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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시위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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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박덕순 도의원(여,54,약사, 민주당 비례)이 임기 절반만 끝내고 사퇴, 차순위자 에게 의원직을 물려준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며 임영호(54,구 민주당 비례대표2번) 씨가  박 의원 약국(경기 의왕시)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임 씨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2006년 5.31 지방 선거에 민주당 비례대표로 선거에 출마하면서 '임기 2년만 마치고 사퇴 할 것' 을 약속했고 그 사실을 언론에도 공개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자기가 뱉은 말을 지키지 않고 그동안 여러 차례 약속을 어겼다고 한다.

"박 의원은 약속기일인 2008년 6월이 오자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합당해서 승계 받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사퇴 하지 않겠다고 발뺌 했습니다. 그래서 선관위에 문의 했더니 기호 2번이 승계 받을 수 있다고...다시 말 바꾸더니 당이 바뀌었기 때문에 약속 지킬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 당시 이 문제 때문에 민주당 경기도당에서 기자회견도 했어요. 약속 지키라고. 그래도 버텨서 그때 4개월간 약속 지키라고 시위 했어요."

임 씨가 시위를 벌이자 박 의원은 2008년 12월 말, 민주당 도당 위원장 앞에서 6개월만 더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임 씨가 믿을 수 없다고 버텼더니  2009년 1월14일,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을 가지고 와서 이행각서를 쓰고 그 각서를 공증했다. 이 약속을 믿고 임 씨는 도 의원직을 승계받기 위해 지난 1월21일, 25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약속 기일인 6월 30일이 되자 또 다시 말을 바꿨다. 이번에는 1개월만 시간을 더 달라는 것이었다. 임 씨가 화를 내며 그럴 수 없다고 하자 7월7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지금도 의원직을 유지 하고 있다. 사직서를 제출한 7일이 회기 중 이었고 경기도 의회가 지난 22일, 박 의원 사퇴 건을 부결(찬성41, 반대432, 기권9표) 시켰기 때문이다.  회기가 아닐 때 사직서를 내면 의장이 직권으로  수리하면 되지만 회기 중에는 본 회의에서 표결로 결정한다.

표결에 앞서 박 의원 상임위인 보건복지가족여성위원회와 여성특별위원회 의원들은 "비례 대표 제도는 의회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직능대표에 대한 배려로, 의원직 나눠먹기 흥정 대상이 아니고 4년의 도의원 임기는 어떤 외부 압력에도 침해 받아서는 안 되는 권한"이라는 유인물을 뿌렸다.  

"사퇴서 낸 것이 잘못, 끝까지 임기 지킬 것"

임영호 씨
 임영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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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씨는 박 의원이 이런 제도를 교묘히 이용해 주장하고 있다. 또 박 의원처럼 약속 안 지키는  정치인 때문에 정치 불신이 높아진다며 이런 행태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씨 는 현재 의왕시에 사무실을 얻어 놓고 그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임 씨 집은 경기도 일산이다.

한편, 박 덕순 의원은 앞으로 남은 임기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약속을 지켜서 사표 냈다. 하지만 22일 날 의회가 부결시켰다. 경기도 의회 여성 의원들이 노력한 덕분이다. 의원직이 나눠 먹기 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항변이 통한 것이다. 사퇴서 낸 것은 잘못이다. 임기 끝까지 지키겠다" 고 말했다.

비례대표로 출마 할 때 어째서 임기 2년만 하고 사퇴 하겠다는 약속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 초년생이라 잘 몰랐다. 그래서 하자는 대로...만들어 놓은 서류에 서명 한 것뿐이다. 거부 할 수 없었다.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다. 또 당시는 민주당 지지도가 4.6%정도 밖에 되지 않는 어려운 시기였다. 당 저변 확대를 위해 나눠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중간에 사퇴 한다는 약속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서는 "중간 중간 너무 힘들어서 많이 끌려 다녔다. 온갖 폭언에 시달렸다. 사퇴서 쓴 것은 내 잘못이다" 라는 말로 해명했다.

이 문제에 대한 의왕 시민들은 '둘 다 똑같다' 는 반응이다. 의왕시민모임이란 시민단체 표도영 정책위원회 팀장은 "둘 다 똑같다. 물러나라는 사람이나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는 사람이나, 또 수수방관하는 민주당도 문제다. 이것이 우리 지방자치 현 주소인 듯하여 씁쓸하다. 어쨌든 비례대표 자리 나눠먹기 하는 관행은 고쳐야 한다" 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비례대표, #박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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