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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에 내정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세종시는 원안 추진이 어렵고, 수정해야 한다'고 말해 충청권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내세워 충청권 주민들을 끌어안기 위해 내세운 충청권 총리의 발언이어서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크게 표출되고 있다.

 

정 내정자는 3일 청와대의 개각 명단이 발표된 직후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학자로서 아주 효율적인 플랜은 아니"라며 "그러나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되어 원점으로 돌리기 어렵고, 동시에 원안대로 다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도시는 부분적으로는 하되, 대신 충청도 주민들이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수정해서 여러 가지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충청권 주민과 정치권은 일제히 정 내정자를 비난하고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 내정자가 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에 대해 수정해서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행정도시 포기 음모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며 "충청권 주민으로서 우리는 큰 우려와 불신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행정도시무산음모저지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 홍석하 공동사무처장은 "정 내정자가 공주 출신이라는 게 창피하다"고 분개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충청 출신 총리를 내정한 것은 충청인들의 민심을 끌어안고, 나아가 국민통합을 이루려고 하는 목적 아니겠느냐"면서 "그런데 총리가 내정되자마자 완장차고 기강 잡기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말부터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정권이 집권초반 국민의 기대와 반대방향으로 가서 문제가 됐는데, 그렇다면 신임 총리 내정자로서 좀 더 낮은 자세로 자신의 입장을 돌아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충청권 진압군도 아니고, 어떻게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국민들을 실망시킬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대한민국 지성에서 MB하수인으로 전락"

 

정치권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대전시당(위원장 선병렬)도 긴급 논평을 내고 "정 내정자가 대한민국 지성에서 이명박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정 내정자는 개각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세종시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말로 충청 총리를 기대했던 지역민들의 가슴에 비수를 박았다"면서 "정 내정자의 충청 출신이라는 딱지가 이명박 정권에 부메랑으로 돌아가 정권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자유선진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 총리 내정자가 제1성으로 '세종시 수정 추진'을 강조한 것은 그 자체로서 총리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내정자 신분으로서 국회청문회와 동의절차도 거치지 않고 어떻게 그런 무책임한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선진당은 이어 "세종시는 여야가 만장일치로 결정한 국가적 대사"라면서 "결국 MB정부의 총리인선 제1조건은 바로 '세종시 원안포기 수용자'였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태그:#정운찬, #세종시, #행정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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