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나라당은 요즘 박희태 대표의 '입'이 관심이다.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를 앞둔 박 대표의 거취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일단 출마 뜻은 굳힌 상태다. 문제는 사퇴 여부다. 이는 당내 '빅3'(정몽준·이재오·박근혜)의 정치일정과도 맞물려 있는 사안이다. 하반기 여권 권력함수의 중요 변수인 이유다.

 

[박희태] "거취 결정하지 않았다"... 청와대 회동서도 의견 표명 없을 듯

 

박 대표 측은 여당 대표라는 '간판'을 달고 나가야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측근들은 "사퇴 하더라도 선거 직전에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천장과 사퇴서를 맞바꾸겠다는 계산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혹시라도 공천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열어둔 태도다. 여권의 대표선수격인 박 대표가 질 경우엔 여권 전체에 타격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근거로 '박희태 공천 불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사퇴 여부는 언급하지 않을 듯하다. 박 대표는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내일(11일) 청와대 회동에서 거취와 관련한 의사표시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통상적인 정례회동이다"라고 답했다.

 

당내에서도 11일 회동에서 두 사람이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조찬이나 오찬을 겸한 회동이 아닌 '오후 4시 티타임'이란 형식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몽준] 박 대표 사퇴 땐 '대표직 승계' 기회

 

박 대표가 사퇴를 하면 당장 득을 보는 건 정몽준 최고위원이다.

 

박 대표가 선거 직전 대표직을 내놓는다면 현실적으로 9월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능하다. 이럴 경우 전대 2순위 득표자인 정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당내 기반이 약한 정 최고위원으로선 괜찮은 기회다.

 

조기전대를 두고 정 최고위원의 태도가 바뀐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박근혜 전 대표가 불참하더라도 조기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쪽이었으나, 최근엔 달라졌다. "동력도 상실한데다 (친박이 반대하는 가운데) 전대를 강행하면 당 분열만 가속화된다는 게 정 최고위원의 생각"이라고 측근은 전했다.

 

그러나 길게 봐선 정 최고위원에게 '위험한 여정'이 될 수도 있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정 최고위원에게도 생채기가 된다.

 

[이재오]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

 

정계복귀 시점을 저울질 하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게는 박 대표의 사퇴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박 대표의 퇴진에 따라 비게 되는 선출직 최고위원 1석을 메우기 위한 보궐선거가 가능하다. 당헌에 따르면, 최고위원 궐위시엔 전국위원회를 열어 선출한다. 당 일각에선 벌써부터 이 전 최고위원의 출마를 점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 측은 섣부른 추측이라며 손을 내젓는다. 전당대회를 통한 '정공법'이 맞다는 얘기다.

 

최근 주변에서는 이 전 의원에게 "'편법'이나 '꼼수'로 보일 만한 방법으로 들어가기보다 좀 더 기다려 정식 절차(전당대회)를 통해 복귀하는 게 낫다"는 조언을 많이 한다고 한다.

 

최근까지 입각설이 돌고 있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여전히 "내 뜻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박 대표 '조기 사퇴'가 변수... 재·보선 지원 안 할 듯

 

박근혜 전 대표에겐 '9월 조기전대'가 가장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친박 측은 일단 조기전대는 물 건너갔다고 보고 안도하는 기류다.

 

'정몽준 승계체제'가 되더라도 박 전 대표의 정치일정엔 큰 변수가 못된다. 현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에 열릴 정기 전대에는 어찌됐든 참여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10월 재·보선에서도 지원유세엔 나서지 않을 조짐이다. 한 측근 의원은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이전 태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복당파 친박'들은 박희태 대표를 지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대표로서 당당하게 (선거에) 나가면 지역의 숙원사업을 풀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어서 득표에도 도움이 될 것"(이경재 의원)이라는 주장이다. 박 대표가 복당에 힘을 써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란 해석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자신의 도움을 바라는 박희태 대표에게 아직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돌발변수는 박 대표가 조기에 사퇴하는 경우다. 이때엔 친이 쪽에서 다시 거세게 조기전대를 밀어붙일 수 있다.


태그:#박희태, #양산, #정몽준, #이재오, #박근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