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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임용정원 급감에 전국 교대생들이 반발하여 전면 수업거부에 나섰다.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교대협) 소속 12개 교대생들과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학생들은 내년도 초등교원 임용 인원이 급감한 것에 대해 반발하여 무기한 수업 거부에 들어간다.

 

교대협은 "전국의 교대생들이 현저하게 부족한 정규직 교원 수를, 출산율 하락을 이유로 감축하고, 교육예산 9000억을 삭감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기 위해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국 12개 교대 중 전주교대 등 5곳이 총투표를 거쳐 12일부터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갔고, 나머지 교대들도 수업거부 대열에 동참할 예정이다.

 

실제로 내년도 초등교원 임용규모는 작년에 비해 1400여 명 줄어들었고, 대다수 지역이 작년보다 감축된 인원을 선발한다. 충북의 경우 작년 290여 명에서 130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각 시·도 교육청이 학교 교육현장에 필요한 6000여 명의 교원 증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저출산과 예산문제에 난색을 표하며 올해 퇴직자 수만큼의 임용규모를 공고했다.

 

이에 서두환 전주교대 부총학생회장은 "저출산에 따른 신규임용 감축은 정부의 잘못된 논리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보다 10명 정도 많은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정규 교원이 많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정부는 계속 저출산을 이유로 신규 정원을 감축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공교육 살리기에 전면으로 반대되는 내용이다"라며 "오히려 학령 아동이 감소하고 있을 때를 기회로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할 것"이라며 교원 증원을 요구했다.

 

실제로, 교총과 전교조는 지난달 OECD 교육지표가 발표되었을 때, '단순 통계치로도 OECD 평균보다 10명 정도 많은데, 시골과 도시학교를 비교해보면 도시학교는 통계치보다 훨씬 높은 35명이 넘는 수준이며, 오히려 시골학교도 교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성명을 내고 OECD 수준의 교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교육예산이 9000억 정도 삭감된 것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황선명(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학생회장) 교대협 의장은 "매년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들은 교육재정을 GDP 대비 6%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공약을 이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내년은 올해보다 9000억을 삭감한다고 한다. 이는 전체적인 공교육의 문제다. 6%는커녕 1.6% 수준의 교육재정을 가지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근본적인 교육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채 시행하는 정부의 공교육 살리기 정책들은 모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교대생들의 지적에 교과부는 아직까지 장기적인 수급계획은 나와 있지 않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또한 교육예산 삭감은 교원 확충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공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정원재(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3)씨는 "4대강에 수십조를 투입하면서, 교육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이것은 정부가 공교육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육예산 삭감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당장 교육예산 삭감으로 학교시설과 교원수급에 차질이 생긴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교과부는 교대생들의 무기한 수업거부에 대해 강경대응하고 해당 학생들을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교과부는 이미 수차례 전국 교대의 총장들에게 투표를 무산시키고, 해당 학생들을 징계하라는 공문을 내린 바 있다.

 

교원정원을 늘리고 교육예산을 증진시키겠다며 수업까지 거부하며 거리로 나온 교대생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박상준 기자는 한국교원대 학생입니다. 


태그:#교대생, #4대강, #교육예산, #동맹휴업, #수업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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