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과 관련해 '정정보도'를 했다. 이 신문은 26일 "[바로잡습니다] 지하수 유출로 인한 습지 등 생태환경의 파괴를 이유로 한 지율 스님의 단식농성 기사"를 내보냈다.

이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조원철 부장판사)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지율 스님은 이 신문을 상대로 정정보도청구소송을 내면서 위자료 10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 일부 승소했다.

항소 기한은 지난 22일까지였는데, 이 신문사와 지율 스님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1심 판결로 확정된 것이다. 이 신문사는 지율 스님한테 위자료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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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26일 지율 스님과 관련해 '정정보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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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이 정정보도를 했다.

"본지는 지하수 유출로 인한 습지 등 생태환경의 파괴를 이유로 한 지율 스님의 단식농성으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원효터널 구간의 공사가 1년 이상 중단되어 2005. 12. 1.경 원효터널의 공정률이 5%에 불과하였고, 위 공사중단으로 인하여 2조5000여억원의 손실을 입게 되었다는 취지의 기사를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지율 스님의 단식 농성으로 인하여 위 공사가 중단된 기간은 6개월이고, 이로 인하여 시공사가 직접적으로 입은 손실액은 약 145억원이며, 2005. 8. 26. 현재 원효터널이 존재하는 13-3 및 13-4 공구 중 13-3 공구의 계획공정률은 13.04%, 실적공정률은 13.10%, 13-4 공구의 계획공정률은 18.86%, 실적공정률은 17.35%였고, 2009. 4. 25 현재 13-3 공구의 계획공정률은 99.99%, 실적공정률은 97.77%, 13-4 공구의 계획공정률은 100%, 실적공정률은 100%이었음이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지율 스님은 경부고속철도 원효터널(천성산 구간) 공사와 관련해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며 단식하거나 '도룡뇽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상당수 언론들은 '도룡뇽 소송'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었고, 2조50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지율 스님은 허위·과장 보도라며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를 신청하고, 소송을 냈던 것. 다른 몇몇 언론사는 지율 스님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정보도를 싣기도 했다. 지율 스님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70단독(최한돈 판사)은 지율 스님이 <동아일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관련해 "동아일보는 지율 스님한테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동아일보는 칼럼과 사설을 통해 '천성산 터널 반대운동'으로 인한 손실액이 2조5000억원으로 보도했다"면서 "이는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연구원이 1년 간 공사가 지연됐을 경우를 추정해 작성한 보고서에 나온 수치일 뿐이고, 언론사의 사설·칼럼이라도 과장·왜곡됐다면 특별히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 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와 관련한 판결 뒤 지율 스님은 홈페이지(초록의공명)에 올린 글을 통해 "법에 대해 문외한이던 내가 밤새워 법리를 뒤져가며 섰던 법정이었지만 승소 후에도 여전히 마음 내려놓을 곳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율 스님은 "비록 승소 판결이라 하지만 판결문에 나타난 것처럼  표면에 나타나 있는 것은 미미하고 그 배후에 있는 것들은 오히려 더 깊이 가려져 버렸다"며 "가치와 이익이 충돌하고 참과 거짓이 다툴 때, 정신을 잃지 않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 소송을 통해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 우리가 배운 준칙들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지점이 폭넓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율 스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헛된 걸음들을 멈출 수가 없다. 그들이 가져간 프레임 속에 자라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상대로 지난해 소송을 냈는데,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을 벌여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