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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하늘에 달려있는 큰 호박.
 감나무 하늘에 달려있는 큰 호박.
ⓒ 양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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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호박이 현재 위치에 달려 있습니다. (이 호박 따기가 대략난감??)
 위 사진의 호박이 현재 위치에 달려 있습니다. (이 호박 따기가 대략난감??)
ⓒ 양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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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가을날 감나무 위에 달려있는 호박을 보다 비맞으며 사진찍고 호박에 대한 예전의 기억을 되짚어 봅니다.

때는 바야흐로 작년 겨울 처가집에서 호박죽을 해 먹는다고 안방에 있던 누런호박을 쪼개고 속을 빡빡 긁어 속에 있는 씨를 모아 거름무덤에 버렸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 버렸던 호박씨가 봄이 되자 싹을 띄우고 여름이 되니 꽃이 많이 피었었습니다. 그 덕택에 여름에 처가집에서 파란 호박 따서 호박 넣고 국수도 많이 먹었지요.

감나무 작은가지 위에 있는 큰호박.(아직 좀 덜 익었죠?)
 감나무 작은가지 위에 있는 큰호박.(아직 좀 덜 익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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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사진의 호박의 현재 위치입니다. (이 호박도 따기가 대략난감??)
 바로 위 사진의 호박의 현재 위치입니다. (이 호박도 따기가 대략난감??)
ⓒ 양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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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여태까지 호박에 대해 무심하게 생각했지 신중하게 지켜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거름무덤이 있는 개집 앞에서 담배 한 대를 피다 집 뒤의 감나무 위에 엄청 큰 호박이 달려 있어서 신기하게 처다 보는데 하나가 아니고 무려 큰거는 여기저기 3개나 달려 있고, 작은 거까지 치면 여기저기 많이도 달려 있더군요.

아직도 열심히 자라고 있는 작은 호박들.
 아직도 열심히 자라고 있는 작은 호박들.
ⓒ 양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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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인 즉 거름무덤에서부터 시작된 호박넝쿨은 담장을 타고 넘어 감나무 밑에까지 퍼졌고 급기야 감나무를 타고 올라 호박이 감나무 꼭대기에서 달렸는데 그게 감나무 잎에 가려 여태까지 안보이다가 감나무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다 보니  큰호박으로 커져서 눈에 띄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호박을 보고 있다 보니 고민이 생겼습니다. 호박이 감나무 가운데 큰가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끝에 작은 가지 위에 매달려 있다 보니 저 호박을 어떻게 따야 할지 고민입니다. ^^*

앞집 담장 옆에 나무를 쌓아 놓은 곳에 있는 호박 (호박 잘 생겼네요???)
 앞집 담장 옆에 나무를 쌓아 놓은 곳에 있는 호박 (호박 잘 생겼네요???)
ⓒ 양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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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 지붕위에 열린 호박.
 앞집 지붕위에 열린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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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오늘 처가집에 있는 호박을 주의 깊게 본 후 앞집 호박은 더 커 보이는 것 같습니다. 호박은 집의 담장 밑 같은 짜투리 땅에 심어 담장을 타고 올라 슬레이트 지붕위에 호박이 열리게 하여 어떻게 보면 놀고있는 지붕을 잘 활용하는 모습이 참 알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심코 지나던 장면들이 오늘 여기저기 다니며 호박 사진찍고 보니 작은 것이 기다림속에 큰 결과가 될 수 있는 가능성과 소중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사천 남양에서 실안방향으로 가는 길 옆 어느집의 지붕에 열린 호박. (이 집은 완전 호박 아니 대박!!)
 사천 남양에서 실안방향으로 가는 길 옆 어느집의 지붕에 열린 호박. (이 집은 완전 호박 아니 대박!!)
ⓒ 양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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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에 대한 옛말을 보더라도 좋은 일이 갑자기 생겼을 때 또는 좋은 사람이 집안에 들어왔을 때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라는 말을 사용하잖습니까? 저 역시 작년 겨울 호박죽 해먹고 남은 쓰레기를 거름무덤에 버렸던 것이 이렇게 많이 열려있는 것을 보니 무슨 큰 복을 얻는 것 같은 기분이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아주 하찮은 것도 귀중하게 생각해 보고 호박씨를 버린 게 버린 것이 아니라 호박을 심은 것이라는 자연의 기본적인 이치 조차 몰랐던 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금 답답 하신 일이 있더라도 가정에 복이 넝쿨째 굴러 들어오길 마음 속으로 빌어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뉴스사천, #호박, #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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