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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의 국민당과 공산당이 '군벌타도'를 위해 맺은 제1차 국공합작은 1926년 3월 20일 중산함(中山艦)사건과 1927년 4·12상하이쿠데타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상하이 노동자 파업은 국민당의 무자비한 총칼 앞에 힘없이 쓰러졌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주더, 허롱, 류보청, 예팅이다.
▲ 난창봉기의 주역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주더, 허롱, 류보청, 예팅이다.
ⓒ 중화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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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8월 1일, 저우언라이(周恩來), 예팅(葉挺), 허롱(賀龍), 류보청(劉伯承), 리리산(李立三), 주더(朱德) 등이 이끈 난창(南昌)봉기는 주력군이 광동(廣東)성 차오산(潮汕)으로 가서 혁명근거지를 수립하려고 했으나 결국 내부의 분열과 배반으로 철저히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중국혁명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고 그 불씨는 언제고 되살아 날 힘을 지니고 있었으니 훗날 중국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이 되는 주더는 난창봉기의 처참한 패배를 인정하며 부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혁명은 실패했다. 우리의 봉기군도 실패했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혁명을 해야만 한다. 동지들이여! 혁명을 하려는 사람은 나를 따르고 혁명을 하지 않을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 강요하지 않겠다. 중국혁명은 현재 실패했고 암흑의 시대이다. 그러나 암흑은 잠시다. 중국에도 러시아혁명과 같은 1917년이 있을 것이다. 실력을 잘 보존해야만 혁명에 길이 있을 것이다. 동지들도 이것을 믿어야 한다(大革命是失败了,我们的起义军也失败了!但是我们还是要革命。同志们,要革命的跟我走,不革命的可以回家,不勉强!中国革命现在失败了,是黑暗的,但黑暗是暂时的。中国也会有个'1917'的。只要保存实力,革命就有办法。你们应该相信这一点!)."

주더 밑에 약 800여 명의 부하들이 남았고 이 부대는 바로 중국인민해방군 건군의 기초가 되었으며 중국은 8월 1일을 건군기념일로 삼고 있다.

1927년 8월 7일 한커우(漢口)에서 열린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은 천두슈(陳獨秀)의 우경 투항주의의 잘못을 지적하며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枪杆子里面出政权)"는 말로 당시 상황에 대한 냉철한 현실인식과 함께 농민 중심의 무장투쟁을 역설하게 된다.

군사력이 없는, 혹은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에서 국민당에게 끊임없이 유린당할 수밖에 없었던 공산당의 절박한 현실이 결국 무장투쟁의 길에 들어서게 한다. 그리고 결국엔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무력으로 승리함으로써 1949년 정권을 수립할 수 있었다.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이나 중국공산당과 운명을 함께 해 온 중국인민해방군이 걸어온 길을 볼 때 최근 중국정부가 세계를 향해 패권주의를 지향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자주 거론하는 '화평굴기(和平崛起, 평화롭게 우뚝 서다)'의 진정성이 그래서 조금은 의심스럽다.

2008년 중국정부가 발표한 국방비는 2007년 대비 17% 늘어난 587억 6000만 달러였다. 미국의 약 5000억 달러에 비하면 많지 않은 것이라고 하지만 들쭉날쭉한 중국의 고무줄 통계를 완전 신뢰하기는 힘들다.

최근에는 항공모함을 제조한다는 주장도 있고 병력을 230만 정도로 줄이면서 급물살을 탄 군의 현대화와 정예화는 중국군의 군사력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위협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국의 군사력이 급부상한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평화롭게'라는 전제가 붙기는 했지만 점점 '우뚝' 솟아오르는 중국의 군사력이 중국의 국익을 향해 총구를 겨누게 될 것은 너무도 자명해 보인다. 처절한 실패와 굴욕적인 역사적 경험을 통해 와신상담 실력을 다져온 중국인민해방군이 어느덧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혁명의 불씨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태그:#건군기념일, #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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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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