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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서울지하철 7호선을 북항으로 연결하는 추가 연장 사업에 사실상 착수했다. 이로 인해 북항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에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특혜 의혹 논란이 일었던 한진중공업 소유의 북항 배후부지의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 지난 15일 인천시의회 의견 청취를 실시했다.     

인천시가 ‘2025 인천도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시민공청회에 제출한 광역철도망 계획. 인천시는 광역철도망을 계획하면서 서울지하철 7호선 추가 연장 노선을 당초 거론한 청라국제도시에서 인천 북항으로 변경했다.
 인천시가 ‘2025 인천도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시민공청회에 제출한 광역철도망 계획. 인천시는 광역철도망을 계획하면서 서울지하철 7호선 추가 연장 노선을 당초 거론한 청라국제도시에서 인천 북항으로 변경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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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회 기간인 이날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변경 결정안'을 원안 가결했다.

인천시 서구 원창동과 석남동 일대 북항 배후부지는 대부분 자연녹지지역이다. 인천시는 이곳 용도를 준공업지역(513만 4425㎡)을 비롯해 일반공업지역(10만 2642㎡), 일반상업지역(19만 1216㎡)으로 바꿀 계획이다.

인천시는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상업이나 업무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준공업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항만 지원시설 유치와 경공업 수용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시는 북항과 북항 배후부지 일원의 공업, 항만물류 기능과 업무서비스 기능 수행 등을 지원하기 위해 용도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용도지역이 변경되는 북항 배후부지 면적은 무려 542만 8283㎡에 이른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이 자연녹지지역이다. 이에 따라 용도 변경될 부지의 47%(254만 9000여㎡)를 소유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용도 변경에 따라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얻을 수 있어 특혜 논란이 예상된다. 한진중공업 소유 토지의 장부가는 1조 1000억 원으로 시가는 약 3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천시는 올해까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마친 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북항 개발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시계획위원회가 인천시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 사업에 제동을 건 전례가 거의 없어 사실상 북항 개발은 원안대로 추진될 공산이 크다.

"용도변경으로 항만 배후기능 상실 우려"... 특혜 논란 지속될 듯

인천시가 북항과 북항 배후부지 일원의 용도 변경을 추진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항은 현재 목재·잡화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항만으로, 수출입 물품인 컨테이너를 전용으로 취급하는 남항과는 다르게 새롭게 건설되는 지역이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제철이 직접 투자해 5만 톤급 바지선 3척의 접안시설을 마치고 현재 각종 화물선들의 물류지로 거듭나고 있다.

인천시항만공사는 동국제강·현대제철·쌍용건설·한진중공업·한진·롯데건설·선광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선적 공사를 2003년부터 진행 중이며, 일부 공사는 올해 초 준공됐다. 현재까지는 목재·잡화·일반물품의 선적을 위한 항만 공사만이 완료된 상태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대교 설계 시 주 경관 폭을 넓히는 문제로 인해 당시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인천지역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인천항 발전 계획을 수립했는데, 수립된 인천항 발전 계획을 보면 북항은 물류 배후단지로 발전시키는 것이었다"면서, "인천시의 이번 용도변경은 사실상 북항을 물류 배후단지로 발전시키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며, "특히 이번 용도변경이 서울지하철 7호선 추가 연장 노선과 관련이 있다면 이는 대기업에 대한 분명한 특혜"라며,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이 부분을 주목해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입주예정자연합회가 지난 9월 25일 인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지하철7호선의 청라지구 연장 계획 이행을 촉구하는 모습.이들 중 일부는 서울지하철7호선이 청라지구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분양 광고를 보고 입주를 하기도 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입주예정자연합회가 지난 9월 25일 인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지하철7호선의 청라지구 연장 계획 이행을 촉구하는 모습.이들 중 일부는 서울지하철7호선이 청라지구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분양 광고를 보고 입주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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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천시는 올해 2월 인천시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주요하게 인천도시철도 1호선을 계양역에서 검단까지 10.9km를 연장하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서구 완정사거리에서 불로지구까지 3.1km을 연장하는 것이다. 또한 서울지하철 7호선을 부평구청역부터 서구 석남고가교까지 추가 연장해 인천도시철도 2호선과 환승체계를 확보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석남역까지 서울지하철 7호선 추가 연장을 추진하면서 당초 검토됐던 청라국제도시로의 연결을 포기하고, 유동인구와 상주인구가 절대적으로 적은 북항 지역으로 추가 연장 노선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항 배후단지의 용도변경과 서울지하철7호선의 북항 연결 검토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석남역에서 북항까지 구간은 목재단지와 공장이 있어 교통수요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이다. 인천시가 북항 배후단지의 용도변경을 염두하고 서울지하철7호선 북항 연결을 추진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인천시가 대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주려고 무리한 행정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용도 변경될 지역의 토지 현황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면서, "개발 계획 등은 수립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며, "일부에서 특혜를 주장할 수 있지만, 해당 부지는 79년 우리(한진중공업)가 매립한 부지로, IMF 당시에는 매각도 추진하는 등 특혜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서울지하철 7호선 추가 연장은 확정된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 부분과 연계시키는 것도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서울지하철 7호선, #북항, #청라국제도시, #인천도시철도 2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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