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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순천시 낙안면 낙안읍성에서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벌어진다. 이것과 동시에 7킬로미터 떨어진 보성군 벌교읍에서는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꼬막축제가 벌어진다. 옛 낙안군 윗동네 아랫동네에서 동시에 경쟁이라도 하듯 맛 축제가 벌어지는 셈이다.

 

축제가 건전한 방향에서는 특색 있는 지방의 색깔과 문화를 전국에 알리는 것이지만 좀 비하해서 얘기하면 지자체에서 벌이는 장사라고 말하는데 음식이라는 똑같은 주제로 울타리 하나 사이인 양쪽 가게에서 음식냄새 풍기며 풍악을 울리는 형국으로 장삿집끼리 맞불작전이라는 안 좋은 시각이 많다.

 

벌교의 L씨는 "지자체가 다르고 서로 대표축제로 삼으려하기에 아무리 지리적으로 가깝고 전통과 뿌리를 같이하는 옛 낙안군의 동일 지역이라고 해도 한 치의 협조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불과 7킬로미터밖에 되지 않기에 낙안에서 벌교까지 음식 싣고 우마차 행렬을 벌인다든지 하는 행사가 있다면 훨씬 큰 잔치가 될 텐데..."하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낙안의 P씨는 "주제를 정했으면 그 주제만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축제가 오래남고 인상적인데 요즘 축제는 말만 00축제라고 해 놓고 가보면 모두가 동일하게 흔들고 춤추고 노는 축제다"라고 축제의 질적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P씨는 "낙안의 음식축제나 벌교의 꼬막축제나 주제에 걸맞게 낙안읍성내에서는 오로지 음식만으로 승부하고, 벌교 대포리에서는 오로지 꼬막으로만 승부하고 그 외 프로그램은 모두가 대동소이하기에 특별한 지역이나 공동의 지역에서 어울려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실질적으로 지역축제는 그 고장 사람들이나 인근 지역민들이 먼 지역사람들보다 관심도나 참여도에서 월등한데 지척인 곳에서 같은 주제를 가지고 동일한 날짜에 축제를 벌여 서로 품앗이(?) 관람도 없고 정작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들여다 볼 수도 없는 불행한 사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사실, 현재 시, 군이 다르기에 옛 낙안군지역으로 뿌리와 전통이 같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함께 축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지만 불과 7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는 지역에서 같은 주제로 동일한 날짜에 서로 불야성을 이룬다는 것은 제 살 깎아 먹는 일이면서 실질적으로 효과도 반감된다는 지적을 한번쯤 고려해봐야 할 듯하다.

덧붙이는 글 |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낙안군, #남도TV, #축제, #낙안, #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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