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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부산에서, 그것도 김형오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영도에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31일 오후 영도 남항시장 입구에서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이날 부산 집회에는 정 대표와 이미경 사무총장, 백재현 원내부대표, 김교흥 수석부총장, 김상희 김희철 안규백 최재성 최철국 최영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집회 시작 30여 분 전 시장 입구에 방송차량을 정차해 놓고 홍보활동을 벌였다.  정 대표 일행은 오후 5시 10분경 도착했다. 정 대표가 도착하기 10여 분 전 대여섯 명의 노인들이 나와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며 집회를 방해했다. 이들은 "아이 깨겠다"거나 "차 빼라", "국회에 가서 싸워라", "왜 남의 동네에 와서 떠드느냐", "김형오가 뭘 잘못했나"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 남자는 "민생외면 가출정당 정세균은 반성하라"고 쓴 피켓을 들고 나와 서 있었는데, 취재진이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집회를 방해하던 노인들은 사복경찰이 제지했지만 계속해서 고함을 지르면서 방해했다.

 

민주당 당원들과 한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노인들은 '빨갱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와 관련해 경찰에 집회신고를 낸 상태였고, 경찰은 이들 노인들을 집회 방해 혐의로 제지했다. 경찰은 일부 노인들을 경찰차량으로 연행하려 하다가 풀어주기도 했다.

 

 

정세균 대표 "한나라당은 철저하게 국민을 무시"

 

정세균 대표는 20여 분간 연설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그는 "민심은 천심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민심을 존중하지 않는다. 국민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경제가 살아나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철저하게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일방적으로 처리한 언론악법을 반대한다"면서 "국민 10명 중 7명은 언론악법에 찬성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도 한나라당은 지난 22일 강행, 날치기, 일방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법은 통과된 것이 아니며, 절차가 잘못돼 무효이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의 언론법 반대 이유로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재벌방송을 허용했는데, 재벌은 물건을 잘 만들면 된다. 재벌이 자기 제품이 나쁘다고 선전하지 않듯이, 재벌방송은 재벌에 유리한 뉴스를 만들 것이고, 그것은 국민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몇 족벌언론이 방송에 진출하면 부산지역의 신문과 방송사는 문을 닫을지 모르고, 그러면 지역언론은 몰락한다"면서 "그러면 시민의 목소리를 누가 대변할 것이냐, 지역언론은 퇴조할 것이고, 중앙독점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외국자본이 뉴스를 만들 수 있도록 했는데, 지난번 한미FTA 협상 때 미국이 외국방송 진출을 요구했지만, 뉴스를 만드는 방송에 외국자본이 참여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기에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여러 독소 조항이 있는 미디어법을 한나라당이 독주, 독선, 강행처리한 것을 규탄한다"면서 "언론악법은 절대 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재투표와 대리투표로 처리했는데 모두 무효다"면서 "언론악법 무효화 투쟁을 해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부산은 민주주의와 시민정신이 살아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연설로 시장 영업에 방해를 준 것 같아 걱정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뒤이어 최재성 의원이 연단에 올라 연설했다. 그는 "언론악법은 무효다"면서 "김형오 의장을 배출했을 때 지역민들은 자부심을 가졌을 것인데, 지난 22일 그 자부심을 짓밟아버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형오 의장의 잘못을 대한민국과 역사를 위해 여러분들이 당당하게 지적해 달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 일행은 곧바로 남항시장 안으로 들어가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 악수하며 당보를 나눠주었다. 정 대표 일행이 시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일부 상인이 앞에 나와 영업에 방해된다며 막기도 했다.

 

정 대표는 시장을 지나면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지불하고 배추와 돼지고기를 사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정 대표 일행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와서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정 대표 일행은 이날 저녁 서면으로 이동해 롯데백화점과 지하상가 일대에서 당보를 나눠주는 선전전을 벌인 뒤, 이날 저녁 김해공항을 거쳐 상경했다.

 


태그:#민주당, #김형오 의장, #영도 남항시장, #정세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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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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