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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면서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2일 과학계가 집중 조명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최근 세종시의 축소 대안으로 거론되면서 과학계로부터 애초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과학분야 대선 공약.

 

2일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현황과 발전방향' 토론회에서는 이와 같은 과학계의 입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날 3명의 주제발표자가 각각의 '청사진'을 통해 강조한 것은 과학과 비즈니스 융합을 통한 신산업 육성이란 기본 취지에 충실하자는 것이었다. 기초 과학, 원천 기술 확립을 위한 사업으로서의 순수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비즈니스 도시 모델은 미국 RTP와 독일 드레스덴

 

먼저 김정홍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학과 비즈니스의 융합도시 사례'란 제목의 첫 번째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의 RTP(The Research Triangle Park)와 독일의 드레스덴을 "범세계적으로 과학비즈니스도시라고 할 수 있는 대표지역"이라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모델로 꼽았다.

 

특히 RTP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조성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담배, 면방직 등 1차산업 위주로, 소득수준이 미국 전체 평균에 비해 매우 낮았으며, 이로 인해 듀크대 등 우수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타 지역으로 유출되었다"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듀크대 등이 중심이 되어 1959년에 조성한 클러스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조성 초기에 IBM, 국립보건원 산하 환경보건 연구소 등이 입주한 후 고속성장을 거듭했으며, 2009년 현재 첨단기업 170개, 기업연구소 119개, 기업지원기관 90개 등이 들어왔고, 총 종사자 수는 약 4만 명에 달한다"며 "이에 따라 1970년대 이후 RTP 인근 지역은 높은 고용 증가와 소득 증가를 실현하고 있다"고 과학과 비즈니스의 융합 효과를 설명했다.

 

그리고 김 연구위원은 "향후 조성될 우리나라의 과학비즈니스도시도 RTP나 드레스덴처럼 기초연구-응용연구-기술사업화-첨단산업 생산-마케팅지원-글로벌 컨벤션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상의 전주기적 연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거점지구 내 첨단융합단지를 조성하여 기초과학을 활용한 사업화의 테스트베드(현장 시험단지 : Test bed)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살기 좋은 도시와 과학도시가 만나는 곳"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도시공간 개념'이란 제목으로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김도년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강조한 것은 '창조적 생태계'란 말이었다.

 

김 교수는 "20세기 우리의 성장이 중공업과 IT 산업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과연 21세기에는 어떠한 것이 미래 성장 동력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볼 때"라며 "창조적 생태계는 원천기술, 지식, 문화, 예술, 산업이 집적한 창조적 공간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해당 분야의 연구뿐만 아니라 과학이 교류되어 생산, 교육, 매매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장소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과학 전 과정이 집적화되고 순환되면서 다른 분야와의 소통을 통해 과학과 산업이 만나는 곳, 일반 시민과 과학자가 만나는 곳, 살기 좋은 도시와 과학도시가 만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래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기존의 과학기반도시, 거점도시, 기능지구의 인프라를 보완함은 물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벨트 역량을 광역 경제권까지 확산하여 지역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두 공감하는 비전을 마련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 도시에 과학 업그레이드 환경이 결합한 도시

 

세 번째 주제발표에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교육과학기술부 의뢰로 도시공간 설계작업을 한 민범식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센터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이 교육·연구·기업·금융 기능을 집적했다"며 "관련 종사자들이 원활히 소통하기 위한 공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민 센터장이 기본적으로 강조한 것 역시 '과학'이었다. "국제적 과학도시 건설을 위해 도시 내에 기초과학연구원과 해외 연구기관을 유치하고, 거점지구의 연구기능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이온 가속기를 설치한다"거나 "다양한 연구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변적 연구시설과 함께 국제 연구 교류와 소통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확보하여 연구를 지원한다" 등이 대표적인 예.

 

또한 미래형 융합과학연구의 산업집적도시로서 "신기술간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산업 집적지를 조성하고, 산학공동연구를 통해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기술개발과 상용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과학과 산업 연계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높이도록 한다"는 구상도 함께 소개했다.

 

더불어 민 센터장은 "과학·기술·비즈니스가 공존하는 국제교류도시, 엔터테인먼트가 있는 창조문화도시, 다양한 국적의 구성원이 거주하는 글로벌 도시, 과학연구인재를 육성하는 교육도시, 녹색기술이 자연을 보호하는 녹색환경도시" 등을 핵심적인 도시개념으로 소개했다.


태그:#과학, #비즈니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세종시, #과학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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