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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낮 비행기로 베이징으로 출국해 쿤밍, 샹그릴라를 경유한 후 16일 낮 귀국했다. 열 감지기는 물론이고 꼼꼼한 체류 일지까지 써야하는 중국의 입국 과정과 달리 우리나라 입국은 열 감지기만 통과하는 간단한 과정이어서 정부 당국에 신종 플루 확산 방지 의지가 있는지 궁금했다. 기자가 귀국하는 인천공항은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혼잡한 상황이었다.

 

입국한 후 집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기자가 출국한 사이 우리나라에서 두 사람의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런 데도 인천공항은 무대책에 가까운 상황이라니 걱정이 앞섰다.

 

기자는 12일 낮 비행기로 출국해 베이징수도 공항에 도착했다. 중국 입국 과정에서 이용 좌석, 여행 목적지는 물론이고 중국에서의 연락처, 숙소 등을 꼼꼼히 기록한 검역서를 작성했다. 이 검역서를 들고 1차로 서류 확인 절차를 밟은 후 체온 측정기를 통과했다. 그후 100미터 정도를 걸어서 확인서를 제출하고, 중국 입국 신고를 할 수 있었다.

 

5월 상하이에 입국할 때보다는 시간이 덜 걸렸지만 검역 당국이 얼마나 긴장하는 지 알 수 있었다. 베이징으로 입국해  그날 다시 쿤밍으로  이동한 후 다음날 아침 샹그릴라로 갔다. 현지에는 비가 내리가 있어서 비를 조금 맞았고, 그날 밤에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해열제와 진통제를 겸한 약을 먹고 잔 후 다음날부터 상황이 좀 나아졌다.

 

15일에 다시 쿤밍을 거쳐 베이징으로 와서 잔 후 아침 이른 비행기로 인천으로 귀국했다.

 

항공기 안에서 작성하는 서류는 세관신고서밖에 없었다. 인천공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도 열 감지기를 통과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제재 조치가 없었다. 외국 국적의 항공기를 타고 왔기 때문에 별도로 만들어진 탑승동으로 들어가 궤도 열차를 타고 청사로 이동하고 다시 본청사에 온 후 검역신고나 한국 입국 신고를 해야 한다.

 

적게는 10분에서 많게는 30분 정도 걸리는 이 과정도 검역의 공백이다. 또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 후 신종 플루에 감염이 확인될 경우 연락할 수 있는 번호 등도 거의 쓰지 않아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물론 입국 카드 등이 있지만 입국 카드에 쓰는 연락처는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서 귀국 후 분산된 이들을 모두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또 기자와 같이 해외에서 감기나 몸살을 앓다가 나은 경우라고 할지라도 무조건 안심할 수 없는 게 바이러스 감염의 현실인데 기자처럼 감기를 앓은 경우 감기 발생 상황을 기재할 수 없다는 것이 더욱 더 문제다.

 

특히 두 번째 사망자가 해외에서의 직접 감염이 아닌 간접 감염자라는 것이 확인됐다는 점은 이미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잠복해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두 번째가 사망자가 발생한 다음날의 공항상태라고 하기에는 무대책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신종 플루는 경중이나 가을철 상황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인 신인도를 위해서도 확산을 막아야할 중대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무대책에 가까운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신종 플루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여야 한다. 폭염속에서도 이미 두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신종 감기라면 환절기나 가을, 겨울의 진행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사망률의 여부와 상관없이 한 명의 감염자를 막는 것이 전염병 대책의 기본이라는 것을 감안해 대 국민 홍보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신종 플루의 확산을 막기 위한 첫 번째 대책은 공항에서부터 해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내국인도 철저히 여행과정과 연락처 등을 기록해야 한다. 현재 중국 검역서에는 항공 기록은 물론이고 경유지나 경유 항공, 신종 플루와 관련한 접촉이나 입국자의 각종 증세 등을 기록하게 되어 있다. 물론 속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철저히 기록해야 한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나중에 발생한 환자를 역추적해 확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신종 플루 환자의 확산이 가능한 학교나 공공기관의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8월 24일부터 개학이 시작되면 학교를 통한 확산은 눈에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미 안양 한 고등학교에서 학급 절반이 감염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예측이 뻔함에도 아직 정부나 교육 당국은 무대책에 가깝다.

 

일률적인 개학도 중요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감기 등 조금이라도 의심될 증상이 있는 학생들은 등교를 자제하고 집에서 기다리면서 학교에 보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또 학교 단위에서의 홍보나 통신망을 더 강화해 학교 내부를 포괄하는 유기적인 조직망을 갖추어서 대비해야 한다.

 

이미 시작된 신종 플루는 이제 대중교통이나 직장 공공적인 공간을 통해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현재는 손씻기 정도가 신종 플루 확산의 대책처럼 말하는데, 마스크 착용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대비책을 세우고, 관련 물품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국민 10% 정도로 확보된 치료제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확산을 막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다.


태그:#신종플루,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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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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