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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관광산업은 파급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부가가치 유발계수로 보면 산업 평균이 0.787인 데 반해 관광산업은 0.855로 훨씬 높다. 또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생기는 일자리 수도 IT산업이 10명, 일반 제조업이 25명인 데 비해 관광산업은 52명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양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산ㆍ울산을 잇는 이른바 삼산벨트의 중심 공업지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은 바람직하지만 공업지역화하기 어려운 하북면이나 원동면지역은 관광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 지난 6월 경남도와 경남 20개 시ㆍ군이 조사한 '2008 경남 관광실태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양산 관광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통도사' 빼면 볼 것 없다

 

양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는 '통도사'라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지난 6월 경남도가 발표한 '2008년 경상남도 관광실태조사'에 따른 것이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산을 찾은 내국인이 뽑은 양산의 핵심 여행방문지는 통도사 45.2%, 통도환타지아 41.7%, 에덴벨리리조트 7.1%, 경주 0.5%, 내원사 0.4% 순이었다. 통도사와 통도환타지아가 사실상 같은 '통도사권'이라고 볼 때 통도사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86.9%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는 뒤집어 해석하면 양산관광에서 통도사권을 제외하면 볼 것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남지역 20개 시·군 가운데 양산처럼 특정 관광지가 절대적인 영향력이 미치는 곳은 밀양(표충사 72.2%)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특정 관광지만 부각되는 것은 관광객이 쓰고 가는 돈을 양산 전역이 흡수할 수 있는 관광의 산업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관광객이 통도사를 방문했다가 둘러볼 다른 곳이 없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연계효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는 '경유형' 관광지

 

다양한 관광자원이 없다는 것은 관광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양산의 경우 이러한 이유로 관광수익을 극대화하는 '체류형' 관광지가 아닌 '경유형' 관광지로 반쪽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관광객이 해당 지역에서 체류하는 숙박일수를 살펴보면 양산이 경유형 관광지라는 사실이 잘 나타난다. 양산을 찾은 관광객의 숙박일수 조사에서 '당일 방문'이 83.5%로 나타났다. 이는 경남 20개 시·군 가운데 함안(85.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다양한 관광자원으로 유명한 거제나 통영, 남해는 당일 방문 비율이 각각 22.6%와 36.1%, 41.8%에 불과하다. 물론 양산의 경우 지리적 위치나 도로망이 잘 갖춰져 관광객 숙박일수에서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조건인 창원(72.4%)이나 김해(66.2%) 등과 비교해도 당일 방문 비율이 높다.

 

당일 방문 비율이 높다 보니 당연히 숙박이나 식당 등으로 얻을 수 있는 관광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관광수익 경남 하위권 수준

 

그렇다면 양산을 찾은 관광객이 실제 지출하는 돈은 얼마나 될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산을 찾은 관광객 1인당 여행경비는 3만1418원이다. 경남도 평균인 6만9205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권 수준이다.

 

1인당 여행경비가 높은 지역은 창녕(18만8755원), 남해(14만6386원), 거제(13만1113원), 통영(12만633원), 산청(12만254원)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고, 창원(7만803원), 함양(6만4512원), 밀양(5만7019원), 의령(5만7004원), 거창(5만3752원), 사천(4만7797원), 진주(4만5946원), 합천(4만3535원), 하동(4만291원)으로 중위권이었다.

 

양산은 마산(3만4263원), 진해(3만282원), 고성(2만5086원), 김해(1만7414원)와 함께 하위권을 형성했다. 

 

눈길 끌 먹을거리, 특산물 없어

 

양산이 이렇다 할 관광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관광객이 돈을 쓰고 싶게 만드는 '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1인당 여행경비가 높은 창녕과 남해, 거제, 통영, 산청은 공통적으로 숙박비와 식비, 쇼핑비가 여행경비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양산의 경우 1인당 여행경비 3만1418원 가운데 입장료가 1만2981원으로 41%를 차지하고 있고, 식비(6002원)는 19.1%, 숙박비(2843원)는 9%, 쇼핑비(1733원)는 5.5%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식비 부분에서는 관광객이 여행에서 먹은 음식은 비빔밥이 19.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찰음식이 12.3%, 한정식이 7.8%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도시락이 13.8%, 김밥이 5.3%로 조사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표음식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광객 쇼핑품목 조사에서도 열쇠고리가 25.7%로 가장 많았고 염주가 10.5%, 도자기와 휴대전화 고리, 볼펜이 각각 5.7%로 조사됐다. 열쇠고리가 쇼핑품목 1위라는 것은 사실상 특산물이 없다는 의미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양산은 잠을 자고 갈 만큼 매력적인 관광지도 아니고, 대표음식도 없으며, 선물로 구입할만한 특산품도 없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관광 만족도ㆍ추천의사 평균 이하

 

이같은 이유로 양산에 대한 관광객들의 전반적 만족도는 경남지역 최하위권 수준이다. 양산은 볼·즐길거리, 지역주민·종사자 친절성, 숙박, 교통, 식당·음식, 관광정보·안내시설, 쇼핑 등 전반적인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3.5점을 얻어 경남 평균인 3.7보다 낮았다. 양산보다 낮은 지역은 3.4점을 받은 마산과 창녕밖에 없다.

 

특히 세부 조사에서 교통(3.7점)만 경남 평균(3.6점)을 넘었을 뿐 나머지 부분은 경남 평균보다 낮았고, 특히 쇼핑 만족도는 크게 밑돌았다.

 

이런 결과 탓인지 '양산을 친척이나 친구에게 추천할 의사가 있나'는 질문에 '있다'고 답한 관광객은 78.8%로 경남 평균 84.2%보다 낮았다.

 

레포츠 메카로 발전 꾀해야

 

양산의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광자원 다양화를 통한 체류형 관광지로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대표 특산물 개발에도 집중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양산 관광발전을 위해 육성·장려해야 할 분야로 자연·생태관광을 1순위로, 이어 역사·전통문화를 2순위로 뽑았다. 양산은 이미 이 분야에 가능성 있는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돈을 쓰고 가게 하기 위해서는 특색 있는 관광자원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주5일 근무와 웰빙 바람에 맞춰 레포츠 메카로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 양산을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가 볼·즐길거리 29.5%, 레저·스포츠 21.1%, 편리한 접근성 21.1%로 조사돼 레포츠 메카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밖에 경남도가 추천한 QC상품이나 지역 농가가 생산하는 고품질의 농·축산물을 양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키워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도시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공단조성이나 기업유치에 힘쓰는 만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관광객 수요조사를 비롯해 관광자원 활성화 방안 등 체계적인 연구·조사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 298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양산, #관광, #통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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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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