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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확산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20일 대규모 행사의 축소, 연기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한 가운데, 신종플루로 인해 인천세계도시축전 일정도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20일 16개 시·도·행정부시장·부지사 회의를 열어 9~10월 열리는 대규모 행사들의 축소·연기·취소를 지방자치단체들에게 요청했다. 특히 2천명 이상 모이는 실내행사와 국제행사는 집중관리 대상이다. 사실상 인천세계도시축전을 겨냥한 권고라 할 수 있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은 1400억원 예산에 예상 관람객 700만명인 거대 이벤트다.

 

신종플루로 인해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교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4일 현재까지 신종플루로 인해 휴교를 한 초중고가 9개, 개학을 연기한 곳은 7개로 각각 나타났다.

 

인천지역에서도 신종플루 환자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지난 10일 도시축전의 부대행사로 열린 '걸스카우트 국제야영대회' 에 참가한 태국 여학생 두 명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아 출국조치 하였지만 이들은 단체 야영은 물론 도시축전 개막식에도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는 부평경찰서의 공익요원, 13일에는 계양경찰서 공익요원과 의무경찰이 각각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부평의 한 어린이집에서 새롭게 7명의 환자가 발생해 신종플루 확산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21일 현재 인천지역 신종플루 감염 환자는 총 175명으로 이 중 40명이 병원이나 자택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4일 현재 국내 전체 환자 수 2675명 중 경기 800명, 서울 545명, 부산 253명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수이다. 그러나 신종플루 확산은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내 확진환자 수가 2000명을 넘긴 이후 불과 보름 만에 1000명이 넘는 환자가 추가로 발생, 현재까지 총 3113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

 

최초 1000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는데 약 70여일이 소요됐으며, 그 다음 1000명이 추가로 발생하는 데까지는 불과 2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 인천시가 추진하는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대한 대책이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도시축전 시작과 함께 신종플루 환자 조기발견을 위한 발열 감지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시, "신종플루 환자, 행사장 출입 완전 봉쇄하겠다"

 

인천시는 24일 도시축전 행사장 입구에 신종플루 현장상황실과 행사장 안 손세척기, 발열 감시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고 외국인 전용 출입구, 신종플루 격리시설 운영, 지정 격리병원과의 협조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22일 행정부시장 주재 아래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해 신종플루 환자의 도시축전 행사장 출입을 완전 봉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인천시 행정부시장, 세계도시축전조직위원회 위원장, 세계도시축전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인천광역시 여성보건복지국장, 인천광역시 보건정책과장 등 관계관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인천시는 세계도시축전 행사장을 신종플루로부터 안전지대로 만들겠다고 결의했다. 이를 위해 시는 '정문 일반인 출입구 자동발열감시카메라 2개소 및 후문 단체입구 자동발열감시카메라 1개소 추가설치' , '도시축전 행사장 정문 및 후문과 각 전시관 손 소독기 18개소 설치'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를 위해 긴급하게 2억원을 투입했다.

 

시는 이를 통해 "도시축전 기간동안 행사요원 및 방문객 등 대규모 인구이동으로 인한 신종플루 환자유입을 초기에 차단하여 관람객이 신종플루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인력 및 장비를 증강해 시민들이 행사장을 마음껏 찾아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도 인천의 대응이 너무 안이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12일 열린 '제주국제관악제'에서 참가자 26명이 신종플루 감염자로 밝혀지자 마지막 날 공연을 취소하고 조기에 행사를 마쳤다.

 

충주시는 다음 달 개최예정인 제12회 충주 세계무술축제를 참가국 대부분이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지역이고 참가자들이 합숙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행사 자체를 취소했다.경기도의 경우에도 경기평화마라톤대회, G-fair(경기우수상품박람회), 경기기능성 게임페스티벌 등의 계획을 수정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는 앞으로도 두 달이 넘게 남은 도시축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인플루엔자는 차갑고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9월이 되면 더 증가하기 시작해 10월이나 11월에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이 시기에 학생들의도시축전 단체 관람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은 2학기 들어 450여개 학교 25만 여명의 학생들을 체험학습 등의 명목으로 인천도시축전에 방문시킬 계획이다. 이를 전면 수정하지 않으면 인천에서 대규모 인플루 환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는 "도시축전은 엄청난 예산 투입에도 불구 명칭 문제, 시장 치적용 행사 등 여러 논란을 야기 시켰지만, 시민들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기대해왔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상황의 심각성을 숨기지 말고 시민들에게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인천시는 도시축전 행사를 축소하고 전면 재조정"하라며, "만약 사태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무리하게 학생들을 관람시킨다면 모든 후폭풍은 인천시와 인천시 교육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관계자도 "신종플루는 가을철이 가장 위험하고 학생들에게 더 치명적이기 때문에 인천시와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체험학습 등은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보안업무 담당자들 신종플루에 '방치'

 

한편, 신종플루로 인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년 연속 서비스 세계 1위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공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소속 특경대지회 조합원을 포함한 11명의 신종플루 감염이 확인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탑승동에서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을 시작으로 19일 급속도로 확산되어 총 1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또한 7명의 노동자는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노동자는 외국항공사 직원들은 물론 일반 환승객들도 직·간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근무 여건상 신종플루에 대한 감염 위험이 높은 조건에서 근무해 왔다. 이에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은 공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요청했으나, 그 동안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신종플루, #인천세계도시축전, #인천연대, #인천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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