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스몰포워드 추승균의 부상으로 전주 KCC는 3번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주전 스몰포워드 추승균의 부상으로 전주 KCC는 3번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 전주 KCC


'장신군단 KCC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이?'

프로농구 전주 KCC가 때아닌 높이 문제(?)로 고민이 많다. 특정 포지션에서 상대팀의 장신자와 매치업될 선수가 없는 것. 구태여 대등한 활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대로 수비할 수 있는 선수조차 찾아보기 힘든 현재다.

일부에서는 KCC가 높이 문제로 골머리를 썩는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KCC는 서장훈(35·207㎝)을 트레이드하고도 장신자들이 넘칠 정도로 높이 하나만큼은 리그 최강이었기 때문. 실제로 KCC는 하승진(24·221cm)-마이카 브랜드(29·207cm)-칼 미첼(30·201cm) 등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를 앞세워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KCC는 아직까지 높이 덕을 제대로 못 보고 있다. 하승진과 브랜드가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주전 스몰포워드 추승균(35·190cm)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수비매치업의 열세, 초반 최대 약점으로 작용할 듯

부동의 3번 추승균의 공백은 생각보다 크다. 그는 비록 나이로 인해 전성기 기량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노련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팀 리더 역할을 했다. 더욱이 KCC는 추승균 외에는 경쟁력 있는 3번 포지션의 선수를 갖추고 있지 못한지라 그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조우현과 신동한 등이 있다고는 하나 이들은 전형적인 슈터일 뿐 3번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크게 가질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더욱이 부상 등으로 인해 기량이 현격하게 떨어진 상태인지라 팀 내에서 활용도가 크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매치업이다. 공격적인 부분에서야 전태풍(178cm·미국명 토니 애킨스)과 강병현(24·193㎝)을 중심으로 임재현(32·182㎝)-정의한(25·184cm) 등 풍부한 가드진을 활용해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지만 수비 요소에서는 메우기가 쉽지 않다.

 상대팀의 장신 3번을 막아내기에 조우현(왼쪽)은 신체조건과 파워에서 강은식은 스피드와 생소함에서 약점을 갖고있다

상대팀의 장신 3번을 막아내기에 조우현(왼쪽)은 신체조건과 파워에서 강은식은 스피드와 생소함에서 약점을 갖고있다 ⓒ 전주 KCC


갈수록 장신 포워드들이 각 팀에 많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가드들로 매치업을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강병현 정도가 어느 정도 매치업이 가능한 편이지만 슈팅가드로서 뛰어온 선수가 3~4번급 파워와 신장을 갖춘 포워드 수비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시즌 같으면 스윙맨 스타일의 외국인 선수라는 대안이라도 있을 것이지만 용병이 1명만 뛰는 올 시즌 룰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KCC는 브랜드 외에 외국인선수를 골밑형 용병인 아이반 존슨(24·200.3㎝)으로 바꾼 상태다.

하나의 포지션에서 약점이 드러나면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까지 피곤해진다. 집중공략 당하는 포지션의 동료를 도와주기 위해 더블팀이나 함정수비 등에 신경을 많이써야 하고 그러다보면 자신이 맡아야될 선수까지 놓쳐버리기 일쑤다.

사실 지난 시즌만 같았으면 추승균의 공백은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었다. 지금은 군입대로 빠져있는 신명호(26·183cm)-이중원(26·192㎝) 등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신명호는 리그 최고의 수비형 가드라는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인방어는 물론 협력수비에도 능하다. 자신의 매치업 상대를 철통같이 봉쇄하는 것은 물론 동료들의 상대에게까지 수비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량의 소유자다.

이중원 같은 경우는 공격력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넘치는 파이팅을 바탕으로 터프한 수비에 능해 2~3번 포지션을 넘나들며 좋은 수비를 보여준 바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서울 삼성전은 이러한 KCC의 고민을 잘 알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KCC는 전태풍 등 가드진이 빠른 농구를 펼치며 득점싸움에서는 대등하게 갔지만 상대 3번 이규섭(32·198cm)에게 무려 34득점(3점슛 5개)을 헌납하며 89-83으로 분패하고 말았다.

이전까지 18득점이 올 시즌 최고 득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규섭에 대한 수비가 얼마나 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다. KCC에서 공격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한 이동준(30·187cm)이 이규섭을 수비했지만 자신의 포지션인 가드 자리에서도 수비가 썩 좋지 않았던 그가 신장과 파워-웨이트 등에서 모두 우위에 있는 이규섭을 수비한다는 것은 미스매치에 가까웠다.

강은식-최성근 등은 신체조건에서는 그나마 매치업이 어느 정도 가능한 선수들이지만 골밑 백업요인인 이들이 3번 포지션을 수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잠깐이라면 몰라도 꾸준한 수비는 불가능하다.

과연 3번 공백에 울고있는 KCC는 상대팀들의 집중적인 약점공략에 어떻게 대항할 수 있을지, '솔로몬의 지혜'가 허재 감독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솔로몬의 지혜 전주 KCC 프로농구 허재감독 높이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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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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