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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성, <색채인체해부도-여성전신도>, 2009
 권영성, <색채인체해부도-여성전신도>, 2009
ⓒ 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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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광주시립미술관(관장 박지택)이 주최하고 있는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이 어느 사이 9돌을 맞이했다.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은 올해의 작가전과 함께 광주시립미술관이 매년 상설로 운영하는 대표 기획전이다.

올해의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의 주제는 <빛2009>이다. 그동안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은 재일교포 하정웅 광주시립미술 명예관장의 기증정신을 기리고 전국의 청년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전시로, 2001년~2008년까지 8회 동안 44명의 청년작가를 배출하였다.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은 8월 11일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제1, 2전시실에서 열리며, 권영성(대전), 박소빈(광주), 이동환(서울), 임영선(부산), 추종완(대구) 등 5명의 초대작가 작품  60여점이 출품됐다. 개막행사는 8월 13일, 오후 4시 참여작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전시실에서 열린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누군가 한 사람이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노신의 "고향" 중에서).

 박소빈, <In Love>, 2009.
 박소빈, <In Love>, 2009.
ⓒ 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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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은 어려운 창작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청년작가들에게 하나의 작은 빛(희망)이 되고자 2001년부터 시작되었다.

애초에는 길이 없었지만, 먼저 걸어감으로써 누군가 걸을 수 있는 작은 길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은 기획됐으며, 그 마음은 삶의 '나눔'과 '베품'의 철학을 실천으로 옮긴 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의 마음과 한 길로 맞닿아 있다.

10년이란 짧지 않은 역사 속에 많은 젊은 작가들이 '하정웅 청년작가 초대전'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들은 현재 한국미술의 중심 동력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다섯 명의 젊은 작가 역시 자신만의 작품 내용과 형식을 가지고,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욱 빛 날 작가들이다.

지도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약속된 언어-기호, 선, 색채, 형태로 필요한 지리적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그래서 어디론가 여행을 떠날 때 지도는 꼭 지참해야할 필수품이며, 나침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렇듯 필요에 의해서만 보게 되는 지도를 작가 권영성은 멋진 그림의 한 형식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 피자, 파리채 등을 그만의 회화적 방식으로 시각화 하였다. 때론 그림에서 연상될 수 있는 단어들을 그림과 함께 조합시킴으로써 보는 이의 관심을 화면 속으로 더욱 끌어들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동환, <happy>, 2009.
 이동환, <happy>, 2009.
ⓒ 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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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동물 용과 영원불멸의 사랑을 꿈꾸는 작가 박소빈은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이지만, 작가는 10년이 훨씬 넘도록 작가적 상상력으로 용과의 사랑을 꿈꾸고 있다. 작가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 여기고 있다.

또한 여성으로서 존중되어질 때 가장 아름다운 인생이라 믿고 있다. 용을 통해 작가는 에너지, 남성성, 수호신이라는 상징성을 발견하게 되었고, 작가 자신이 여성으로서 현실을 넘어 꿈과 이상으로써 용과의 사랑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용과의 지독한 사랑을 표현한 작가는 작업 역시 정말 지독하리만큼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철저하다.

작가 이동환은 보기 좋은 예쁜 그림보다는 정말 줄까 무서운 어둡고 기괴한 그림들만을 고집스럽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또 우리에게 묻는다.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의해 위계 질서화 된 상태가 진정한 행복이며 평화 인지를……. 작가는 소외되고 약한 자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위선과 가식의 양의 탈을 벗어던지고 보다 진실해 질 것을, 그리고 핵무기를 앞세운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가 평화와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이 따뜻하고 진실 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전시장을 찾은 작가의 큰 누이는 작품을 감상한 후 "줄까 무섭다!"라는 짧은 감상 평을 동생에게 던졌다. 후미진 공간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물건들, 지하 계단을 스쳐지나가듯 연속 동작으로 표현된 정체불명의 인물들, 양의 몸뚱이와 사람의 얼굴이 합성된 괴이한 형상들, 그렇다.

화가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전제 되었을 때 비로소 그 대상인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광안리 앞 바다가 보이는 현재의 작업실을 사용하고 있는 임영선 작가에게 바다는 작업의 원천이요 삶의 안식처이다. 한동안 치유와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는 유토피아적 바다 그림을 그렸던 작가가 이제는 어린 아이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모두 작가가 중국, 캄보디아, 몽골 등을 여행하면서 만났던 물질적으로 빈곤한 아이들이다.

 임영선, <In the Earth>, 2009.
 임영선, <In the Earth>, 2009.
ⓒ 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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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선택되어진 운명과 공간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작가는 측은한 심정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작품 속 아이들은 맑고 큰 눈망울이 인상적인 순수, 천진난만함 그 자체이다. 중심인물과 그 중심인물 위로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 표현된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인간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읽을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인간의 외형만을 보고 그 사람의 내면까지도 쉽게 판단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현대인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기보다는 겉으로 보여 지는 모습을 보다 화려하게 치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인간의 진실과 순수함보다는 허위와 위선의 가면만을 쓴 껍데기만 존재하게 된다.

작가 추종완은 심하게 구겨진 인간의 상반신을 그린다. 구겨진 상반신은 인간의 껍데기이며, 그 껍데기는 인간의 위선과 가식을 상징한다. 최근 그의 작품에는 구겨진 상반신과 함께 개, 고양이, 어린아이 등이 함께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은 순수, 진실, 정직 등을 상징한다. 서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상징적 의미들을 한 화면에 의도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작가는 보다 극적인 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추종완, <탈>, 2009.
 추종완, <탈>,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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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웅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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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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