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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화의 큰 별이 떨어졌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희생하다 18일 서거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또 다시 충격에 빠졌습니다. 국민들이 정신적 지주를 잃은 게 올해만 벌써 세 번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세 분 모두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며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이제 민주화의 진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큰 인연은 없지만 얼마 전 한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한 권으로 인해 인연 아닌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 인연은 바로 지난 5월 23일 무거운 짐을 안고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이었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인해 이 나라는 큰 충격에 빠져있었습니다. 저 또한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식음을 전폐하고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몇 날 며칠을 드나들며 각지에서 모여든 참배객들의 모습과 특별한 인연 등 현장 소식을 타전하며 바쁘게 지냈습니다. 충격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 애써 바쁜 척 하면서 추모기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 때 한 출판사에서 <오마이뉴스>에 올린 저의 글을 보고는 노 전 대통령의 49재에 맞춰 추모집을 발간할 예정이니 글을 실어도 좋겠느냐는 제안을 했고, 전 기쁜 마음에 흔쾌히 허락을 했습니다.

 

비록 부족한 글이었지만 추모집에 실린다니 왠지 제 자신이 자랑스러워졌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내로라하는 저명인사들의 글과 같이 실린다는 것에 약간은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책이 어떤 식으로 편집이 되고 출판이 될 지 전혀 몰랐고, 또 제 글 때문에 책의 수준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죠.

 

그러던 중 6월 말경 이메일 한 통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온 메일이었죠. 책이 출간되었고, 책을 보내준다는 내용의 메일이었습니다. 메일을 보내는 순간에도 궁금함과 두려움에 손이 떨릴 정도였습니다.

 

며칠 후 여러 권의 책이 택배로 왔더군요. 바로 뜯어서 책을 펼쳐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목차만 보고 말이죠. 33인의 필진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점에 놀라웠지만, 그 책의 필진을 보는 순간 더욱 놀랐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박노해, 안도현 시인, 백원우 국회의원 등을 비롯 변호사, 교수, 전 참여정부 인사에 이르기까지 필진의 계층이 다양한 것은 물론 그 사회적 위치를 볼 때 정말 대단한 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필진에 끼어 같은 책에 실렸다는 이유만으로도 저에게는 크나큰 영광이었습니다.

 

특히, 다른 모든 필진의 글들이 하나같이 주옥같고 심금을 울렸지만, <행동하는 양심이 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실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문(지난 6월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을 기념한 연설)은 아직도 제 가슴속 깊이 각인돼 있습니다.

 

님께서는 이 글을 통해 북한에 가서 남북정상회담을 한 사건(?)을 화두로 다루면서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에게 따끔한 충고의 말을 던지셨습니다.

 

그리고 연설 말미에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으로 자유와 서민경제를 지키고,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지키는 일에 모두 들고 일어나서 안심하고 잘 살 수 있는 나라,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듭시다"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연설을 듣지 않고 비록 TV로 지켜봤지만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고 당당하게 현 정부를 꾸짖던 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비록 같은 책에 실렸다는 것만으로 인연이라 할 수 없겠지만 전 그것을 인연으로 간직하고 자랑스럽게 여길 것입니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열망은 남아있는 자들에게 맡겨두시고 부디 영면하시옵소서! 존경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김대중,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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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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