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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이 되면 마산지도가 다시 한 번 확~ 바뀐다고 합니다. 마산시가  올 연말부터 공유수면(바다) 매립 공사를 시작하여 서항지구(신마산 두산, 벽산 아파트 앞) 1341㎡에 1만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마산해양신도시건설 시민대토론회
 마산해양신도시건설 시민대토론회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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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이제 마산에 아파트 좀 그만 짓자

이 대규모 매립공사는 가포지구에 신항만(컨테이너 부두)를 조성함으로써 대형선박 운항이 가능하도록 항로를 준설하면서 나오는 준설토를 투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지난 9월초에 마산발전범시민협의회가 주최한 '마산해양신도시건설에 따른 시민대토론회'에서는 이 계획이 마산 발전의 커다란 위험요소 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었습니다.

해양신도시 토론회 발제를 맡은 도시전문가 허정도 박사
 해양신도시 토론회 발제를 맡은 도시전문가 허정도 박사
ⓒ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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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자로 나선 도시전문가인 허정도 박사는 해양신도시가 마산의 창동, 오동동, 합성동, 댓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도심권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현재도 아파트 미분양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1만 세대에 이르는 과도한 신규 주택공급이 이루어지면 기존 도심지역의 재개발, 재건축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마산의 주택보급율은 2006년을 기준으로 98.84%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신에 인구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구도심 상권이나 재개발, 재건축 주민들이 받는 불이익보다 더 심각한 것은 도시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는 사실입니다. 허정도 박사가 토론회 때 공개한 아래 사진은 서울의 '강남특구'와 같은 해양신도시 개발로 인하여 기존의 마산시가지가 감수해야하는 도시환경적 위협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편에서 바라 본 매립 전, 후 마산시가지
 바다 건너편에서 바라 본 매립 전, 후 마산시가지
ⓒ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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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항지구 매립지, 이른바 해양신도시에 1만 세대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기존 마산도심 지역과 해안사이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병풍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해양신도시의 약 2km에 달하는 새로운 해안선을 따라서 거대한 콘크리트 병풍이 만들어지면, 기존 도심 지역에서는 바다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바람길도 모두 막히게 될 것이 뻔합니다. 

무학산 쪽에서 바라 본 신도시 전, 후 비교사진
 무학산 쪽에서 바라 본 신도시 전, 후 비교사진
ⓒ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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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무학산 쪽에서 바라본 사진입니다. 대우백화점 옆에 우뚝 솟아있는 건물이 바로 현대아이파크입니다. 이런 건물 수십개가 현대 아이파크 오른쪽 서항 매립지역에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아래쪽 비교사진을 보시면 촘촘하게 들어선 아파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기존 도심권이 얼마나 피폐하게 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서항지구 행양신도시에 1만 세대 아파트가 들어서면 신마산 일대 주택가와 저층 아파트 지역은 뒤로는 무학산, 앞으로는 해양신도시 고층아파트에 갇혀버리는 꼴이 되고 맙니다.

바다를 매립하여 고층아파트가 세워지면 구도심지는 아파트와 무학산 사이에 갇히게 된다
 바다를 매립하여 고층아파트가 세워지면 구도심지는 아파트와 무학산 사이에 갇히게 된다
ⓒ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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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도 박사의 주장은 가포지구에 신항만을 조성하여 컨테이너 부두를 꼭 만들어야 한다면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준설토 양만큼만 해안선을 따라 매립을 하고, 해안수변공원을 조성하여 바다를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었습니다.

마산에 사는 사람들은 마산이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을 잊고 살아갑니다. 왜 그럴까요? 시민들이 해안선을 볼 수 없고 걸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상가, 공장이 해안선을 모두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도시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들도 바다를 따라 거닐어본 기억이 없는 것입니다.

허정도 박사는 준설토 양 만큼 최소한의 매립하여 수변 공원으로 만들어 해안선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제안을 내 놓았다.
 허정도 박사는 준설토 양 만큼 최소한의 매립하여 수변 공원으로 만들어 해안선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제안을 내 놓았다.
ⓒ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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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아름다운 해안도시는 모두 시민 누구나 바다와 해안선을 따라서 거닐 수 있는 해변공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정도 박사의 주장처럼 이번이 시민들에게 마산 앞 바다와 해안선을 돌려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11월이 되면 해양신도시 조성을 위한 매립사업이 시작됩니다. 시민단체는 지난 2001년 계획초기 단계부터 서항지구 매립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도시 난개발과 기존 구도심을 피폐화시키는 행양신도시 개발 이번에는 꼭 막아야 합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경남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찬원 교수는 '공유수면 매립 해양신도시 조성'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마산 앞바다 매립 대규모 아파트 건설공사'라고 불러야 정확하다고 말 입니다.

마산에는 해양신도시를 조성하지 않아도 3만 가구가 훨씬 넘는 재건축, 재개발 그리고 옛 한국철강터 부영 아파트 개발 예정지, 옛 한일합섬터 아파트 개발예정지 등 4만 가구 이상의 신축 계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환경과 생태계의 보고인 바다를 매립하지 않아도 충분히 시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는 것 입니다.  생명의 바다를 매립하여 아파트를 짓겠다는 어리석은 계획을 막아내는 일은 이제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마산, #바다, #매립, #아파트, #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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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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