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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자전거를 타고 시흥시 곳곳을 둘러보고 오이도에서 빠져나와 시흥시립도서관에서 목을 축이고 정왕역을 지나 월곶IC로 나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서쪽 하늘로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기 시작해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시흥시 죽율동에 자리한 생금집(生金宅)을 찾아나섰습니다.

시흥시 향토유적시흥시 향토유적 생금집 생금집
 시흥시 향토유적시흥시 향토유적 생금집 생금집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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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향토유적 제7호인 생금집은 금녕김씨 자손이 12대째 살던 곳으로, 시흥지역 전통가옥의 원형을 잘 보여주는 건물입니다. 원래 있던 가옥은 1913년 개축한 것으로 이후에도 부분적인 개수는 있었으나 20세기 초반 경기도 지역 부농주택의 일반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습니다.

집의 부분적인 꾸밈새는 생활의 편의를 위해 고안되었고, 특히 이 집은 분수에 맞는 생활자세를 전해주는 생금 닭 전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동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닮은 생금집에 얽힌 전설은 이러하합니다.

아담하고 수수한 생금집
 아담하고 수수한 생금집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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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간
 외양간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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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말엽, 죽율동에 살던 김창관이라는 노인이 옥구도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우물(생금우물)에서 쉬고 있었는데, 반짝거리는 것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샛노란 털을 가진 닭이 한마리 있었습니다. 노인은 보자기에 닭을 곱게 싸서 집으로 돌아와 골방 반닫이에 숨겨 두었는데, 이 때 보자기에 닭털 하나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보통 닭털 같지 않아 노인은 한양의 금방에 가서 물으니, 금붙이라 했습니다. 말 그대로 횡재를 한 노인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변함없이 근검절약 하며, 며칠에 한번씩 금빛 닭털을 돈으로 바꿔 살림과 땅을 마련하고 집을 새로 지었다 합니다.

그렇게 노인이 황금 닭을 얻었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졌고, 사람들은 새로 지은 노인의 집을 '생금댁'이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부러워하는 마을사람들에게 노인은 "열심히 일하고 절약하면 누구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곳간과 방앗간
 곳간과 방앗간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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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
 대청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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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년 후 시집간 딸이 친정에 다니러 왔다가 살림이 크게 달라진 것을 보고 놀라, 어머니로부터 그간 사정을 듣고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딸은 골방에 들어가 황금 닭을 치마폭에 싸가지고 몰래 시댁으로 돌아갔는데, 번쩍이던 황금 닭은 어느새 돌덩어리로 변해있었다 합니다.

황금 닭의 주인이 따로 있음을 뒤늦게 깨달은 딸은 친정으로 돌아가 용서를 빌었으나, 돌덩어리는 다시 황금 닭으로 되돌아 오지 않았습니다. 노인은 황금 닭을 탐한 딸을 혼내기보다 잘못을 뉘우친 것을 칭찬하며, 얼마간의 재산을 나눠주었다 합니다. 

그 뒤로 생금집에서는 노인의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욕심내지 말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돈 욕심에 찌든 세상과 제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전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안방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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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주 위에 황금닭이 앉아있다.
 뒤주 위에 황금닭이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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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금집, #황금닭, #전설, #시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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