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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

지난주 네팔의 쿰부 히말라야로부터 엽서가 왔습니다. '2009 NEPA 한국로체남벽원정대(2009 NEPA LHOTSE SOUTH FACE EXPEDITION)'의 대원들이 육필로 이름을 적은 엽서입니다.

 

"나마스떼!

저희는 지금 네팔의 카투만두에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로체남벽을 향해 출발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로체남벽 정상에 서는 날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으로 성원해 주시기 바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아래에 이번 원정대 팀닥터로 참여하신 최영림 선생님께서 저희 가족을 위한 메시지를 덧붙여 주셨습니다.

 

"배낭꾸리고 떠나는 용기를 가르쳐주신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로체 B.C.에서 기원합니다. 최영림 배"

 

 

히말라야의 로체 남벽은 말 그대로 절벽입니다. 그 벽 높이가 무려 3천미터나 되는 악마의 거벽입니다. 전 세계의 프로 산악인들이 오르기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한 난공불락難功不落의 8516m 성역입니다. 지금까지 전세계산악인들에게 20여회의 도전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와 유고 등반팀이 올랐다는 주장은 있지만 국제산악계에서는 등정자료가 없는 그들의 주장을 사실로 믿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악인들의 세 번에 걸친 도전이 있었지만 매번 실패를 맛보아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로지 신만이 오를 수 있었던 이 거벽을 김남일을 원정대장으로 한 서울특별시산악연맹의 산악조난구조대가 2년간의 준비를 마치고 '신들의 땅'에 도전한 것입니다. 그 과정은 6189m의 임자체 원정을 비롯한 두 차례 현지 정찰을 포함합니다. 서울시산악조난구조대는 2006년 '악마의 성벽'이란 별칭을 얻은 6904m의 '탈레이 샤가르'를 성공적으로 등정해 이미 그 저력이 입증되었습니다.

 

8월 24일 선발대가 카투만두를 향해 먼저 한국을 떠났고, 27일 본대가 70여 일간의 일정으로 출정하였습니다.

 

 

#2

오늘 아침, 메일을 점검하다가 이미 오래전에 누군가가 보낸 메일이었지만 스팸으로 의심되어 방치된 메일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 메일에는 아래와 같은 돈에 대한 금언이 담겨 있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Can buy a House.

But not a Home.

집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을 살 수는 없습니다.

 

It can buy a Bed.

But not Sleep.

침대를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을 살 수는 없습니다.

 

It can buy a Clock.

But not Time.

시계를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살 수는 없습니다.

 

It can buy a Book.

But not Knowledge.

책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식을 살 수는 없습니다.

 

It can buy a Position.

But not Respect.

지위를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존경을 살 수는 없습니다.

 

It can buy Medicine.

But not Health.

약을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살 수는 없습니다.

 

It can buy Blood.

But not Life.

피를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살 수는 없습니다.

 

#3

돈은 소중합니다. 생명의 유지와 삶의 질과 품위를 위한 최소한의 재화와 바꿀 수 있는 편리한 제도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더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 돈이 자신의 땀과 바꾼 것이어야 하며, 그 땀이 사회의 도덕적 통념을 거슬리지 않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자연의 질서를 해치지 않는 방식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화폐에 표기된 액면의 숫자는 같을지라도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그 가치는 각기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4계절을 땀 흘리고 갈무리한 농산물을 시장에 팔아서 마련한 농부의 십만 원과 요행으로 부동산 시세차익으로 얻은 투기꾼의 천만 원 중, 과연 어떤 것이 더 가치 있을까요. 돈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지만 어떤 돈이 더 가치있는가에 대한 것도 꼭 알아야 합니다.

 

돈을 얻기 위해 좀 더 부지런해지고, 일에 몰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돈만으로 행복의 문을 열 수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향해 질주합니다. 하지만 저는 성공한 사람을 '큰 부를 일군 사람'으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행복을 얻은 사람'으로 여기고 있지요. 제가 존경하는 부자는 많습니다. 하지만 행복을 갖지 않은 부자를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했다는 프리지아(Phrygia)의 부자 왕, 미다스의 불행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목숨을 담보로 낙석과 낙빙을 무릅쓰고 바위절벽과 칼날 같은 설릉의 없는 길을 가는 알피니스트(alpinist)의 도전이 부의 획득을 위한 것일까요? 유능한 치과의사이며 자기 병원을 가진 병원장이며 서울여자치과의사회 회장을 맡은 최영림 선생님은 이미 궁핍을 면한 지 오랜 사람입니다.

 

김남일 대장과 대원들은 절망으로 쌓은 성벽 같은 그 로체남벽에 희망의 루터를 개척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것은 억만금의 돈으로도 결코 살 수 없는 삶의 가치입니다.

 

일정상 대원들은 지금 정상공격을 위한 등반캠프의 설치에 여념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절망의 크레바스에 꿈과 희망의 사다리를 놓고 있는 이 로체남벽원정대의 무사귀환을 위해 이분들이 보내준 'Yes We Can'의 로체원정대 티셔츠를 입고 매일 기원합니다.

 

"당신들이 오르고 있는 그 코리안 루터가 암울한 현실을 앞에 둔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의 희망의 루터입니다. 초등의 감격과 무사귀환을 확신합니다. 불가능은 없다.(Nothing is impossible!)"

 

(현재 등정대는 정상공격을 위한 캠프를 개척중이다. 전체 일정은 10월말에 끝나며, 등정대는 지금 성공과 실패를 가늠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관련글 보기

내 인생의 터닝포인터 | http://blog.naver.com/motif_1/30045496511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과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2009네파한국로체남벽원정대#김남일#최영림#히말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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