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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의 청명함이 가득했던 주말인 19일 경기도 안양시 관내 수리산 산림욕장에 평소 보기 힘든 낯선 등산객들이 줄을 이었다. 앞을 못 보는 시각장애인 20여명이 안양시 기관 및 사회단체장들과 1:1 가을산행을 하는 아주 특별한 데이트를 즐겼기 때문이다.

 

산행에 참여한 이들은 이필운 안양시장, 김국진 안양시의회 의장, 김한조 안양지식산업진흥원장, 정동권 경인교대 총장, 박찬호 안양상공회의소 소장 등 모두 19명, 모두 안양에 지식인들로 자원봉사를 위해 지난해 10월 결성된 리더스볼런티어 소속 인사들이다.

 

오전 10시 안양 수리장애인복지관에 모인 이들은 안양5동 현충탑을 출발해 안양9동 병목안 시민공원 입구까지 2.5km에 이르는 산림욕장을 1시간여 동안 함께 동행했다. 비록 짧은 거리였지만 여운으로 남기에 충분했고 행복감 또한 충만했던 만남이었다.

 

앞을 제대로 못 봐 외부생활이 어렵고 운동도 부족했던 시각장애인들이지만 이날 하루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손과 발이 돼주고 정답게 담소를 나누면서 난생 처음 밟아 보았던 산림욕장의 흙길과 맑은 공기와 이들과의 만남은 아주 특별한 추억꺼리로 남게 됐다.

 

 

30대 중반에 시력을 잃었다는 한 50대 남성은 "좌절을 극복하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오늘 이렇게 따뜻한 만남에 더욱 힘이 난다. 등산을 하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 엄두조차 못 냈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시각장애인에게 1시간여 어깨를 맡기고 한걸은 앞서 걸으면서 눈에 보이는 나무와 수풀과 자연의 이모저모를 들려주며 대화를 나누었던 한 인사는 "앞을 보지 못하는 이분들이 살아가는 얘기를 듣고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는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과의 아름다운 동행에 동참했던 이필운 안양시장도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분들께 깊은 격려의 박수와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순수함에 감동받았다"고 말하고 "앞으로 '함께 사는 사회 건설'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산행이 끝난 병목안 시민공원에서는 시각장애인협회 소속 회원들이 아름다운 동행에 한발 앞서 걸어준 볼런티어들을 위해 안마서비스를 해주며 또다른 소통을 이었으며 이날의 특별한 만남은 산행 후 오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시각장애인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아름다운 동행에 나선 단체장 등 지역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지난해 10월 14일 범계동 한 회관에 모여 '리더스 볼런티어운동'에 적극 동참해 자원봉사 생활화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서약식을 통해 자원봉사를 약속했다.
 
이들은 리더스 볼런티어 서약을 통해 사회지도층이 솔선하여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함으로써 주민 모두 고루고루 잘사는 행복도시 안양건설에 기여하고자 하는 뜻에서 이뤄졌다.
 
자원봉사 체험은 지난해 12월 성탄절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찾아가는 '산타의 달콤한 사랑이야기'에 이어 금년 5월 안양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자장면 봉사'에 이어 이날이 세 번째로 12월에는 산타복장의 자원봉사 이벤트를 또 한 차례 마련할 예정으로 있다.

태그:#안양,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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