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74년 첫 개통된 우리나라의 지하철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미 서울지하철은 노선 길이나 서비스 수준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하였다. 이렇게 지하철 서비스가 성숙단계에 접어들게 되자 지하철 회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명(社名)에서 지하철이라는 말을 떼고, 같은 의미인 '도시철도'나 '메트로'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하철(地下鐵)의 지하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원래 사명이 '지하철공사'이다가 이렇게 사명을 '메트로'로 고친 회사로는 '서울메트로'(서울 1~4호선)와 '인천메트로'(인천 1호선)가 있다. 또한 '도시철도'로 고친 회사는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있다.

지하철 회사들의 사명 변경 사례
 지하철 회사들의 사명 변경 사례
ⓒ 각 회사

관련사진보기


특히 도시철도라는 이름이 인기인데, 실제로 지하철은 도시철도법에 따라 건설,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울의 두번째 지하철 회사와 광주나 대전 등 후발 지하철 회사들은 예외 없이 도시철도공사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사명의 사례
 도시철도공사 사명의 사례
ⓒ 각 회사

관련사진보기


지하철 회사들이 자사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또 다른 노력은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지하철 회사들은 CI(Corporate Identity)로 불리는 자사의 로고가 있는데, 이것 외에 별도의 브랜드(BI: Brand Identity)를 도입하여 자사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회사는 서울도시철도공사로서, '5678행복미소'라는 브랜드를 도입하여 CI와는 또 다른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 브랜드에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5~8호선을 운영한다는 사실과, 5~8호선의 노선색이 담겨 있어 사실 전달에도 충실하며, 온화한 미소, 교통문화의 선도, 원활한 교통흐름 등의 다층적인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BI 시그니춰
 서울도시철도공사의 BI 시그니춰
ⓒ 서울도시철도공사

관련사진보기


그 동안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기관과 5~8호선을 운영하는 기관이 다르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던 상황에서, 서울도시철도공사의 브랜드가 차츰 알려지며 홍보에 효과를 발휘하자 다른 기관들도 브랜드 도입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1234행복열차'라는 브랜드를 도입하여, 서울메트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브랜드에 투영시키고 있으며, 대전도시철도공사도 안전, 속도, 서비스를 상징하는 'DJET'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대전도시철도공사의 BI
 서울메트로와 대전도시철도공사의 BI
ⓒ 각 회사

관련사진보기


이외에 다른 지하철 회사들도 10주년을 맞이하여 사명 변경 및 신CI로 교체(인천지하철공사), 로고송 도입, 캐릭터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사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지하철 회사들은 공기업이라는 특성상 자사의 이미지 개선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공공, 민간을 가리지 않고 무한경쟁을 하는 시대에, 평소 자사의 좋은 이미지를 쌓아 좋은 브랜드를 구축해 놓는 것은 회사의 훌륭한 자산이 된다. 실제로 지하철 운영 공기업의 주요 평가 지표는 고객들이 직접 평가하는 고객만족도인데, 긍정적인 브랜드를 구축해둔 회사가 평가에서 더 유리할 것임은 자명하다.

현재 지하철 운영 분야는, 신규 경전철 사업을 중심으로 위/수탁이 활발하며, 외국계 대중교통운영 전문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도 하는 등(서울 9호선),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잘 관리된 자사의 브랜드가 지하철 운영회사의 명운을 가를 수도 있는 만큼, 지하철 회사들은 더욱 고객중심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자사의 브랜드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9호선 운영 수탁사업자인 '서울9호선운영'(외국계)과 난곡GRT사업 수탁사업자인 '서울메트로'
 9호선 운영 수탁사업자인 '서울9호선운영'(외국계)과 난곡GRT사업 수탁사업자인 '서울메트로'
ⓒ 각 회사

관련사진보기


특히 그 동안 특별한 브랜드가 없어, 자사의 비전과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던 회사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수도권에서 전철을 운영하는 코레일의 경우, 자사 광역전철만의 별도 브랜드가 없으며 심지어는 광역전철 전용 웹사이트조차 없기 때문에, 소비자인 승객들은 코레일의 서비스를 명확히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회사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타사 또는 타업종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브랜드 구축/관리에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광역전철만의 별도의 브랜드가 없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광역전철만의 별도의 브랜드가 없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
ⓒ 코레일

관련사진보기


이와 같은 도시철도 회사들의 브랜드 구축이 사업 홍보와 회사 이미지 개선에 도움을 주고,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대중교통 발전에까지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기자는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http://frdb.railplus.kr),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도시철도, #브랜드, #광역철도, #코레일, #서울도시철도공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쓰기에 관심많은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