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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국보인 자이언트 판다. 멸종 직전에서 살아난 희귀동물로, 세계야생동물기금의 상징마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국보인 자이언트 판다. 멸종 직전에서 살아난 희귀동물로, 세계야생동물기금의 상징마크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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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다는 왕성한 먹성을 자랑한다. 짧은 활동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일상 시간을 먹는데 소비한다.
 판다는 왕성한 먹성을 자랑한다. 짧은 활동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일상 시간을 먹는데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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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四川)은 중국에서 대나무가 가장 많다. 울창한 대나무 숲 속에는 각종 희귀한 동물들이 서식한다. 그 많은 동물 중에서 인간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동물이 있다. 바로 자이언트 판다(Giant Panda)다.

2007년 현재 판다 수는 약 1590여 마리로 추산되는데, 오직 중국에만 서식한다. 이런 희소성으로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단체 상징마크에 판다를 그려 넣었다. 판다는 중국 내에서도 쓰촨, 산시(陝西), 간쑤(甘肅) 등 세 곳에만 사는데, 쓰촨에 절대 다수가 있다. 쓰촨에는 해발 2500m 이상의 고산이 많은데다 대나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야생 판다는 인적이 드문 2400~3500m의 고산협곡에 주로 산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높은 습도의 대나무 숲은 판다가 가장 좋아하는 서식지다. 수풀이 울창하고 년 최고 기온이 20도가 넘지 않으며 대나무가 무성한 쓰촨의 산속에는 어김없이 판다가 있다.

판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곰과가 아닌, 넓게 보면 고양이과에 속한다. 곰은 표범과 더불어 판다가 가장 두려워하는 천적이다. 판다는 대략 300만 년 전 처음 출현했는데, 70~50만 년 전 개체수가 가장 많았다. 당시 판다의 서식지는 쓰촨을 넘어 중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었다.

두 세기 전만 해도 판다는 쓰촨에서 보기 쉬운 동물이었다. 오늘날 판다가 희귀해진 것은 천적 때문이 아니었다. 그 주범은 인간이었다. 1867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유럽에 알려진 판다는 신기하고 깜찍한 동물이었다. 판다의 모피는 19세기 말부터 중국 부유층과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주요 사치품으로 각광받았다.

판다의 고기는 육류 섭취가 부족한 지역민에게 좋은 먹을거리가 되었다. 판다의 뼈는 각종 한약재에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로 거래됐다. 인간의 무분별한 밀렵으로 판다의 수는 급감했다. 울창한 산림에 대한 대규모 채벌과 인간의 이주도 판다의 생존을 위협했다.

 중국 내 판다 서식 분포도. 판다는 중국 내에서도 오직 쓰촨, 산시, 간쑤 등 세 곳에서만 산다.
 중국 내 판다 서식 분포도. 판다는 중국 내에서도 오직 쓰촨, 산시, 간쑤 등 세 곳에서만 산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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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두기지 입구에 있는 청동 판다상. 청두기지는 중국 최초로 설립된 과학적인 판다 연구 및 번식기지다.
 청두기지 입구에 있는 청동 판다상. 청두기지는 중국 최초로 설립된 과학적인 판다 연구 및 번식기지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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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때 의연한 죽음 맞은 판다, 영국인 감동시켜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판다의 개체 수는 수천 마리로 줄어들었다. 판다의 국외 밀반출도 성행했다. 서구 국가에서 판다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이를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30년대 청두에 거주하던 영국인 덴젤 스미스는 판다의 광팬이었다. 그는 1936년부터 3년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판다 확보에 나섰다. 당시 중국은 중일전쟁 기간으로 야생 동물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허술했다. 이를 이용해 스미스는 6마리의 판다를 영국으로 밀반출하는데 성공했다.

영국으로 보내진 판다는 런던동물원에 고가에 팔렸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런던은 날마다 독일 공군의 폭격을 당했다. 런던동물원도 재난을 피하지 못했다. 폭격으로 대부분의 판다가 죽음을 당했는데, 한 판다의 죽음은 영국인을 감동시켰다.

이리저리 폭탄이 터지는 와중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사육사 옆에서 고요히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판다에 매혹당한 영국인들은 2차 대전이 끝난 뒤 판다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강화된 통제로 단 한 마리만 수입할 수 있었다.

1940년대 말부터 판다는 중국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는 멸종위기 동물이었다. 1949년 들어선 사회주의 정권은 무엇보다 판다의 가치에 주목했다. 수천 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성에다 서구인들이 판다를 너무나도 좋아했다.

중국정부는 처음으로 판다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판다에 대한 밀렵을 금지하고 해외 밀반출을 철저히 막았다. 판다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인민들의 먹는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최빈국이었다. 특히 1950년대 말 중국 경제를 파탄시킨 대약진운동은 수천만 명의 아사자까지 발생시켰다. 1976년 문화대혁명이 끝날 때까지 판다의 체계적인 보호와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구 국가와의 판다 외교는 판다의 생존과 지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왔다. 1972년 4월 중국은 자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판다 링링과 싱싱을 선물했다. 같은 해 10월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기념해서는 판다 캉캉과 란란을 일본에 대여했다. 이후 영국, 프랑스, 독일, 멕시코 등과 수교 시 선물로 보내진 것도 판다였다.

 청두기지 내의 판다 서식지. 잘 갖추어진 인공구조물로 판다의 생활을 돕고 있다.
 청두기지 내의 판다 서식지. 잘 갖추어진 인공구조물로 판다의 생활을 돕고 있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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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지 내 서식지는 수풀이 무성하다. 정교하게 설치된 구조물은 나무 타기를 즐겨하는 판다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한 것이다.
 기지 내 서식지는 수풀이 무성하다. 정교하게 설치된 구조물은 나무 타기를 즐겨하는 판다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한 것이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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춣산율 1.0674%, 너무나 낮은 판다 출산율

대내외적으로 판다가 자국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되자, 중국정부는 본격적인 판다 살리기에 나섰다. 청두(成都)시 동북쪽에 자리 잡은 청두판다번식연구기지(이하 '청두기자')의 개설도 그 사업 중 하나였다.

청두기지는 쓰촨성정부가 설립한 비영리기구인 청두판다번식연구기금회가 판다의 연구, 번식, 보호 등을 위해 건설했다. 1987년 6마리의 판다를 보호하기 위해 문을 연 청두기지는 오늘날 중국정부 산하 40여 개의 판다연구센터 중 가장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청두기지 내 판다 수도 2008년 말 현재 83마리로 늘어났다.

지난 20여 년간 85마리의 암컷 판다가 124마리의 아기 판다를 낳는 성과를 이룩했다. 판다의 번식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에도 기록할만한 업적을 냈다. 59건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시켰고 각종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3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판다에 대한 인공 번식과 과학적 연구가 중요한 것은 낮은 번식력에 기인한다. 판다는 세상 어느 동물보다도 종족 번식률이 낮다. 한 마리의 암컷은 평생 동안 단 한두 마리의 판다를 낳을 뿐이다. 이를 출산율로 따져보면 1.0674%다. 저출산으로 고민인 서유럽 국가나 한국의 평균 출산율보다 뒤쳐진다.

불법 밀렵을 금지하고 광범위한 서식지를 두어도 개체수가 늘지 않는 이유는 판다의 까다로운 식성과 극히 적은 성행위 때문이다. 판다는 신선하고 여린 대나무 잎이나 어린 죽순을 즐겨먹는다. 먹성이 까다로워 대나무가 꽃 피고 잎이 시들면 굶어 죽을지언정 입에 대지 않는다.

섹스 자체를 귀찮아하는 판다의 성생활은 가장 큰 문젯거리다. 판다는 천성이 혼자 지내길 좋아하는데다 1년 중 발정기가 4~5일에 불과하다. 중국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생존하는 판다의 암컷 78%와 수컷 90%는 자연 생식이 불가능한 불임 상태다.

 판다는 여린 대나무 잎이나 어린 죽순을 즐겨 먹는다. 먹성이 까다로워 동물 중 출산율이 가장 낮다.
 판다는 여린 대나무 잎이나 어린 죽순을 즐겨 먹는다. 먹성이 까다로워 동물 중 출산율이 가장 낮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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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다는 혼자 지내길 좋아한다. 발정기가 아주 짧은데다 암수간의 교미 자체를 귀찮아 할 정도다.
 판다는 혼자 지내길 좋아한다. 발정기가 아주 짧은데다 암수간의 교미 자체를 귀찮아 할 정도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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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250여마리 아사, 꽃피고 시든 대나무 절대 먹지 않아

중국정부가 청두기지를 비롯하여 수많은 번식기지와 연구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판다를 야생에 그냥 놔둘 경우 개체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쓰촨 내의 판다는 두 차례 큰 위기를 겪었다.

첫째는 쓰촨성 서부 산간의 대나무 2만4000ha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대나무는 보통 60년 단위로 한 번씩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말라 죽는다. 판다는 꽃피고 시든 대나무를 절대 먹지 않는다. 1980년대에도 같은 일이 발생해 먹이를 구하지 못한 판다 250여 마리가 굶어 죽었다.

쓰촨의 전체 면적은 48만8000㎢로 한반도의 2배에 달하고, 대나무가 전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공장과 농경지가 늘어 판다의 이동이 쉽지 않게 됐다. 쓰촨성정부는 2008년 한 해 내내 야생에 사는 판다를 서부 산간에서 남부로 옮기는 대공사를 벌어야만 했다.

둘째로 2008년 5월 일어난 쓰촨대지진은 판다의 생존도 위협했다. 지진 진앙지인 원촨(汶川) 인근에 위치한 워룽(臥龍)판다번식연구기지에서 생활하던 판다들은 심각한 피해와 후유증을 겪어야만 했다.

지진 발생 당시 워룽기지가 서식지에서 보호하던 판다 수는 142마리. 150여 마리의 야생 판다까지 합치면 중국에서 가장 많은 300마리의 판다를 관리하고 있었다. 대지진 발생 후 확인된 피해 판다 수만 10여 마리로, 이중 3마리가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워룽기지는 직접 사육하는 판다를 급히 청두기지, 야안(雅安)판다번식연구기지, 베이징동물원 등지로 옮겼다. 하지만 판다들이 받은 충격은 쉽게 치유하지 못했다. 지진의 충격을 받은 판다들은 극심한 공포에 행동이 눈에 띌 정도로 둔해졌다. 한 우리에 많은 판다도 같이 살면서 개체간 유행성 질병에 쉽게 노출되기도 했다.

 한 서식지에 사는 두 마리의 판다가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는 청두기지가 벌이는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한 서식지에 사는 두 마리의 판다가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는 청두기지가 벌이는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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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싸우다가 같이 엎어져 버린 두 마리의 새끼 판다.
 한창 싸우다가 같이 엎어져 버린 두 마리의 새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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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복용에 포르노 시청 ... 성관계를 높여라!

2008년 판다에게 닥친 위기를 어렵게 극복했지만, 멸종의 그림자를 아주 떨쳐버린 것이 아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은 2~3세대 내에는 판다가 멸종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야생동물기금은 쓰촨 전역을 조각조각 내고 있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지적했다. 도로가 놓이면서 판다가 다른 서식처로 옮겨 짝짓기 하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동이 어려워지자, 판다는 근친 간 교미가 이루어져 갈수록 질병 저항력이 떨어지고 출산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

암컷 주도로 이뤄지는 성관계조차 1년에 한두 차례로 낮아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건강한 성행위를 늘리기 위해 온갖 고육책을 구사하고 있다. 판다의 골반과 다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훈련은 기본이다. 비아그라를 복용시키고 판다용 포르노까지 시청케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판다의 번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공위성까지 동원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와 샌디에이고 미국동물협회의 과학자들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사용해 판다의 이동과 암수간 성행위를 관측하고 있다.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 미·중 양국은 66만 달러를 투입했다.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는 GPS 및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변화하는 사계절과 각기 다른 지역 속에서 판다의 움직임과 행동 양식을 추적하여 야생 생활과 생태학적 신비를 밝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냉동 정자를 이용한 수정기술도 실시하고 있다. 2009년 7월 워룽기지에서는 세계 최초로 냉동정자를 이용한 체외수정으로 새끼 판다 두 마리를 낳았다. 미국 등에서 인공수정 기술로 판다를 낳은 적은 있지만, 수년 전 채취하여 냉동된 정자를 어미 판다의 난자와 체외수정한 것은 세계 최초다.

 판다는 어미를 제외하곤 다른 개체와의 접촉이 극히 적은 동물이다. 청두기지는 판다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판다 간의 접촉을 장려하고 있다.
 판다는 어미를 제외하곤 다른 개체와의 접촉이 극히 적은 동물이다. 청두기지는 판다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판다 간의 접촉을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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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다는 먹보에다 심술꾸러기 동물이다. 자신의 먹이거리가 떨어지면 같은 우리에 사는 친구의 먹이도 뺏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판다는 먹보에다 심술꾸러기 동물이다. 자신의 먹이거리가 떨어지면 같은 우리에 사는 친구의 먹이도 뺏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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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판다의 번식률 제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데는 판다가 대외 이미지 제고와 달러벌이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판다 번식과 보호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데는 판다 외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72년 닉슨의 방문은 첨예한 냉전 상황에서 죽의 장막에 갇혀 있던 중국을 구원했다. 당시 마오쩌둥(毛澤東)이 귀국길의 닉슨에게 판다 두 마리를 선물한데는 숨은 배경이 있다. 중국이 유엔에서 대만을 몰아내고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기권한데에 대한 보답이었다.

1982년 다시 두 마리의 판다가 태평양을 건넜지만 성격은 바뀌었다. 중국은 멸종 위기의 동물을 책임지고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임대료를 받고 미국에 보냈다. 현재 미국에는 12마리의 판다가 사육되고 있지만 소유권은 모두 중국정부에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 보내진 판다도 마찬가지다. 해외로 보내진 판다의 소유권은 중국에 있어 장기 임대 형식으로 보내진 것이다.

판다가 있는 미국 내 동물원은 해마다 막대한 임대료를 중국정부에 지불해야 한다. 매년 판다 한 쌍은 200만 달러, 새끼가 태어나면 60만 달러를 더 낸다. 중국이 거둬들이는 임대수입만 한해 8000만 달러가 넘는다.

미국 입장에서는 성인 판다가 한 마리당 하루에 대나무 38㎏를 먹어치우는 골칫거리일 듯싶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미국인들이 판다를 워낙 좋아하는데다 임대료 이상의 관람 수입을 안겨다 준다. 판다가 없는 동물원은 판다를 데려오기 위해 온갖 로비를 다 벌일 정도다.

중국은 판다가 살 수 있는 엄격한 조건을 충족하고 많은 판다기금을 제공하는 동물원에만 10살짜리 판다를 임대해 주고 있다. 과학적인 관리와 연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판다 연구진과 사육사도 초빙토록 해서 인력까지 수출한다.

이에 미국 내 일부 언론에선 중국정부가 판다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판다의 개체 수는 1970년대보다 크게 늘어났지만, 중국정부가 관리규정을 갈수록 까다롭게 만들어 외국 동물원이 막대한 임대료를 내도록 하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 말 판다의 하나로 판명된 레드 판다. 외모가 너구리와 유사하다.
 지난 세기 말 판다의 하나로 판명된 레드 판다. 외모가 너구리와 유사하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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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판다로 인해 판다를 너구리과에 포함시키는 학설이 등장했지만 학계 전체의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레드 판다로 인해 판다를 너구리과에 포함시키는 학설이 등장했지만 학계 전체의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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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판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청두기지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청두기지에는 한해 50여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이 중 60%가 외국인이다. 일부는 오직 판다를 보기 위해 청두를 찾을 정도다. 청두기지에서는 하루 종일 판다의 장난치고 재롱떠는 모습을 바라보며 카메라에 담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

여행객은 보통 이른 아침부터 청두기지를 찾는다. 게으르고 잠 많은 판다가 오전에는 대나무를 먹기 위해 우리 밖에 나오기 때문이다. 판다는 배가 부르면 짧은 시간이나마 같은 서식지에 사는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논다. 이는 기지 당국의 훈련 프로그램 중 하나다.

원래 판다는 독고다이 스타일이라 어미를 제외하곤 다른 판다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군집 생활을 하지 않는 판다의 사회성을 길러 암수의 교미를 늘리려 하는 것이 기지 당국의 의도다. 이 때문에 기지에서 태어나 야생으로 보내진 판다는 번식률이 높다.

인간의 갖은 노력으로 판다가 안정적인 번식을 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인간의 마수 또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일부 몰지각한 밀렵꾼은 값비싼 모피를 노리고 판다를 뒤쫓고 있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떼돈을 번 중국 부자들이 궁핍한 농민을 앞세워 판다를 불법 밀렵하고 있는 것이다. 쓰촨에서 판다가 가장 많은 바오싱(寶興)현만도 지난 20년 동안 확인된 판다 밀렵사건만 19건에 달했다. 판다 모피가 워낙 부드럽고 진귀해서 일부 부자들은 이를 부의 상징처럼 여기고 있다.

지난 10년간 판다 모피를 밀수하려다 적발된 사람은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인데, 압수된 수만 143마리 분에 달했다. 청두와 충칭(重慶)에서는 판다 모피를 거래하는 시장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판다연구센터는 인공 수정으로 태어난 판다가 야생으로 돌아간 뒤 인간이나 다른 거친 동물과 맞설 수 있도록 싸움 능력을 높이는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

 청두기지 내의 판다박물관 전시물. 박물관에는 판다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 사진, 박제물 등이 전시되어 있어 여행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청두기지 내의 판다박물관 전시물. 박물관에는 판다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 사진, 박제물 등이 전시되어 있어 여행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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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판다를 해부하여 조립한 한 마리의 판다 뼈대. 한때 판다의 뼈는 한약재 재료로 쓰였다.
 죽은 판다를 해부하여 조립한 한 마리의 판다 뼈대. 한때 판다의 뼈는 한약재 재료로 쓰였다.
ⓒ 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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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기지에서는 자이언트 판다 서식지 외에 꼭 찾아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레드 판다(Lesser Panda) 서식지와 판다박물관이다.

레드 판다는 1990년대 각종 유전자 검사를 통해 판다로 판명됐다. 고양이과로 통칭되던 판다가 독립적인 판다과로 뛰쳐나오게 된 데는 레드 판다의 공이 컸다. 레드 판다는 아시아에만 5000여 마리가 서식하는데, 중국 외에 버마와 네팔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판다박물관은 판다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 사진, 동물 박제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일부 전시물은 오래되어 현실과 동떨어졌지만, 판다의 전모를 이해하는데 좋은 교육장이다. 야생 동물 박제 전시관에서는 수십만 년 전 판다와 같은 시간에 살다가 멸종된 동물도 전시되어 있다. 판다가 낮은 번식력에도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왔는지 알 수 있는 증거다.

20세기 들어 중국에서는 유일하게 멸종 위기에서 회생한 동물 판다. 중국을 상징하는 살아있는 국보로, 갈수록 나빠지는 생존환경 속에서 판다의 재롱을 계속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여행Tip

청두판다번식연구기지는 청두(成都)시 서북부 슝마오다다오(熊猫大道) 26호에 위치하고 있다. 청두기지의 개방시간은 매일 8:00~17:30이다. 입장료는 30위안(한화 약 5500원)이다. 청두기지를 찾는 외국인은 상당히 많다. 기지 내에는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가 활동하고 있다. 한국어 가이드는 아직 없다. 영어 가이드비는 50위안(약 9000원)이다.

청두기지는 예상보다 상당히 넓다. 기지 곳곳을 둘러보려면 넉넉잡고 3시간 넘게 잡아야 한다. 기지 내 곳곳에는 그늘지고 쉴 곳이 많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판다 외에 공작, 원숭이 우리도 따로 있다. 기지 내 호수 변에는 철마다 다양한 새들이 날아와 쉬어간다.

단지 청두기지로 가는 교통편이 좀 불편하다. 도심에서 버스로 가려면 두세 번은 갈아타야 한다. 택시로 갈 경우 도심에서는 25위안(약 4500원), 청두기차역에서는 15위안(약 2800원) 안팎이다. 단체 예약을 위한 전화는 (028)8351-0033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중국#판다#쓰촨#사천#청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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