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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한 말이지만 아이들이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거나 교재를 사주는 방법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상상의 날개를 펴고 마음껏 그것을 즐기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아이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닙니다. 즐겁게 상상할 수 있도록 재료를 찾아주고 조금만 이끌어주면 누구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깔깔대고 웃고 상상하고 떠들며 뿜어내는 창의성을 가만히 감상하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물론 부모가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하지만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에 엔진을 달아줄 재료를 우리는 생각도구라고 부릅니다. 부모는 생각도구를 어떻게 마련할 지 그리고 어떻게 잘 이용할 지 그 방법을 배우면 됩니다. 생각도구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 그것들은 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도구는 창의성의 소중한 자원입니다. 이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사례를 통해 그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누가 내 아이 머리 위에 똥쌌을까?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강아지 똥을 머리 위에 올려 놓고는 마냥 좋아한다
▲ 누가 내 아이 머리 위에 똥쌌을까?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강아지 똥을 머리 위에 올려 놓고는 마냥 좋아한다
ⓒ 심귀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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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시내에 새로 생긴 아트홀로 연극 관람을 갔습니다. "누가 내 머리 위에 똥쌌을까?"라는 제목의 연극입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연극이죠. 한 시간 남짓 아이들끼리 연극을 관람하는 동안 부모들은 야외에서 커피와 함께 한가롭게 수다를 즐기며 연극관람이 끝나면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간지럽혀 줄 지 아이디어를 구상하였습니다.

연극 관람은 아이들에게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겠지요. 하지만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에게 "재미있었니? 얼마나? 어떤 내용이 기억에 남아?" 등의 질문은 그다지 흥미롭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느낌을 언어로 자유롭게 표현하기에는 서툴거든요.

집에 돌아와서 아파트 뒷마당에 준비한 재료는 밀가루, 물, 그리고 물감. 야외용 돗자리를 펴주고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똥 만들기 해볼까요?"

와하하하. 한바탕 웃음이 터지고 아이들이 조물락 조물락 밀가루 반죽을 시작합니다.
연극에서 본 여러 동물의 똥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반죽을 ...
▲ 재미있게 밀가루 반죽 연극에서 본 여러 동물의 똥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반죽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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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를 반죽하며 느끼는 끈적임과 부드러움은 아이들의 감각을 한껏 긴장시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연극에 등장했던 동물들의 이야기며 똥 이야기를 쏟아내며 즐거워 합니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들을 하지만 아이들의 말들을 다 모아 놓으면 대충 연극이 어떤 내용인지 부모들도 상상이 갑니다.

아이는 아마도 돼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나 보다. 돼지코를 만들어서 코에 붙여 본다.
▲ 똥 만들다 말고 문득 돼지코를 만든다 아이는 아마도 돼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나 보다. 돼지코를 만들어서 코에 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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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도움을 받아 돼지 머리도 만들었다.
▲ 밀가루 돼지 엄마의 도움을 받아 돼지 머리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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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소똥이란다^^*
▲ 소똥인지 빈대떡인지 이건 소똥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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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을 만들기로 했는데 연극에서 보았던 돼지를 만들기도 합니다. 소똥을 만들고 물감으로 색칠까지 하고 나니 제법 똥스럽습니다.
여러 동물의 똥을 만들고 물감으로 색깔을 입히고 나니 똥 박물관이 탄생하였다
▲ 똥 전시회 여러 동물의 똥을 만들고 물감으로 색깔을 입히고 나니 똥 박물관이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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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똥, 돼지똥, 강아지똥 그리고 설사까지. 참 놀랍습니다. 그저 밀가루 반죽 재료와 물감을 준비했을 뿐인데 아이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어른의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연극을 보고 그 연극을 소재로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하며 즐기며 창의력을 발휘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로 기억될 수도 있겠지요.

덧붙이는 글 | 생각 도구로 펼쳐보는 아이들의 창의력 발현



태그:#창의력, #생각도구, #아이, #트리즈(TR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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