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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갬비아(Mount Gambier)의 볼거리 블루 레이크
 마운트 갬비아(Mount Gambier)의 볼거리 블루 레이크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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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사도가 있는 남해의 절경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가다 보니 와남불(Warrnambool)이라는 제법 큰 도시가 나온다. 도시에 들어서니 짜임새 있게 잘 정리된 느낌을 받는다. 조그만 호수와 함께 호수 뒤로는 대양의 파도가 넘실대고 있다. 곳곳에 설치된 어린이 놀이터와 공원이 지금까지 보아온 어느 도시보다도 잘 꾸며져 있다. 꽤 긴 방파제가 있는데 10년에 걸쳐 지었다고 한다. 치밀한 도시 계획에 따라 꾸민 도시다.

와남불에는 남극에서 올라오는 고래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고래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 가니 고래를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이 많다. 10여 분 사람들 틈에 끼어 서성거려도 고래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고래가 관광객을 위해 매일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포기하려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먼바다에 고래가 물을 뿜는 것이 보인다. 망원경으로 보니 두 마리 고래가 잔잔한 파도 위를 유영하고 있다. 이곳에 나타나는 고래의 크기는 18미터 정도 된다고 한다. 옆에서 구경하는 호주 사람들도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기대도 하지 않은 야생 고래를 난생 처음 직접 보는 행운을 갖는다. 이틀 밤을 이곳에 머물며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낚시도 하며 쉬다가 마운트 갬비아(Mount Gambier)를 향하여 떠난다.

마운트 갬비아 근처에는 동굴이 많다. 약 40여 개의 동굴이 있다고 한다. 프린세스 마거릿 로즈 케이브 (Princes Margaret Rose Cave)라는 비교적 긴 이름의 동굴을 택해 들려 보았다. 동굴 입구에는 작은 공원도 있고 잘 꾸며져 있다. 이 동굴은 종유석으로 이루어진 동굴이다. 내가 오래 전에 가 보았던 제주도의 만장굴과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기묘한 모양의 종유석에는 웨딩 케이크(Wedding Cake), 폭포수 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웅장함보다는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사람의 눈을 끄는 여성적인 동굴이다.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프린세스 마거릿 로즈 동굴(Princes Margaret Rose Cave)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프린세스 마거릿 로즈 동굴(Princes Margaret Rose Cave)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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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남불에서는 남극의 찬 바다를 타고 올라온 고래를 볼 수 있다
 와남불에서는 남극의 찬 바다를 타고 올라온 고래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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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도시와 유별날 정도로 잘 갖추어진 여행 안내소(Information Centre)에 들려 친절한 직원으로부터 동네 지도책을 받으며 가 볼 만한 곳에 동그라미를 친다. 숙소를 찾을 시간이다. 숙소를 찾아 동네 한복판을 천천히 운전한다. 우리가 찾은 캐러밴 파크는 시설이 좋은 곳이다. 특히, 우리만 쓰는 화장실과 목욕 시설이 갖추어진 곳에 텐트를 친다. 오랜만에 우리만의 화장실과 목요 시설을 가져 본다. 오늘 밤은 맥주를 실컷 마셔도 된다. 화장실이 바로 옆에 있으니….

마운트 갬비아의 구경거리 중 하나는 수심 70미터나 되는 넓은 호수다. 한라산 백록담같이 분화구에 만들어진 호주다. 호수 주위로는 산책로가 잘 정리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이 호수의 색깔이다. 진한 청색, 아니 코발트색 같은 아주 특이한 색깔을 띠고 있다. 호수 이름도 블루 래이크(Blue Lake)라 불린다. 캐나다의 로키 마운튼(Rocky Mountain)에서 이러한 색깔을 띤 호수를 본 기억이 난다.

호수 입구에는 이 호수에 대한 설명이 그림과 함께 장황하게 설명한 푯말을 세워 놓았다. 이 호수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이러한 색깔을 띠게 되었는지 설명이 구구하다. 무식하기 때문인지 읽어봐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꼭 이유를 알아야 하나? 보기에 좋으면 그만이지. 때로는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사는 삶이 더 편할 때도 있다.

그림 같은 공원이 있는 와남불, 멀리 남극을 향한 대양이 보인다.
 그림 같은 공원이 있는 와남불, 멀리 남극을 향한 대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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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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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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