물을 닦은 휴지를 별도의 쓰레기통을 사용하여 모으도록 하였고요. 손 씻고 난 후에 사용하는 수건을 가족이 모두 따로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보건소와 약국에서 모두 가족 전염을 막기 위한 개인위생 수칙으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잘하라고 권해주시더군요. 그래서 눈병에 걸렸을 때처럼 손 씻고 나서 사용하는 수건을 따로 쓰도록 하였습니다. 두 아이가 모두 신종플루에 걸린 후부터는 이 수칙을 비교적 철저히 지켰습니다.

 

문제는 식사 준비였습니다. 신종플루에 걸렸다고 아이들만 따로 밥상을 차려주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그냥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대신 타액을 통하여 전염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에 반찬을 따로 준비하여 똑같은 반찬을 다른 그릇에 담아 한 식탁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신종플루를 앓는 동안,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를 시작한 후에도 가족 중에 약간의 감기 증상만 나타나도 불안하기는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다른 가족들에게는 더 이상 전염이 이루어지지 않고 저희 집을 떠난 것 같습니다.

 

신종플루 걸렸으면, 백신 주사 안 맞아도 되나?

 

아이들이 모두 회복되어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11월 11일 이후에 보건소에서 학교별 신종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실시한다는 안내문과 접종 여부를 묻은 조사지를 보내왔습니다.

 

언론 보도에 의존하는 일반인들로서는 명확한 판단을 하기가 어렸습니다. 왜냐하면, 신종플루에 걸린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견해가 다음과 같이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①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

②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도 재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③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아도 타미플루 먹고 치료한 경우에는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④ 신종플루에 걸려도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고 저절로 치료된 경우에만 항체가 형성된다.

 

보건소와 학교에서 보내 준 안내문에는 "확진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받은 경우"에는 "접종 제외"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아이처럼 간이검사를 받은 경우도 백신접종에서 제외되는 것인지, 아니면 확진 검사를 받은 경우만 해당하는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언론보도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신종플루에 걸렸던 사람도 무조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재발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저희 큰아이는 간이검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감기증상과 고열이 있고, 같은 학급과 가족 중에 신종플루 확진을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는 검사 없이 타미플루와 감기약 처방을 해주었습니다.

 

즉, 큰아이는 신종플루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검사 없이 그냥 타미플루 처방을 받고 몸이 회복되었는데, 이 경우에는 백신접종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역시 명확하지 않습니다.

 

작은 아이는 일단 국가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학교 단체 접종은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백신접종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꼭 필요하면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큰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브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종플루#타미플루#백신#보건소#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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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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