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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지역 어촌계 어민들이 여수1청사 앞에서 어민들을 무시하는 여수시 행정을 비난, 어민피해를 외면하는 다리공사를 중단하라는시위를 벌였다.
 섬지역 어촌계 어민들이 여수1청사 앞에서 어민들을 무시하는 여수시 행정을 비난, 어민피해를 외면하는 다리공사를 중단하라는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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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다도해 섬을 다리로 연결,다도해의 지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섬 지역민을 외면하는 시행사측의 무성의로 어민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시행사측인 여수시가 교량건설에 따른 폭파작업때 생긴 양식어민들의 어업피해 조사를 위해 2차용역을 실시했지만 최근 2년이 넘게 기다려 오던 피해조사 용역결과가 폐기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전남 여수시 남면동에 위치한 금오도-안도간 연도교는 공사가 시작된 지 4년이 지나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간접 피해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곳은 전라남도가 오는 2020년까지 12조 3천억 원을 투입해 다도해의 섬을 연결하는 연륙 연도교 사업이 추진중인 곳의 하나로 다른곳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현상이어서 다리공사에 따른 국정감사가 요구되고 있다.

시행사측에 '팽'당한 어민들 머리띠 묶고 왜 뭍으로 나왔나?

지난 28일 다리공사로 인해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200여명의 어촌계(이하 안도-장지) 어민들은 여수1청사 앞에서 "어민들을 무시하는 여수시 행정을 비난, 어민피해를 외면하는 다리공사를 중단하라"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어민들의 주장은 ▲ 여수시는 2차 피해조사 용역결과를 조속히 공개할 것  ▲ 피해조사 용역팀인 전남대 정00교수는 어민들이 제출한 피해 입증자료의 일방적 폐기 이유를 밝히고 어민에게 반환할 것 ▲ 사법당국은 다리공사 중 폐기물을 바다에 무단 방류한 00건설에 대해 책임자를 처벌할 것 등이다.

금오도-안도간 보상대책 윤진호 위원장은 "여수시는 더 이상 2차 피해조사 용역결과를 감추어 어민들을 울리지 말라"고 말했다
 금오도-안도간 보상대책 윤진호 위원장은 "여수시는 더 이상 2차 피해조사 용역결과를 감추어 어민들을 울리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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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석한 윤진호(54세) 피해 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2차 피해 조사결과다. 아무리 힘없는 무식한 어민이지만 시행사인 여수시가 다리공사로 인한 피해조사를 약속한 지 2년이 흘렀다. 또한 전남대 용역팀이 1년3개월 동안 피해를 조사해 공청회도 가졌지만 결국 어민들은 팽 당했고, 지금까지도 그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뒷짐만 쥐고 있는 여수시의 행정에 강한 배신감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여수시는 2006년부터 금오-안도대교 발파공사로 인해 주변 양식장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져 민원이 제기되자 2차 피해 용역조사를 통해 보상키로 했다. 그런데 용역이 끝난 후 시공사인 00건설은 전남대 용역팀에 법정소송을 제기, 용역결과에 대해 열람 및 배포를 금지시켰다. 이 과정에서 전남대 정교수는 어민들이 제출한 전체 피해자료를 일방적으로 폐기했다"며 "여수시는 전남대 정교수팀이 실시한 2차 피해 용역결과를 조속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에는 시장면담도 이루어졌다. 이날 면담에서 오현섭시장은 "어민들이 피해사실을 입증하면 재 용역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어촌계 핵심관계자는 "정교수팀에게 제출된 피해 입증자료가 이미 폐기 되었다고 하는데 난감한 상태"라며 "여수시가 지금까지 피해조사를 위해 2차 용역을 실시해 놓고 이제 와서 어민들에게 피해 사실을 입증하라고 하면 모든 책임을 어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꼴이 아니냐?"며 시장면담 내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2차 용역조사 중 무슨 일 있었나?

금오도-안도간 연도교 공사는 2005년 7월부터 시공사인 00건설이 공사를 착공했다. 이후 2006년부터 본격적인 암반 발파작업으로 양식어종들이 폐사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3월 840kg의 TNT발파 작업으로 양식장의 피해가 급격히 발생하자 어민들의 민원으로 4자(여수시,주민대표, 해동건설, 감리단)가 용역조사 이행각서에 서명했고 여수 전남대가 피해조사 용역에 착수한다.

그 후 2007년 1월부터 2008년 5월까지 2차 용역보고서가 완료, 5월 중순경 여수시 주관으로 공청회와 프레젠테이션을 가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공사인 00건설 측에서 용역결과에 불복하며 법원에 '열람 및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용역팀에게 자료를 반환 받고 용역계약도 해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올 말에 완공을 목표로 다리 상판공사를 앞두고 있는 금오도-안도간 연륙교공사가 어민들의 피해보상에 따라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올 말에 완공을 목표로 다리 상판공사를 앞두고 있는 금오도-안도간 연륙교공사가 어민들의 피해보상에 따라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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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용역결과에 불복한 이유와 어민들이 촬영한 수중자료에 근거해 해상에 폐기물을 무단 방류한 이유를 묻자 기업관리 최 아무개 이사와 강 아무개(46세) 현장소장은 "용역을 맡은 전남대 정교수가 어민들 주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했고 조사과정에서 유속측정용 계측기 2대를 분실해 용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남대 용역팀은 조사중 유실된 3000만 원짜리 계측기1대를 업체측에 요구해 고가의 장비를 사줬다"는 사실을 폭로해 향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다에 폐기물 무단방류에 대해 "환경폐기물을 버리면 시에서 가격적격심사에서 불이익을 당해 철저히 감시한다"며 "전혀 근거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여수시 00건설에만 책임 지우는 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 취득 및 보상법에 따르면 "공사 시행사업자(여수시)가 피해를 보상토록 되어 있고 공사지역 외 간접적 어업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어업피해 사실이 확인된 때에 보상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수산업법 시행령 제55조 '명시적 조항'은 "손실액의 산출방법과 산출기관 선정은 세부적 절차 별표3규정에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는 바 피해자와 가해자의 손실보상에 대한 조사의뢰 책임은 수익자에게 있다고 나와있다. 즉 피해보상에 대한 책임은 수익자인 시행사 여수시에 있다.

법무법인 신진의 법제팀장에 따르면 "이번처럼 피해조사를 시공사(해동건설)가 직접 용역을 수행한 것은 거의 없는 사례로 안다"며 "결국 용역의뢰 책임은 시행업자인 여수시에 있는데 00건설이 8000만원을 부담하며 2차 용역을 실시한 것은 의문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수시가 결국 해동건설에게 그 책임을 지우고 있는 꼴이다" 고 말했다.

안도-장지 어촌계 어민들에게 돌아간 보상금 "3억2천만 원"

다리공사로 인해 안도와 장지 어촌계 주민들이 받은 직접피해 보상은 양쪽에 1억6천만원씩 약 3억2천만여원의 보상금이 지급되었다. 이는 다리공사가 이루어진 백야(29억)와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화태(86억), 돌산(29억)에 책정된 금액과 배치되고 이중 돌산은 간접피해 보상금으로 70억을 추가로 신청해 실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안도-장지 어촌계는 이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곳은 다른 공사현장에 비해 주변에 많은 양식장이 인접해 있어 어업피해가 날 확률이 현저히 높은 구역이다.

이처럼 안도-장지 어촌계가  보상금액이 적은 이유는 1차 피해 보고서에 있어야 할 발파작업으로 인한 소음.진동 등 환경피해에 따른 보상이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시행사(여수시)와 시공사(해동건설)가 이를 인정했기에 1차 용역조사에서 누락된 부분에 대해 2차 용역조사를 실시한 셈이다. 그런데 시행사의 무책임과 00건설과 여수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원 용역팀간에 용역조사 결과에 대한 법정소송에 휩싸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이 안고 있다.

안도-장지 어촌계가 타 지역에 비해 보상비가 현저히 적고 어민들의 보상이 장시간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연안관리과 김00과장은 "발령을 받은 지 얼마 안되어서 아직 파악이 안되었다"며 "내가 아는 바로는 어민들이 피해가 났다고 해서 시에서 매일 확인한 결과 피해가 없다고 판단했다. 어촌계가 직접 나서서 피해 근거를 제시하라. 간접 피해에 대해서는 용역기관에 물어봐야 하고 간접보상에 따른 피해규모는 아직 확인이 안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매일 피해사실을 확인했다는 김과장의 말을 어민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어민들은 여수시 직원이 매일 현장에 상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난 어민들이 격렬한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상판공사에 맞춰 대규모 해상시위가 예상되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난 어민들이 격렬한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상판공사에 맞춰 대규모 해상시위가 예상되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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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어민들 상판공사에 맞춰 대규모 해상시위 준비중"

한편 기자가 여수 전남대 정00교수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재차 전화 인터뷰에서 조사를 통해 밝혀진 어민들이 입은 피해규모와 어민들의 피해 자료를 폐기한 이유, 시공사인 업체로부터 금품(계측기)을 제공받은 사실을 물었으나 정교수는 "이에 응할 이유가 없다. 노코멘트로 일관하겠다. 어민들이 다 아는 이야기다. 다른 곳에서 2차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짧게 답했다.

또한 안도-장지 어촌계 주민들은 여수 전남대 정교수에게 제출한 어민들의 피해입증 자료에 대해 반환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처럼 어촌계 어민들은 "더 이상 여수시의 행정을 믿을 수 없다"며 "만약 어민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대규모 해상시위를 통해 다리 상판 연결공사를 결사적으로 저지하겠다"고 말하고 있어 향후 어민들의 행보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다도해의 섬을 연결하는 연륙 연도교 사업이 추진중인 여수권 사업장들의 실태와 특히 금오도-안도 다리공사에 대한 심층취재를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태그:#국정감사, #다리보상, #어촌계, #전남대, #해동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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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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