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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133. 412년 전 명량대첩 당시의 해상전투가 10일 오후 전적지였던 울돌목에서 재현되고 있다. 이 재현행사는 명량대첩축제의 메인행사로 펼쳐졌다.
 13대133. 412년 전 명량대첩 당시의 해상전투가 10일 오후 전적지였던 울돌목에서 재현되고 있다. 이 재현행사는 명량대첩축제의 메인행사로 펼쳐졌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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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이 길목을 막으면 열 사람이 오든 백 사람이 오든 분명 지킬 수 있다. 울돌목은 물살이 빨라서 들어서는 순간 저들은 이 바다를 빠져나갈 수 없다. 그물을 잡고 들어올리 듯 단숨에 쳐야 한다. 단숨에! 알겠느냐?"

13척의 전함과 함께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병들의 얼굴에 비장함이 묻어난다. 둥- 둥- 둥- 북소리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진군 명령에 따라 한일(一)자를 그리며 나타난 판옥선 전함 13척이 벽파진에서 우수영으로 향한다. 동편 바다에선 구루시마가 이끄는 왜선 133척이 들어서고 있다. 드넓은 바다가 왜선으로 뒤덮인다.

조선 수군의 판옥선이 거센 물살을 가르며 나타난다. 조선 수군이 쏘아대는 불화살이 하늘을 가른다. 판옥선이 왜선에서 쏘아대는 포탄과 조총 사이를 뚫고 일순간에 왜선의 중심부를 돌파한다. 판옥선의 대포 공격을 받은 일본 전함들이 금세 불길에 휩싸인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눈 앞에서 펼쳐진다.

관광객들이 우수영 관광단지에 마련된 관람석에서 해상전투 재현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관광객들이 우수영 관광단지에 마련된 관람석에서 해상전투 재현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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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울돌목에서 명량대첩 당시의 해상전투가 재현되고 있다. 여기에는 전문 스턴트맨과 특수효과팀도 참여해 영화보다도 더 실감나게 진행됐다.
 10일 오후 울돌목에서 명량대첩 당시의 해상전투가 재현되고 있다. 여기에는 전문 스턴트맨과 특수효과팀도 참여해 영화보다도 더 실감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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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시마가 이끄는 일본 수군이 이순신 장군의 돌진과 울돌목의 급한 물살에 당황하며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선봉에서 달려들던 왜선 수십 척이 단번에 불길에 휩싸여 뒤집힌다. 뱃머리를 맞대고 조선 수군과 육박전을 벌이던 왜군들도 하나 둘씩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수장된다.

왜병들은 계속해서 불타는 왜선 위에서 조총을 쏘아댄다. 갈팡질팡한 왜병들이 쉴 새 없이 바다에 뛰어든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조선 수군들이 왜선의 대장선을 공격하고 적장의 목을 배어낸다. 이순신 장군이 적장의 죽음을 발견하고 수급을 들어올려 승전보를 알리며 포효한다.

그 모습을 본 왜선들이 갑자기 뱃머리를 돌려 달아나기 시작한다. 불에 타는 왜선의 숫자가 갈수록 늘고 왜병들이 바다 속으로 계속해서 사라진다. 겨우 13척의 판옥선으로 일본전함 133척을 막아낸,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명량대첩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승전보를 알리는 북소리와 조선 수군의 함성소리가 울돌목 바다에 울려 퍼진다. 민초 의병들은 바다 위에 살아있는 왜병을 갈고리를 이용해 잡아끌기도 한다. 바다 위에 승리를 축하하는 축포가 발사되고 해상에선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바닷가 무대에선 전남도립국악단의 승전무가 공연된다.

명량대첩축제의 메인행사로 진행된 해상전투 재현. 10일 오후 울돌목 앞바다에서 펼쳐졌다.
 명량대첩축제의 메인행사로 진행된 해상전투 재현. 10일 오후 울돌목 앞바다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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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명량대첩축제의 메인행사로 진행된 해상전투 재현. 10일 오후 울돌목에서 펼쳐졌다.
 2009명량대첩축제의 메인행사로 진행된 해상전투 재현. 10일 오후 울돌목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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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년 전,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전함으로 133척의 일본군을 물리친 명량대첩이 10일 오후 전남 진도 앞바다(울돌목)에서 재현됐다. 재현행사에는 스턴트맨과 특수효과팀까지 참가해 실감나게 펼쳐졌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한경진(45) 씨는 "해상전투 재현을 보면서 급박했던 전쟁의 한복판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정말 실감났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아이들과 함께 왔다는 이영숙(여·41) 씨는 "울돌목의 물살이 이렇게 거센지 몰랐다. 진도대교 아래 바다를 쳐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라면서 "당시의 전투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상전투 재현을 연출한 최솔 총감독은 "정말 힘든 물살에서 412년 전 해전의 재현을 준비하면서 이순신 장군과 전라도민들이 얼마나 힘들게 전투를 했는지 절실히 느꼈다"면서 "해전 재현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해 준 해남·진도지역 어민들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준 관광객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우수영 관광단지에 마련된 관람석에서 해상전투 재현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관광객들이 우수영 관광단지에 마련된 관람석에서 해상전투 재현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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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전투 재현 행사를 마친 명량대첩축제는 당시 전투에 참여했던 한국과 중국·일본의 후손들이 함께 모여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며 국화꽃을 바다에 던지는 행사로 이어졌다. 당시 숨진 조상들의 넋을 달래는 만가 행렬도 펼쳐져 관심을 끌었다.

축제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오전 10시30분 해상전투 재현에 이어 승리의 소망을 담은 풍등 날리기 행사가 열린다. 울돌목 위령 씻김굿도 펼쳐진다. 이 굿은 울돌목에서 숨진 조선 수병과 민초 의병은 물론 일본 수병들의 원혼까지도 위로하는 진혼굿이다.

진혼으로 건진 위령혼을 만가에 안치해 진도대교를 행진하는 퍼포먼스인 '평화행진 길놀이'와 '만가행진', '평화노제'도 이어진다. '칼의노래' 저자인 김훈 작가와 함께하는 역사교실도 운영된다. 해남 우수영 강강술래와 전남도립국악단 공연 등 볼거리도 푸짐하다. 이순신 함거체험 등 갖가지 체험프로그램은 덤이다.

해상전투 재현행사에 이어 만가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상여를 앞세운 만가행렬이 진도대교를 넘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해상전투 재현행사에 이어 만가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상여를 앞세운 만가행렬이 진도대교를 넘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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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으로 건진 위령혼을 안치한 상여를 앞세운 만가행렬이 진도대교를 넘어서고 있다.
 진혼으로 건진 위령혼을 안치한 상여를 앞세운 만가행렬이 진도대교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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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명량대첩축제, #울돌목, #해상전투 재현, #만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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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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