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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열린 언론노조의 '탐탐한 바자회'. 심상정 전 의원이 효림스님의 서예 작품에 덧붙여 보너스로 내놓은 '뽀뽀' 선물을 낙찰자에게 주고 있다.
 6일 오후 열린 언론노조의 '탐탐한 바자회'. 심상정 전 의원이 효림스님의 서예 작품에 덧붙여 보너스로 내놓은 '뽀뽀' 선물을 낙찰자에게 주고 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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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를 탐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탐나는 물건과 재미가 가득한 <탐탐한 바자회>'가 6일 서울 정동길 덕수초등학교 뒤 운동장에서 100일행동, 미디어행동, 언론노조, 여성삼국(소울드레서, 쌍코, 화장발), 네티즌 커뮤니티 주최로 열렸다.
 '언론자유를 탐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탐나는 물건과 재미가 가득한 <탐탐한 바자회>'가 6일 서울 정동길 덕수초등학교 뒤 운동장에서 100일행동, 미디어행동, 언론노조, 여성삼국(소울드레서, 쌍코, 화장발), 네티즌 커뮤니티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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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를 찾은 시민들이 각종 CD와 DVD를 고르고 있다.
 바자회를 찾은 시민들이 각종 CD와 DVD를 고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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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열린 언론노조의 '탐탐한 바자회'는 대박이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바자회 성공시켜 언론 자유 쟁취하자"고 소리쳤는데, '언론 자유'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해도 바자회 행사는 확실한 성공이었다. 미디어법 광고비 마련을 위한 행사였지만, 일반 시민의 참여가 높다는 점에서도 성공적이었다.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 펼쳐진 장터에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았다. 끊임없이 손님이 들고나가는 가운데서도 참가자들은 500여 명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주최 측에서도 정확한 연인원을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날 참가자 중에는 인터넷에서 바자회 소식을 듣고 일부러 집을 나선 시민도 있었고, 덕수궁을 지나던 길에 잠시 들렀다가 미디어법 통과에 대한 전단지를 읽어보는 시민도 있었다. 알고 왔든 모르고 왔든, 대부분 언론 문제에는 "정권이 바뀐 뒤에 탄압이 심해졌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경매 최고가 600만 원의 주인공은 누구?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4시부터 열린 사회 명사 애장품 경매. 정치인들은 서예나 미술 작품, 도자기·시계·라이터·모자 등 다양한 물건을 기증한 뒤 직접 무대에 올라 사연을 소개하면서 판매에 나섰다. 또한 가수 이하늘씨와 이승환씨가 옷을 내놓았고, 가수 이상은씨도 직접 찍은 사진을 기증했다.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로 팔린 물품은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다기 세트. 최문순 의원이 MBC 사장 시절 받았던 이 물건은 시작가 100만 원에서 시작됐지만 한 번 부를 때마다 호가가 20만~30만 원씩 뛰어올랐고, 결국 사회자인 이성배 MBC 아나운서가 "상한가 600만 원"을 정해 낙찰자를 정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최문순 의원은 물건을 건네주며 큰절을 했다. 낙찰에 성공한 시민은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제가 해드린 게 없어서 이걸 사는 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까 싶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6일 오후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대신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직접 맸던 넥타이를 팔고 있다. 이 물품은 90만 원에 팔렸다.
 6일 오후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대신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직접 맸던 넥타이를 팔고 있다. 이 물품은 90만 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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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쥐잡기 게임'이 열리고 있다.
 바자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쥐잡기 게임'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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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의 부엉이 장식품도 인기였다. 한 전 총리는 세계 각국에서 부엉이 장식품 300여 개를 수집했는데, 이번 경매에는 7점을 내놓았다. 프랑스의 크리스털 부엉이 가족과 이집트의 도기 부엉이, 아르헨티나의 보석부엉이는 모두 300여만 원에 팔렸다. 유시민 전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맸던 노란 넥타이도 같은 가격에 팔렸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햇볕정책'을 콘셉트로, '주창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우표, '계승자'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후원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보내온 모자를 한꺼번에 기증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집에 고무신·절구·맷돌 같은 것만 있고 값나가는 게 없어서" 북한을 방문했다가 샀던 모자를 내놓았다. 정동영 의원은 기자 시절이던 1990년, 한국인 최초로 쿠바를 취재한 기념으로 얻었던 체 게바라 접시를 기증했다.

6일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에서 최문순 의원이 바자회 물건을 팔고 있다.
 6일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에서 최문순 의원이 바자회 물건을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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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 먹을거리 장사에 나선 정동영 의원이 도토리묵을 무치고 있다.
 6일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 먹을거리 장사에 나선 정동영 의원이 도토리묵을 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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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에 따른 보너스도 다양했다.

막걸리와 파전(정동영 의원), 냉면과 빈대떡(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미술관 데이트(추미애 의원) 등 자신과의 만남을 선물로 내놓는 경우도 많았다. 천정배 의원은 홍성담 화백의 그림을 내놓으면서 홍 화백과 술 한 잔 할 수 있는 자리를 보너스로 제시하고, "기분 좋으면 홍 화백이 그림 한 장 더 줄지도 모른다"고 '1 플러스 1' 기회를 강조했다.

심상정 전 의원은 '뽀뽀'를 보너스로 냈고, 강기갑 대표는 자신의 농장 '흙사랑'에서 가꾼 밤 1포대를 내놓았고,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인 서귀포에서의 호텔 2박 숙식권을 보너스로 넘겼다.

가장 재미있는 '보너스 상품'은 금배지.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를 대신해 노 전 대통령 낙인이 찍힌 은수저 세트를 팔던 최문순 의원은 즉석에서 "정세균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해서 금배지가 필요없다, 이걸 보너스로 드려도 되겠냐"고 정 대표의 의향을 물었다. 정 대표는 흔쾌히 손을 들어 'OK' 표시를 했고, 은수저 세트와 금배지는 90만 원에 낙찰됐다.

의원님 금배지와 뽀뽀는 '보너스 상품'

바자회 장터에도 손님들이 북적댔다. 상품도 다양했다. 트렌치코트나 남성정장 수트는 5000원이었고, 책이나 CD는 2000~3000원. 티셔츠는 1000원부터 시작했고, 팬티는 1000원에 2장이었다.

한 켠에서는 페이스페인팅, 타로 사주, 캐리커처, 가훈 써주기 등의 놀거리 판이 벌어졌다. 유시민 팬클럽 '시민광장'은 쥐잡이 게임을 선보였다. 두더지게임을 변형한 것으로, 쥐 분장을 한 사람들이 상자 속에서 튀어나오면 커다란 '뽕망치'로 때리는 놀이였다. 주로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시장에선 군것질이 빠질 수 없다. 한켠에서는 막걸리와 파전, 도토리묵 등 술집이 또한켠에서는 떡볶이, 어묵, 빵 등 분식집이 열렸다.

6일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 팬티는 두장에 1000원. 절대 중고품이 아니고 순면 100%라고 한다.
 6일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 팬티는 두장에 1000원. 절대 중고품이 아니고 순면 100%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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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는 성황리에 치러졌다.
 6일 열린 언론노조 '탐탐한 바자회'는 성황리에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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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바빠지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물론 정치인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장사에 나섰다. 이들은 앞치마를 두른 채 직접 물건을 팔고 도토리묵도 무쳤다.

저녁이 돼서야 시민들은 조금씩 운동장을 떠났다. 가족끼리 혹은 이웃과 친구끼리 바자회를 찾았던 이들은 처음 접해본 경매에 대한 소감과 그날 산 물건에 대한 품평은 물론, 언론문제에 대해서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주말을 정리했다.

화장품과 악세사리를 사고 집으로 돌아간 대학생 한정연(24)씨와 전초롱(24)씨는 "인터넷과 신문을 통해 언론문제를 꾸준히 접했는데 요즘엔 좋은 소식이 없어서 잘 안 보게 된 것 같다, 친구들도 너무 어둡다고 (이런 화제를) 안 좋아한다"면서 "그래도 오늘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태그:#언론노조,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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