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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시 전문가이자, 건축가인 허정도씨가 마산 신항만 대규모 아파트 건설 계획과 신항만 사업을 반대하는  "마산 해양 신도시 재고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경남도민일보에 기고하였다. 경남도민일보 기고문에는 글만 실려 있지만, 자신의 블로그에는 글과 아래 사진을 함께 포스팅하여 APT 숲이 되는 해양신도시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는, "해양 신도시를 재고해야 한다"는 이 글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아파트 1만 가구 건설 계획 포기와 신항만 용도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가포 신항만 공사와 연계해서 이루어지는 매립지에 세워지는 해양신도시에 아파트 1만 가구가 세워질 계획이라고 한다.

주택 보급율 98%, 인구 40만 도시에 대규모 바다 매립으로 APT 1만 세대를 짓는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주택 보급율 98%, 인구 40만 도시에 대규모 바다 매립으로 APT 1만 세대를 짓는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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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조감도, APT 1만 세대 들어서면 마산앞바다 해안 절반이 신도시 아파트로 꽉 막히게 된다
 예상 조감도, APT 1만 세대 들어서면 마산앞바다 해안 절반이 신도시 아파트로 꽉 막히게 된다
ⓒ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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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항 개발 계획과 해양신도시 APT 1만 세대 계획
가포 신항만 사업
항만시설 - 5선석 컨테이너부두 4선석, 관리부두 1선석
매립면적 - 433천 ㎡ 매립 후 부두 조성
항로준설 - 4.5km
사 업 비  - 5615억원
사업기간 - 2004~2011

마산해양신도시 건설
사업개요 - 마산시 가포, 월영 일대 1341천㎡ 바다 매립
사 업 비  - 6910억원
사업기간 - 2004~2011

※ 해양신도시 계획과 가포 신항만 계획은 직접 연관된 사업이다. 해양수산부와 마산시는 가포신항에 컨테이너 선박이 들어올 수 있도록 바닷길 4.5km를 준설한 후, 그 준설토를 가포, 월영동 일대 1341㎡ 에 투기하여 바다를 매립한 후 해양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가포 신항만은 연간 56만 8천 TEU(TEU=20피트 컨테이너 1대)처리 할 수 있는 규모이지만, 최근에 당초 물동량 추정치의 1/3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의 경우 2001년 계획 수립 당시부터 꾸준히 반대운동을 해 왔고,  최근에는 지역 경제계 인사들도 신항만 사업과 해양신도시 사업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

가포 신항만 대신 첨단 산업단지 조성...
해양 신도시 아파트 1만 세대 마산 발전에 도움 안 된다

시민단체의 반대를 물리치고 바닷가에 거대한 타워처럼(36층) 올라가고 있는 규모의 현대아이파크가 780세대, 양덕동 옛 한일합섬 자리에 들어서는 메트로시티 아파트가 2100세대인데, 해양신도시에 추가로 자그마치 1만 세대 아파트를 건설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양덕동 옛 한일합섬 터에 들어서는 메트로시티의 5배쯤 되는 대규모 아파트가 해양신도시에 추가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그는, 해양 신도시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 안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첫재, 1만 세대 아파트 건립 계획이 현실이 되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마산시내 48개 지역 3만 7000가구 재개발 사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한다.

둘째, 이미 건축 중인 현대아이파크도, 메트로시티도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을 만큼 마산의 주택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

세째, 해양신도시뿐만 아니라 신마산 옛 한국철강터와 가포대대 터에 약 4000여 세대, 그리고 양덕동 옛 한일합섬 터에 초고층 아파트 1700여 세대가 예정되어 주택 수요에 비하여 주택 공급 물량이 너무 많아 결국 누군가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혹, 신도시가 마산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풍선효과임을 알아야 한다.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불거지고 저쪽을 누르면 이쪽이 불거지는 풍선효과. 신도시 1만 가구의 분양이 성공하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된다는 말이다."(허정도 기고문 중에서)

현재의 해양신도시 계획이 현실이 되면 마산은 주택뿐만 아니라 상업용지 과잉공급으로 인한 도심공동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결국 48개 지역 재개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고, 오동동, 창동, 월영동 상권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해양신도시과 함께 신항만 계획도 포기하고 항만 대신 산업단지를 조성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어차피 "신항만 예측 물동량이 계획 당시에 비하여 3분의 1밖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항만 대신에 첨단 산업단지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유는 항만 사업과 해양 신도시 조성사업이 준설토 투기 문제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항만 사업을 포기해야 해양 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매립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산에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않는다면...

구도심 공동화가 점점 심각해지는 마산시의 도시계획은 획기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 참에 마산에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않는 범시민운동을 제안해 본다. 40만 인구가 사는 마산에 고급 주택을 지어서 창원을 비롯한 인근 도시로부터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현대아이파크와 메트로시티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요약하자면, 앞으로도 마산에는 대규모 주택 수요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말자는 것이다. 꼭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면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 아파트만 짓고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사업만은 그만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낡은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예외로 하더라도, 대형 건설사들이 땅을 매입하여 아파트를 지어 팔고 마산시민들로부터 이익을 남겨 떠나가도록 내버려두는 바보 짓은 이제 그만두자는 것이다.

혹시, 재건축, 재개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건설사가 아파트 분양사업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재건축, 재개발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현재 마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시키고, 그 개발 이익도 상당 부분은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는 현대아이파크, 메트로시티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의 경우 건설회사들은 막대한 분양 이익을 남기고 아파트를 지어서 팔고 가버리면 그만이다.

잘 아시다시피 수요,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는 왜곡된 아파트 분양 시장 구조 때문에 아파트를 새로 아무리 많이 지어도 결코 아파트 값은 내려가지도 않는다. 공급이 많아도 아파트 분양가는 끊임없이 올라가기만 한다. 결국 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인한 온갖 피해는 고스란히 마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 몫이 된다.

100% 가까운 주택보급률, 신규 아파트 얼마나 필요할까?

햔편, 마산시 통계를 보면 주택보급률이 꾸준히 증가하여 2003년 89.5%에서 2007년엔 98.3%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약 40%는 단독주택, 다세대 주택, 연립주택이고, 약 60%는 아파트형 주택이다. 현재 마산에서 추진 중인 대부분의 재개발사업은 단독주택, 다세대 주택, 연립주택을 고층 아파트로 바꾸어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산의 경우 해양신도시 1만 세대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추진 중인 한국철강터와 가포대대 터에 약 4000세대, 한일합섬 터에 약 1700세대, 그리고 재개발 사업 3만 7000세대가 추진 중이다. 따라서  앞으로 계획된 아파트가 모두 들어서면 주택 과잉공급으로 인하여 큰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고 오래된 주택은 저절로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마산에 이제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말자는 시민적 합의를 이루어내면 좋겠다. 이젠 더 이상 아파트를 짓지 말자는 도시계획도 세워보면 좋겠다. 제발 아파트 좀 그만 짓고 40만 인구가 좀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는 질이 높은 도시를 만들어보면 좋겠다.

사람들이 해안가를 걸어서 거닐 수 있는 도시, 나무 그늘이 있는 푸른 가로수 길을 걸을 수 있는 도시, 도심지에 그리고 바닷가에 넓은 공원이 있어 시민들이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도시, 부유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좀 만들어보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마산, #매립, #신항만, #아파트, #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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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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