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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들의 하늘거림이 좋다. 그리고 소음을 뒤로하고 그저 억새풀 더미 사이로 무작정 걸어도 좋다. 바람이라도 불면 억새들과 함께 걷는 길이기에 더 즐겁다. 여주 남한강 가 길은 요즈음 뚜벅이 여행객들이 제철을 만난 양 찾아든다.

 

강을 바라보고 걷는 길. 물살이 함께 걷고, 하늘거리는 억새들이 동행을 한다. 그래서 요즈음 여주 남한강 변의 작은 길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천년고찰 신륵사를 출발해 강을 끼고 걷다가 보면 어느새 3도가 모인 곳에 멎게 된다. 삼합리는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가 만나는 곳이란다. 그곳까지 가을하늘을 머리에 이고, 강을 벗삼아 그저 걸어보면 어느새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나란다.

 

난 요즈음 이해가 안되는 일이 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자연을 무슨 정비를 한다고 할까? 그리고 왜 막대한 예산을 들이붓고 있을까? 보를 막고 회칠을 하고 난리법석을 떨면서,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다는 말이 참 이해가 안간다. 하기야 나처럼 머리 안좋은 사람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굽은 나무를 똑바로 세우면 그 나무가 잘 자랄 수 있을까? 요즈음 그런 짓을 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연신 난리라고 한다. 이 좋은 남한강의 길. 그냥 자연 그대로 걷고 싶다.

 

남한강은 북한강과 함께 한강 2대 지류 중 하나이다. 강원도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375km를 흘러 양평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를 한다. 남한강의 길은 아름답다. 특히 뚜벅이여행자들이 최고로 치는 곳이 바로 신륵사에서 출발하는 길이다.

 

이 길을 뚜벅이여행자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문화와 자연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걷다가 보면 마을마다 한가지 자랑을 듣고 갈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정작 좋아하는 이유는 꽉차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우지도 않은 억새들이다. 그저 적당히 여기저기 모여 하늘거리는 억새들을 바라보고 걷노라면 피곤하지가 않아서다.

 

그렇게 무작정 걷다가 해가 설핏 지고 난 후 남한강은 진면목을 드러낸다.  미처 발산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느새 하늘거리는 억새들도 남한강의 품에 안긴다. 매년 걷는 남한강 가 억새길이지만 늘 새롭다. 그래서 난 오늘도 뚜벅이가 되어 남한강 길을 걷는다.

 

▲ 남한강 가 억새길 뚜벅이가 되어 걷는 남한강 길은 요즈음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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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남한강, #억새길, #여주, #뚜벅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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